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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요약 : 며칠 전 가입한 제포나루와 어제 저녁에 인천대공원에서 만나 10km를 동반주하고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긴 글에 짜증나는 친구들을 배려하는 서비스가 맘에 들길...)
그동안 내 쫄병 햄버거의 쫄병을 구하기 위한 고참의 노력에 하늘이 감동을 한 것인지, 최근에 최관수와 제포나루 두 마리가 인화달에 가입을 했다.(다른 지역에서 가입한 친구들도 동일한 감정으로 환영한다만, 편의상 인화달을 중심으로 언급함을 양해 바란다.) 다른 친구들보다 늦게 시작한 마라톤이니, 서로를 격려하며 즐겁게 달리고 싶다. 새로 가입한 친구들이 부담이 되지 않도록 신경 쓰며 연락을 했다. 둘 다 일요일에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직장에 다닌다. 그렇다고 모처럼 들어온 쫄병을 포기할 순 없다. 개방의 부흥과 세계화를 위해서는 우리도 변해야 한다. 시간과 장소를 정해놓고 거기에 맞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구시대적 권위주의다. 우리는 이제 일대일 맞춤 서비스, 찾아가는 고객 감동의 시대에 살고 있다. 새 친구의 시간에 맞춰 훈련을 시작했다.
관수는 시간이 안 되는 것 같고, 제포나루는 금요일이 쉬는 날이란다. 오후 6시에 대공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58년에 처음 만나는 날이다. 약속시간이 50분가량 남았는데, 제포로부터 전화가 왔다. 출발했냐고. 나는 여기서 20분이면 충분히 도착한다. 제포가 서두는 것을 보면서 이놈이 성질이 급한 놈이든지, 아니면 벌써 58바이러스의 공격을 받고 있든지 둘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만나기로 한 곳은 평소에 모이는 곳이 아니라, 대공원 옆문이다. 개구멍은 아니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가끔씩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교복을 입었고, 제포는 우리 털과 비슷한 잡털로 복장을 갖췄다. 간단한 준비운동을 하고 동반주를 시작했다.
대공원 주로에 달리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두 사람만으로도 달리는 데는 매우 풍족한 느낌이랄까, 넉넉하다고 해야 할까? 편안하다고 해야 할까... 좌우지간 이것저것 호구조사도 하고 궁금한 것들을 묻고 대답하며, 나란히 횡대를 이루어 달렸다. 나도 이제 달리기 시작한 지 두 달 된 초보지만, 제포는 나보다 더 초보임을 알았다. 달리는 폼이 영 엉성하다. 그동안 다른 친구들로부터 배운 모든 지식을 제포에게 그대로 전수했다. 발은 11자로, 허리와 가슴을 펴고, 고개는 들고, 팔을 흔들고, 시선은 50m 전방. 호흡은 복식으로 편안하게. 등등 내가 생각해도 하루에 소화하기 힘든 주문을 욕심껏 쏟아냈다. 야가 얼마나 적용했을지 모르겠다. 1km 쯤 갔는데, 제포는 자기가 쓰고 온 모자가 걸리적거린다며 모자를 괜히 쓰고 왔다고 자책하며 후회를 했다. 고참의 순발력을 발휘하여 얼른 모자를 낚아챘다. 오르막길에선 더 힘들어 했다.
두런두런, 높은 습도로 헥헥, 갈증을 느낄 즈음, 어느새 반환점 약수터에 도착했다. 여전히 공수부대가 약수터를 잘 지키고 있었다. 물을 한 모금 같이 마시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제포는 젊어서 권투를 했다고 하는데, 그 폼이 지금도 남아 있어서 어깨가 부자연스럽다. 돌아오는 주로에서는 횡대가 아니라, 일렬종대가 되었다. 내가 옆에서 제포의 달리는 모습을 보려고 해도 자꾸만 뒤로 쳐진다. 자기는 뒤에 따라는 것이 편하다며. 나는 몇 주 동안이나 고개를 숙이며 달렸던 버릇을 최근에 고친 경험이 있어서 제포에게도 그 버릇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으나, 자꾸만 뒤로 쳐져... 그래서 말했지. 햄버거가 알려 준대로 “야 뒤에 오면서 이 고참의 뒤통수를 유심히 보면서 달려라! 그러면 고개를 숙이지 않게 될 것이다”고. 나도 힘들고 제포도 힘들어 보여서 한 바퀴를 다 돌지 못하고 중간에 첫 번째 동반주를 마쳤다. 쫄병이 쫄병을 훈련시키는 조직문화가 우리 개방의 건강성을 잘 보여주고 있지?
