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나에게 말을 건 여자는 방금 전에 이 곳에 들어왔던 청순가련한 여자였다.
서, 설마 니가...강우?
강우냐는 눈빛을 주자 곧 긍정으로 윙크를 살짝 하더니 친한 척
유난을 떨며 말했다.
"난 또, 니가 왜 나오라고 했는지 너무 궁금했는데...이런거였어? 어머, 나 몰
랐어."
"....버엉."
솔직히 정말 어이가 없다.
[어머] 라니....[어머] 라니......현강우, 대체 니 놈은..
"진성군, 옆에 있는 여자분은..."
승미의 어머니가 어지간히 당황했는지 식은 땀을 흘리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까 강우의 애인도 몰라본다는 말을 들었던게 분명했다.
나머지 사람들도 다 알아들었는지 약간은 황당한 표정으로,
조금은 심각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승미는 지난 번 나의 말이 생각났는지 눈의 불을 키고
여장한 강우를 노려보았다.
이 청순가련한 여인네가 강우인 줄은 예상치 못한 모양이다.
물론 나도 그렇지만...하하.
"진성아? 그 여자는..."
아아.
옆에 있는 엄마가 다 안다는 듯이 속을 부글부글 끓여가며 애써
분위기상 고상한 태도로 물었다.
엄마나 아빠역시 이 여자가 강우라는 것을 모르는 듯 했다.
나는 재빨리 연극을 해야겠다, 싶어 일어서서 여장한
강우의 허리를 손으로 감았다.
이 새끼, 이거...진짜 여자 아니야? 허리 졸라 가늘다.
"죄송합니다. 인사가 늦었네요. 제 애인.."
"한유리예요."
내가 강우의 이름을 뭐라고 해야할 세도 없이 강우놈이 먼저
나서서 말했다.
하하..어제 카폐에서 했던 말이 진짜였군.
자신의 여장한 모습의 이름을 한유리로 짓겠다고 했던거....
아, 병신같은 놈. 아무리 여장 중이라지만 유리가 뭐냐, 유리가..
너무 연약해 보인다.
우리의 행동에 가장 놀란 건 우리 엄마, 아빠 였다.
내가 이렇게 나올 줄은 미처 몰랐던 모양이었다.
승미네 부모님도 놀랄 데로 놀랐는지 입만 벌리고 있을 때, 승미가
열 받았는지 앞에 있는 물을 벌컥벌컥 들이 삼켰다.
내심 강우가 걱정된다;;;
"....휴, 진성오빠의......애인이라구?"
"그런데요? 그 쪽이 우.리. 진성이 약혼자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분이신가
보죠?
사랑도 없는 정략에는 의미도 없는데...너무 나서는것 같네요. 난 진성이
다른 여자한테 보낼마음 조금도 없는데..."
브라보-_-.
정말 대단했다.
간드러진 여자의 목소리를 잘 흉내낸 강우가 생긋 웃으며 승미의 성질을
건드릴 말만
골라서 하기 시작했다.
승미는 애써 참으려는지 들고 있는 물잔만 부들부들 쥐었고(이떄 잔에 금이가는
것을 난 보았노라;;)
다른 양가 부모님은 놀랄데로 놀랐는지 거의 기절직전이었다.
예외인 사람은 날 향한 살의를 태우고 있는 사람...엄마였다;
"아, 안녕하세요. 진성이 어머님, 아버님 되시는 분이세요? 어머, 너무
멋지신 분이시네요.
누가 보면 20대 인줄 알겠어요."
"....고맙네요."
엄마가 탐탁지 않게 강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도 강우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 했다. 내가 여자인데 애인
행세를 해주니...궁금하기도 하겠지.
속으로 재미남에 킥킥 웃고는 나는 한 술 더 떠서 강우에게 말했다.
"유리 너, 왜 지금왔어? 기다렸잖아. 하필이면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랑
결혼할 뻔 했네."
"빠직."
"훗. 그러게 말이야. 나도 니가 저렇게 못생긴 여자랑 결혼하게 될거라는게
가슴아파서 왔어.
어쩜좋니?"
"야!!!!!"
우리가 환상의 콤비로 승미의 속을 박박 긁어내자 더이상 못 참겠다는
듯이 승미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승미의 두 눈은 이미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정말...우리둘이 여기서 무사히 살아 돌아갈수 있을까?;;
약간의 긴장됨이 레스토랑은 휩쓸었고, 한참 동안 나와 강우를
번갈아 노려보던 승미가 차갑게 말문을 열었다.
"당신말야, 진성 오빠 형(?!) 이라서 봐줬어. 솔직히 말하자면 진성오빠랑
생긴것도 똑같고, 이름도 똑같고, 쌍둥이란 소리에 이대로 약혼해도 상관없
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 그런데 약혼녀가 있는 주제에 다른 여자랑 놀아나?
기가 막혀...책임감이라는게 있는거야?! 게다가..못생겨!? 야, 너 뭐야?"
승미는 강우의 못생겼다는 말에 어지간히 화가 났던지 매서운 눈길로
강우를 처다보았다.
하지만 강우는 승미의 매서운 눈빛을 부드럽게 넘기더니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럼.....자신이 나보다 예쁘다고 생각하는건가?"
".......젠장."
"훗."
현강우, 당신의 뻔뻔함에 정말 경의를 표합나이다;;
속으로 감탄하며 승미와 강우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확실히 승미도
예쁘게 생긴 얼굴이었지만 여장한 강우가 더 이뻤다.
