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통 물량 74.8억개 중 73% 소각…20%는 '클레이 가치 제고'에 활용
탈 많던 'KGF' 없앤다…대안으로 '클레이튼커뮤니티펀드' 출범
클레이튼 로고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카카오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 가상자산 '클레이(KLAY)' 미유통 물량의 73%를 소각한다.
그동안 재단 보유 물량의 사용처와 관련해 제기됐던 지적을 극복하고, 투자자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취지다.
◇미유통 물량 73% 소각, 나머지는 '클레이 가치 제고'에
22일 클레이튼 재단은 클레이 미유통물량 약 74억8000개 중 73%인 52억8000개를 소각하는 방안을 거버넌스카운슬(GC) 투표에 부쳤다. 거버넌스카운슬은 클레이튼의 노드(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 그룹으로, 클레이튼은 GC 구성원들의 투표로 블록체인 생태계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린다.
나머지 물량 중 1억 9700만개가량은 그라운드X에 개발 용역 잔금으로 지급한다. 앞서 클레이튼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가 사업을 주도해왔으나, 지난해 초 또 다른 계열사이자 싱가포르 법인인 크러스트로 사업이 이관된 바 있다.
이후 최근 크러스트의 주요 인력이 클레이튼 재단으로 이동하면서 클레이튼 관련 사업은 카카오 지분이 없는 독립단체 '클레이튼 재단'이 주도하게 됐다. 그라운드X는 잔금으로 지급받은 1억9700만개를 올 한 해 동안 시장에 유통하지 않기도 합의했다.
문제는 소각하지 않는 물량 중 그라운드X 지급 물량을 제외한 20억개다. 20억개는 '클레이 가치 제고 리저브(KLAY Value Creation Reserve, KVCR)'로 분류해 재단이 관리한다. 단, KVCR은 GC 구성원들의 승인을 거쳐 클레이의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이른바 '빅 딜'에 사용될 예정이다.
클레이튼 미유통물량 약 74.8억개 중 52.8억개는 소각, 20억개는 '클레이 가치 제고 리저브'에 쓰이게 된다.
클레이튼 관계자는 '빅 딜'과 관련해 "클레이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거나, 클레이 토크노믹스(토큰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경우에 사용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클레이를 결제에 활용하겠다고 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리저브를 사용한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클레이튼은 거래 수수료로 쓰인 클레이의 50%를 소각하는 구조이므로 결제에 활용해 거래가 늘고, 소각되는 클레이가 늘어나면 클레이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빅 딜'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클레이튼은 3년 안에 적절한 곳에 사용하지 못할 시 전량 소각하겠다는 조건도 이번 제안에 담았다.
◇'KGF' 없어지고 'KCF' 생긴다…"GC 투표 거쳐 사용"
한편 클레이 투자자들은 그동안 꾸준히 지적이 제기돼왔던 '클레이튼성장펀드(Klaytn Growth Fund, KGF)'와 '클레이튼향상리저브(Klaytn Improvement Reserve, KIR)'의 향후 방향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KGF와 KIR은 클레이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디앱(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등 클레이튼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프로젝트들에게 지급한다는 명목으로 마련된 재원이었다.
KGF와 KIR의 재원은 클레이튼 블록 생성 시 새로 발행되는 클레이다. 클레이튼에선 블록 1개가 생성될 때마다 6.4개의 클레이가 새로 발행되는데, 그중 50%는 블록을 생성한 노드에게 보상으로 지급되고 40%는 KGF로, 10%는 KIR의 재원으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KGF 및 KIR의 자금을 받은 프로젝트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계속 나오면서 클레이 투자자들은 KGF의 방향성을 지적해왔다. 자금을 받은 프로젝트들이 클레이튼 생태계에 제대로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시장에 클레이를 팔아 가격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이에 클레이튼 재단은 이번 토크노믹스(토큰 경제) 개편을 계기로 KGF 및 KIR의 방향성도 바꾸기로 했다. 재단은 KGF와 KIR을 '클레이튼 커뮤니티 펀드(Klaytn Community Fund, KCF)'로 통합하고, GC 구성원 및 투자자 커뮤니티와 함께 유망 프로젝트를 발굴 및 지원하는 데 활용하기로 했다.
이전과 달라지는 점은 유망한 프로젝트를 재단이 직접 발굴하는 게 아니라, GC 구성원들의 투표 및 승인을 거쳐 발굴한다는 점이다.
또 재단은 투표를 거버넌스 포털 '클레이튼 스퀘어'에서 진행한다. 투표는 GC 구성원들이 하지만, 일반 클레이 투자자들도 클레이튼 스퀘어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클레이튼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향후 클레이튼 스퀘어의 '온체인 투표' 기능이 활성화되면 일반 투자자들도 GC 구성원에게 클레이를 예치(스테이킹)함으로써 투표권을 위임, 클레이튼 생태계 및 KCF 운영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KCF의 재원은 블록 생성으로 새로 발행되는 클레이의 30%다. 즉, 블록 1개가 생성될 때마다 6.4개의 클레이가 새로 발행되면 50%는 기존처럼 노드 보상으로, 30%는 KCF의 재원으로 쓰이게 된다. 남는 20%는 '클레이튼 재단 펀드 (Klaytn Foundation Fund, 이하 KFF)'에 쓰인다.
새로 발행되는 클레이의 50%(블록 생성 보상+스테이킹 보상)는 GC(노드) 보상으로, 30%는 KCF의 재원으로, 20%는 KFF의 재원으로 활용되게 된다.
KFF는 재단 운영과 신규 GC 유치, 재단 주도 서비스 개발 등에 활용하는 펀드다. KFF 역시 GC 구성원들의 투표 및 승인을 거쳐야만 쓰일 수 있다고 클레이튼 측은 설명했다.
◇블록체인 업계 '소각' 트렌드도 반영
클레이튼이 이 같은 조치를 감행한 것은 투자자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반영함과 동시에 블록체인 업계 트렌드도 인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재단이 보유한 미유통 물량을 소각하는 '제로 리저브'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라인블록체인이 '제로 리저브'를 선언하며 이 같은 시도를 감행했고, 페이코인 역시 자체 보유 물량을 모두 소각하기로 했다.
서상민 클레이튼 재단 이사장은 "재단은 이번 토크노믹스 제안을 진행하기 위해 재단 내외부 의견과 함께 블록체인 산업 전체 트렌드를 면밀하게 검토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리저브 수량 소각과 함께 개편된 토크노믹스는 클레이튼 메인넷 상 프로젝트의 활성화, 유망 프로젝트 온보딩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클레이튼의 미래를 위해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yun1@news1.kr
Copyright ⓒ 뉴스1코리아 www.news1.kr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