제포나루와 첫 만남이지만, 바로위 고참으로서 전수할 것은 학시리 전달했다. 인화달 모임은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는 양평해장국 집을 자주 이용한다. 그곳을 알려 주기 위해 동반주 후에 양평해장국집에서 선지국을 먹었다. 선지는 더 추가해도 무료로 제공한다. 고참들과 같이 식사를 할 경우엔, 커피를 배달해야 한다. 나와 햄버거가 그동안 조빠지게 했으니, 이제 제포나루 네 몫이다. 비용은 항상 1/n 이다. 그래서 어제 모임도 만원씩 내서 비용을 지불하고 3000원이 남았는데, 그걸 보관 중이다. 그러나 짖는 것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했다. 넓은 식당에 둘이 앉아서 오팔개띠 멍! 하고 짖기엔 나도 아직은 모자라다는 것을 느꼈다. 일단 막걸리는 한 병을 시켜서 같이 대접에 따라서 부딪히긴 했는데... 이러다 나 술꾼 될 것 같어... 아내님이 알면 개방생활 위태로워진다... 뭔가 대책이 필요한데...
어제 제포나루와 동반주를 통해, 함께 달릴 수 있는 상황이 격주로 되어 있는 것과 우리 개방을 좋아하는 것과 남은 인생을 진지하게 살아보려는 의지를 확인했다. 고참들의 전방위적인 지원이 필요해보인다.
전국의 모든 개들아! 쫄병들을 생각하라! 제포를 지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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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잼있네...수고했다.
재미있다고 얘기하면, 저 죽는 줄도 모르고 날뛸 것이다. 어디까지 뛸지 나도 궁금하다...
전국의 모든 개들아!
쫄병들을 생각하라!
제포를 지원하라
어떻게 하길 바라니 바라는데로 지원한다~~~~~~~~~
치매예방 차원에서 창의력을 개발해라.
영 생각이 안 나면 댓글로 응원하고...
버마 마음 ㅎ멋지다 연습도 열심히 잘하고 버마 제포나루도 수고했어
고참의 격려에 힘이 주입되는 느낌이다.
버마 넌 항상 멋지다
그릴리가 있겠냐!
버마야 첫날은 고참이 사주는거여
그거 고민 많았다..
어제꺼 다 취소하고, 새로 시작해야 겄다...
홧팅 두인화쫄병들.....^&^
고참도 파이팅!! 오늘 해피레그 울트라 잘 마치길 빈다.
버마 칭구 어제 수고 많았고 내일 모래도 같이 달리자
아싸! 좋은 친구 생겼구나!
콜!
아니, 멍!
잘 했다..버마같이 밝은 친구들이 있어 항상 개방이 빛나고 시끌 벅적해서 조찬아..ㅎㅎ
좋게 봐주면
별짓을 다 한다...
앉아서 오줌을 눌 수도 있어.
그려 개방에 활력소 좋아 버마야 쭉 가자 쫄병 100명 가입때 까지
내가 제포와 동반주를 하면서 다독였어야 했는데..그 시간에 캬~~~하고 있었으니, 버마야 고맙다.
그리고 제포야 담에는 나하고 달리자(내가 버마의 쫄병이지만, 달리기에서는 약간 고수다.ㅎㅎㅎ)
버마, 제포야 오늘 울트라 잘 마치고 오겠다..멍멍멍
울트라... 난 풀코스도 아직 멀었다...
쫄병이 부럽다... 부러워...
버거야 바로위 고참 이래며 빨리와서 날 도와줘 ᆞ 안글려먼 햄버거 먹어 버릴거야 ㅡㅋㅋ
@제포나루 음! 자~알 헌다.
쫄병이 할 말을 하는 조직이 건강하고 희망도 있는 것이다.
나보다 고참들도 긴장하라!
휼륭한 고참~~!!
고참들이 모범을 보고 흉내내는 중이지... 인화달 고참들과 들개.
이젠 쌍라0트헝제로 빛을 발하는구랴.ㅋ
버마의 맑은 맘이 고맙구나. 정말 화이팅이다. 요즘 출산율이 확 떨어져 국가적으로 문제듯이 개방에도 애기울음소리 듣기가 쉽지 않았는데....버마가 맞춤형지도로 해법을 제시하는것 같구나. 부디 부상 조심하면서 힘~~!!!
좋은 이름 고맙다.
쌍라이트!
즐겁게 달려서 마음써 준 고참이 보람을 느끼는 방식으로
빚을 갚을게...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7.27 00:15
항상활력소가 되주는 버마야 수고많았다
대장도 못하는 수고를 솔선해서 해주니
제포나루도 인화달 일원으로 첫발을 뛰었으니
함께 할수있는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햄버거의 쫄병을 구하기 위해 애를 썼는데,
햄버거가 진급하는 통에
상황이 요상하게 됐다.
아무튼 대장!
쫄병 제포나루를 잘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