서른아홉 살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남편과 아빠를 이렇게 즐겁게 보내도 되는 것일까? 요즘 미국 언론을 보면 ‘FUNeral’(퓨네럴이 아니라 펀네럴) 트렌드가 꽤 유행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애리조나주 메사에 사는 브랜든 영의 미망인 케이티(40)와 세 자녀도 하객 같은 조문객 500명 이상을 초대해 떠들썩하고도 즐겁게 아빠를 배웅했다고 폭스뉴스 디지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랜든은 10대 시절에 이미 고혈압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다. 그러다 지난달 3일 갑작스럽게 뇌출혈 쇼크를 일으킨 뒤 같은 달 17일 운명하고 말았다. 생때같은 엘리노어(12), 클라이드(10), 잉그리드(8) 연년생 세 자녀를 두고 남겨둔 채였다. 케이티는 남편이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이었다"면서 "늘 친근한 마음을 품게 하는 가장 행복하고 긍정적이며 친해지기 쉬운 사람이었다"고 돌아봤다. 해서 장례식을 계획할 때마다 가슴이 저몄지만 우리 아이들이 (장례식 내내) 트라우마와 고문 같은 것을 느끼며 앉아 있게 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해서 생전의 남편이 좋아했고 하고 싶어했던 일들을 즐겁게 소화하는 'FUNeral'을 기획하게 됐다. 브랜든은 자연주의 예술가였으므로 조문객들이 예술 재료를 활용해 뭔가를 창작할 수 있게 하자는 아이디어부터 떠올렸다. 그렇게 해서 고인의 사진 위에 조문객들이 머리와 수염, 눈썹을 과장되게 그리게 했다.
케이티는 "남편은 항상 살짝 정신이 나간 것처럼 머리 스타일과 수염 등을 바꾸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또 남편이 팝시클(popsicle, 막대 아이스크림)을 좋아해 한 번에 6~7개는 거뜬히 먹었다며 조문객들에게 성모 마리아를 위해 기도할 때 막대 아이스크림을 먹도록 했다.
2007년 처음 만나 그의 곱슬머리에 반해 이듬해 3월 결혼했다고 털어놓은 케이티는 음악을 무척 사랑하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남편은 엄청난 레코드를 소장하고 있었는데 조문객들이 직접 열어보고 집에 가서 들어 보도록 했다. 조문객들에겐 레코드 뿐만 집안 살림살이도 필요하면 집에 가져가 사용하게 했다.
자녀들에겐 어떤 아빠였을까? 동네 친구들을 모두 집으로 불러들여 바운스 놀이를 하도록 허용하는 아빠였다. 해서 자녀들은 '닌자 거북이' 게임을 장례식에 참석한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케이티는 "한밤중 아이들을 보면 미소짓고 웃어댔다. 난 그 어느 때보다 스릴 있었다"고 말했다.
케이티는 남편이 살아 있었더라도 자신의 결정을 십분 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왜 ‘FUNeral’이 옳은 일로 여겨졌을까? 내가 이렇게 하면 브랜든을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유족은 고펀드미 계정을 개설해 장례식에 들어간 추가 경비를 충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