못이 살짝 차인 이브닝 드레스에, 목에는 비싸보이는 푸른 색의
목걸이가 걸려있고, 살짝 웨이브 진 머리를 내린 강우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왕비같았다.
여자인 승미보다 예쁘다니...저놈 저거..사람인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바라보고 있는데 승미가 화가 있는데로
났는지 손을 서서히 올렸다.
허걱! 강우야, 피해!!
"유, 유리야. 빨리 나가자. 전 아무튼 승미랑 결혼할 생각 없으니깐 알아두세요.
가겠습니다. 빨리!"
"응 왜그래?"
"야, 빨리가자(소근)"
"왜?"
"아, 닥치고 튀어! 여기서 생매장 당하기 싫으면..(소근)"
"??"
승미의 험악한 얼굴에도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처했는지
도저히 자각 못한 강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답답해 져서 얼른 강우를 끌고 나오려는데, 뒤에서 살벌한 목소리가
등 뒤를 덮쳤다;;
"거기 서.."
"움찔!"
"?"
난 싸늘한 목소리에 위기조성도를 알고 몸을 움찔! 했지만 강우는 아직도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승미가 서라고 했으니 이젠 갈수도 없고...으아아. 진짜 이러다가
나까지 머리털 뽑히는거 아냐?
안돼, 그나마 숱 적은 머리털 다 뽑힐순 없어~~~
내가 본능적으로 손을 머리로 옮겨가고 있는 사이-_-
이미 승미는 나가려는 우리 가까이로 다가와 버렸다.
"....너...이름이..."
"유리, 한유리. 귀가 안 좋은가 보지? 남이 자신의 소개를
하는 걸 듣지 않고 이름을
다시 묻다니. 그것 만큼 큰 실례도 없다구."
"....너 진짜 진성오빠 여친맞아?"
"보면 몰라? 우린....이런사이라구."
살짝 내 팔을 감싸며 안기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 강우.
나도 그에 따라서 일단 포즈를 맞춰주기는 하는데......싸이코 법사놈아,
제발 승미를 열받게 만들지 말아라;;;
피곤해 진다;;;
내 마음속에 외침이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강우는 계속 승미에게
시비를 걸었다.
승미는 점점 더 열받아 하더니 갑자기 그 무릎까지 오는 치마를
입은 채로 강우의 배를 퍽! 차버렸다.
허걱!
"...!!"
"이 여우같은 년!"
강우가 예상치 못한 공격인듯 약간 휘청함과 동시에 승미가 달려들어
자신이 신던 뾰족한 구드를 벗고는 그 뒤로 강우의 머리를 마구 구
타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내가 몸 조심 하렜지, 현강우!
당장 가서 말리고는 싶었으나 괜히 끼어들면 나까지 맞을수 있기에;;;
그냥 모른척 보고 있기만 했다;;;;;;
용서해라, 강우야...
이게 다 살기위한 생존본능이란 거다.(....)
본능이 날 잡고 있음이야(....)
"으...."
"이 짜증나는 년아! 화장품 냄새만 내고..."
"승미양, 진정해요!"
"그만해라. 승미야!"
보다못한 부모님들이 승미를 말리기 시작했다.
부모님들 조차 승미를 말리기는 쉽지 않았으나 어찌어찌 해서 승미의
무차별 공격을 막을수는 있었다.
하지만 강우는 이미 초 폐인이 된 상태였다.
"괜...찮냐;;;"
".....너 같으면 괜찮겠냐."
"....;;;;"
가까이 다가가서 물었지만 힘이 없어보였다;
당연하지...가 아픈 하이힐로 맞았는데;;;
다행히 가발같은 것은 다 제대로 부착했는지 떨어져서 남자나 강우인
것을 들키지는 않았지만
고통이 상당히 아픈지 얼굴을 찡그리는게 보였다.
한 숨을 푹 쉬고 조심스럽게 강우를 일으켰다.
어쨰 다쳐도 이쁘냐, 씹;;;
여자인 나보다 더 예쁘잖아...아아. 난 몰라!
일으킨 강우와 함께 식당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복병이 들이닥쳤으니....
"야, 너 어딜 가!!"
허걱!!!!!
뒤에서 다시금 자신이 벗어든 하이힐을 두 손에 들고 뛰어오는 승미-_-....
그 모습이 실로 공포스러웠기에;;;;
나와 강우는 죽자살자 달릴수 밖에 없었다.
여유스럽던 강우도 당황할 대로 당황했는지 나와 함꼐 뛰며 승미를
피해다녔다.
식당 밖으로 나가 여기저기 뛰어다니던 나는 내 약간 뒤에서 뛰고있는
강우가 스탭이 엉켜 나에게로 넘어진 것이 보였다.
순간 잡아준다는 것이 덮치는 포즈가 되어버려....
쿵.
"!!!!!!!!!!!"
----------작가 말----------------
이번 시험 죽 쒔습니다;;;;;
정말 못봤어요. 70점 대가 3개나 나왔다니까요!
거의 다 80점 대고 90점 위는 2개;;
미치겠슴;;;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여자 아닌 그녀 사로잡기* 78)
벨라
추천 0
조회 108
04.10.07 22:02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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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강우가 이쁘군요;;;그라고 벨라님 힘내시구요 !!못보신건 아니니깐 스트레스 받지마세요!!
힘내세요 인생은 성적순이 아니라구요 뭐 학벌이 알바와 취직이 되기는 하지만.....
정말루 재밌어요!!>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