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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원 졸업생을 위한 연례피정에 다녀 왔습니다 1박2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였지만 대침묵피정이란것부터 시작해서 모든게 참 좋았습니다
예수회 정제천부관장 신부님의 지도하에 이냐시오 영신수련을 하고 기도에 맥을 잡아 나가는 강의를 들었지요
영신수련은 몇해전에 한번 해 보고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첫날은 그렇게 그렇게 지나 갔지요 두번째날 드디어 제 머릿속에 전구가 하나 켜졌습니다 네.. 저는 정신부님에게 그렇게 표현을 했습니다 머릿속에 전구가 하나 켜졌다고
첫번째 영신수련때에 어떤 한장면에서 저에 기도가 멈추었습니다 어떤 작은 공간이 있었고 사람들이 모여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떤 한사람은 서서 창밖을 내다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모여 앉아 있는 사람들안에 속해 있었지요 그러고는 기도가 멈추어 버렸습니다 한해두해가 가도록 그 기도는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질 못 했습니다 그러다가 세해가 되던 해에 드디어 누군가 도착을 했습니다 성모님이셨습니다 창밖을 보며 기다리신분은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앉아 기도를 했지요 그러고는 그 장면에서 다시 기도가 멈추었습니다 다시 한해두해가 흘러 갑니다 그렇게 시간들을 보내어 주는 동안 혼자서 기도를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앉아만 있을 뿐 역시나 다시 그 장면뿐입니다
그러고는 이번에 다시 신부님과 함께 영신수련 기도를 합니다 첫날 밤 그냥 지나 갑니다 두번째 날 드디어 전구가 켜집니다 도착하는 사람
저는 너무 너무나 큰 틀에 빠져 있었습니다 도착하는 사람은 무조건 기쁜 소식을 가지고 와야 한다 도착하는 사람은 무조건 희망이여야 한다 하지만 아니였습니다 기도를 멈추게 하며 모두가 기다리는 사람은 바로 정제천 신부님이 주셨던 유인물에 있던 "돌아온 탕자"였습니다 또한 아버지때문에 서운해하던 첫째아들이였고 더욱 중요한건 그 도착한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왜 기쁜소식을 전하는 도착하는 사람이 왜 내가 될 생각은 하지 못 했는지.. 또한 어찌 세상을 살면서 늘 기쁜 소식만을 기다리고 살았는지.. 그런 생각이 들면서 전구가 반짝 켜졌습니다
그렇구나 그렇구나.... 도착하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야...
3개월동안에 긴 출장을 마치고 남편이 다시 집으로 돌아 옵니다 아직은 외인으로 살아 가는 남편이 집으로 돌아 온다는건 저에게는 성당일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는겁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많은 일들을 포기해야한다는겁니다 며칠전부터 미리 가슴이 답답하고 속상하고 그랬습니다
근데 전구가 켜지면서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그렇구나 그렇구나.... 도착하는 사람은 바로 아버지에게 서운한 큰아들..바로 제 남편이였습니다 모두가 기다리던 심지어 예수님까지 창가를 서성이며 기다렸던 이...
이젠 알겠습니다 도착하는 사람은 굳이 기쁜소식이 아니여도 희망에 메세지가 아니여도 도착하는데에 의미가 있고 기다림에도 의미가 있음을 누가 도착했냐가 아닌... 이미 도착하고 있음에...의미가 있는...
피정내내 기도했습니다 제가 하던 모든 일들 다시 놓아 버리지 않게 해 주세요 성당 제데로 다니게 해 주세요 열심이 할게요
1.12월에 시작되는 예비자 교리..봉사할 수 있길... 2.복지관 일 계속 할 수 있길... 3.성가대에 제데로 할 수 있길... 4.회사 일 하던데로 열심이 하기 5.집안일에 절대 소홀하지 않기 6.남편을 잘 챙겨주기
어제 넌즈시 남편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집에 다시 돌아와도 나 하던 일 계속하게 해 줄꺼지?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성당일 두고 하는 소리 입니다 그래두...내가 좋아 하는 일 이니까 (여기서 하느님 예수님 운운했다간 무신론자와 싸우자는 소리밖에 안 됩니다 ^^) 아무런 말도 하질 않는 남편.. 반은 허락했다는 소리 입니다 속으로 외칩니다 (하느님 땡큐입니다 ^^)
정제천신부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왜 자매님을 그렇게 낮추느냐고 (제가 도착하는 사람이 되어도 되겠느냐..물었거든요)
운전을 하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 혼자 다짐을 합니다 나를 위해서 오로지 나를 위해서 미사를 한대 바쳐야겠다고... 복지관 장신부님께 부탁드려야겠습니다 우리 본당도 있지만 정말 오로지 저 하나만을 위한 마사를 부탁드리기 위해서요.. 마음이 참 기쁨니다 왠지 자꾸만 행복해집니다
장상원 안드레아 신부님 ! 저 위해 미사 해 주실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