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마 마운틴 선원에서 뜻밖에 만난 범주스님 달마도,
그리고 세계일화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1 시간 정도 가면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나파벨리 바로 옆에 Sonoma county가 있다. 이 곳도 와인 생산지이다. 이 곳에 소노마 마운틴 선원Sonoma mountain Zen center-가 있다. 미주현대불교 편집위원 송광섭 박사가 10 여년 전에 소개한 적이 있다. 그 후에도 송 박사님과 함께 취재 길에 이 근처를 지나가기는 했지만 안에 들어가 본적이 없다. 숙소 길로이 대승사 까지 갔다가 다시 여기로 오기에는 너무 먼 길이다. 그래서 선원에 미리 방문 약속을 하고 Santa Rosa 모텔에서 비싼 숙박료내고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선원으로 갔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왔는데 입구를 닫아서 안으로 갈 수가 없는데 마침 선원에서 나오는 스님을 만나 들어갈 수 있었다.
스님의 배려로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선방에 들어갔는데 순전히 나무로 만든 목조 건물이었다. 걸으면 삐걱 거리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들어가서 향을 사르고 법단에 삼배를 하고 선방을 천천히 보았다. 그런데 왼쪽 벽에 낮설지 않은 큰 달마도가 걸려 있다. 범주 스님 달마도였다.
아니 왜 미국의 일본 선방에 범주 스님 달마도가 ???
내가 의아하게 생각하고 선방에 있는 머리를 스님 처럼 하고 있는 젊은 미국인에게 이 달마도에 대해 아느냐고 물으니 자기를 따라 오라 한다. 그 젊은 행자는 바로 옆 침대 한개와 의자 한개만 있는 방으로 안내를 한다. 그 방에는 선방의 달마도 보다 더 큰 달마도가 걸려있다. 그 백인 행자는 달마도에 달마대사라고 하며 지극히 공손하게 삼 배를 한다. 달마도에 삼배를 한 적이 없지만 나도 따라서 삼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백인 신도들의 부처님과 조사들 그리고 스승에 대한 철저한 예경과 존경을 다하는 태도는 나를 뒤돌아보게 한다. 그들은 선원에 걸려있는 사진이나 그림이라도 마치 살아있는 부처님과 조사 스님, 스승을 대하듯 극진한 자세로 존경을 표한다.
왜 범주 스님 달마도가 가장 중요한 선방과 조실 스님 휴식처에 잘 모셔져 있을까?
이 선원은 ABC-America Born Chinese 인 Jakush Kwong과 그의 아내 Laura Kwong에 의해 1973 년 설립됐다. 현재 10 만평 대지에 선방, 요사채, 객실과 창고, 등 크고 작은 건물이 많다.
이들은 스즈키 순륜 스님의 1 세대 제자이다. 스즈키 순륜은 1971 년에 이 Kwong에게 법을 전수시키기 위해 준비하다가 마치지 못하고 1971 년 입적 했다. 그 후에 Kwong 은 스즈키 아들인 Hoitsu 스즈키에게 인가를 받고 또 일본 조동종 본사로 부터 1995 년 선 지도자 (Zen teacher )로 인가를 받았는데 1986 년 숭산 스님과 함께 폴란드도 방문했다. 그는 숭산 스님외에도 범주 스님과 친교가 있었다. 이 Kwong 스님의 아들이 아침에 나를 만난 스님으로 이름은 Nyoze이고 현재 주지 수업을 받고 있다. 이 Kwong 스님과 아들 Nyoze 는 2016 년 한국을 방문하여 범주 스님과 함께 여행을 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과 이런 인연이 있었다.
그런데 그의 부인은 놀랍게도 한국인 이었다. 이름은 김화진으로 춘천에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되었다고 한다. 김 화진씨는 성장해서 부모를 찾으러 한국에 갔으나 찾지 못하고 지내다가 숭산 스님의 The Compass of Zen 을 읽게 되었다. 그래서 숭산 스님을 만나러 회계사에 갔지만 숭산스님 건강 때문에 친견하지 못하고 화계사 추천으로 버클리 공문사. Empty Gate.로 왔다. 여기에서 조금 지내다 다시 이 소노마 마운틴 선원에 오게 된 것이고, 주지 스님 아들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리하여 한국에서 생모를 찾지는 못했지만 불교와 인연이 되어 만인의 어머니인 관세음보살의 품에 안겼다.
이렇게 되어 일본 조동종 스님 스즈키 노선을 따르는 소노마 마운틴 선원은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인 스님과 한국인 혈통의 부인이 중심이 되어 운영중이다. 한중일이 부처님 가르침 안에서 조화를 이루어 한 송이 꽃이 되었고, 선방에 걸린 범주 스님 달마도 화제를 보니 세계일화, 세계는 한 송이 꽃이다.
나는 처음으로 일본 조동종 사찰 선방에 앉아서 죽비가 아닌 종 소리에 따라 묵조선 방식대로 모든 것 내려 놓고 이 뭐고! 세계일화, 이런 화두없이 좌선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