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전]
이세돌과의 차이를 좁혔다!
LG배에서 구리 9단이 2:0으로 이세돌 9단을 누르고 생애 다섯 번째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구리 9단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가장 마음을 졸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국가대표팀 총감독이자 이번 대회 중국측 단장을 맡은 위빈 9단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구리 9단은 위빈 9단의 지도 하에 국가대표팀 랭킹 10위권 기사들과 매일 이세돌 9단의 대국을 공동 연구하며 많은 공을 들였다. 또한 구리 9단도 침대 옆에 항상 이세돌 9단의 대국 기보집을 놓고 손을 떼지 않았다고.
이세돌 9단 vs 구리 9단의 대결을 세계1인자를 가리는 바둑사상 최대의 빅쇼로 많은 관심을 끌었으나 결과는 2:0으로 끝났다. 이에 대해 구리 9단은 “내가 이겼다고 세계1인자가 된 것은 아니다. 현재 경쟁이 아주 치열하기 때문에 이번 대국에서 내가 졌다고 해도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구리 9단의 우승과 관련해서 중국 언론은 대대적인 보도를 했으며, 특히 그의 고향인 충칭의 체육계는 난리가 아니다.
중국 언론은 이번 LG배를 ‘4000년의 第一戰’에서 구리 9단이 2: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LG배 우승으로 동시에 춘란배, 후지쯔배, 도요타배 등의 선수권자로 4관왕에 오르면서 사실상 세계1인자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한 신문은 구리 9단이 이번 우승으로 2억5천만원의 우승상금을 받았는데 예전 환률로는 200만위안에 가까웠으나 금융위기 환률로 인해 113만위안으로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세금 등을 제외하면 구리 9단은 실질적으로 약 40%정도인 30만위안 가량 가져가게 될 것으로 말했다. 또한 구리 9단이 소속되어 있는 충칭팀에서 약 10만위안의 격려금도 지급될 것으로 알려져 LG배를 통해 얻는 수입은 약 40만위안 정도라고 전했다.
또 다른 신문은 구리 9단이 두 판 모두를 통해서 168수를 두었는데 이는 한 수를 둘 때마다 2381위안을 벌어 들였다고 보도했다.
또 한 신문은 구리 9단이 2008년 1월부터 지금까지 총 14개월 동안 13차례(창기배 40만위안, NEC배 20만위안, 천원전 10만위안, 명인전 10만위안, 란커배 50만위안, 아함동산 20만위안, 용성전 8만위안, 갑조리그 30만위안, 농심배 우승, 후지쯔배 1500만엔, 도요타배 3000만엔+차량, 중일아함동산 500만엔, LG배 2억5천만원) 우승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바둑계는 무언중 이세돌 9단을 세계1인자로 이미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리 9단이 LG배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다.
중국 갑조리그 충칭팀 감독이자 그의 스승이기도 한 양이 감독은 “아직 추월했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단지 구리가 이세돌과의 격차를 좁혔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쌍방이 실력으로 볼 때 두 사람은 막상막하이지만 이번 시합에서 이세돌의 컨디션이 약간 균형을 잃었던 것 같다. 세계대회 우승 횟수를 보더라도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이세돌이 10회, 구리가 5회로 두 사람은 아직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구리와 이세돌의 차이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구리는 계속해서 안정된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으며, 하루 아침에 이세돌을 추월한다는 것을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구리 9단이 이세돌 9단을 상대로 2:0 완승을 거둔 것에 대해서 양이 감독은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 이런 결과를 나도 예상한 적이 있다. 농심배가 끝나고 이세돌은 대외적으로 구리의 치명적인 약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 구리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구리에게 마음의 평온과 냉정함을 부탁했다. 이번 시합에서 구리는 아주 완벽하게 두었으며, 심적인 안정감도 아주 칭찬할 만했다. 구리가 앞으로 이런 상태를 유지해 간다면 세계1인자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