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독일의 고고학자 코닉은 바그다드 근방에서 지름 8cm, 높이 15cm크기의 점토항아리를 발견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천년전 바빌로니아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 항아리 안에는 가운데 철봉을 넣은 원통형 동관이 아래위로 고정돼 있었다. 구조가 간단한 전지를 연상케 해 여기에 산(acid)을 채웠더니 놀랍게도 전류가 흘렀다고 한다. 이 항아리는 아마도 반지나 팔지, 그리고 장신구의 금도금이나 은도금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항아리는 고대에도 전지가 있었다는 증거가 되지만 현대와 같은 전지 기술의 발전은 1794년 볼타의 실험에서 비롯된다. 볼타는 1880년 조셉 뱅크스에게 보낸 편지에 동전만한 크기의 은(또는 구리)과 아연(또는 주석)을 한 조로 여러개를 높이 쌓고 그 사이사이에 양잿물을 적신 마분지를 끼워 양끝을 도선으로 연결하면 전기가 발생한다는 획기적인 사실을 적었다. 이것이 바로 지금의 은 - 아연전지의 원조다. 그 후 볼타전지는 다니엘과 같은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수정과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다양한 종류의 전지로 탄생한다. 이제 여러 전지들의 탄생 배경과 쓰임을 알아보자.
1차전지의 원조 망간건전지 보통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전지의 수를 살펴보면 20-30개는 족히 된다. 이 중 70% 이상이 1번 사용하고 버리는 1차 전지다. 1차 전지 중에서도 사람들이 막연히 건전지라고 알고 있는 것이 바로 전지의 원조격인 망간 건전지다. 몇 년 전 주로 라디오 등에 사용된 원통형의 건전지를 가 이것이다.
1868년 프랑스의 르클랑쉬는 망간산화물과 아연을 각각 양극과 음극으로 사용하고 전해질을 채워 전지를 구성했다. 이것이 현재의 아연-망간산화물 전지의 초기 작품이다. 1차전지는 전극 주위에 있는 물질들의 화학변화로 생기는 전기에너지를 이용하는 것. 물질들의 화학변화가 끝나면 수명이 다해 재생할 수 없다. 이처럼 1차전지는 한번밖에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지만, 가격은 저렴하다.
수년전까지 만해도 1차전지 중 가장 많이 보급돼 있었던 것이 아연-망간산화물 전지(보통 망간건전지라고 함)였다. 초기에는 전해액이 수용액 상태여서 ‘습전지’라고 했으나, 후에 전해액을 석고 등으로 굳혀 액이 새지 않도록 해 마른 전지, 즉 ‘건전지’라고 불렀다. 망간 건전지는 음극에는 아연, 양극에는 이산화망간을 사용하고, 전해질 용액으로는 염화아연이나 염화암모늄의 중성염 수용액을 사용한다. 이때 양극 집전체로는 탄소봉을 사용한다. 이 전지의 평균 전압은 1.2-1.5V이다. 가격이 싸고 풍부한 이산화망간을 사용하는 망간 건전지는 제조가 쉽고 안정성이 높아 범용 전지로 1백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수명 연장시킨 알칼리 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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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나 리모콘에 사용되는 알칼리 전지 | 삐삐에서부터 시작해 리모콘, 오락기, 장난감 등 근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지 중의 하나가 ‘알칼라인 전지’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제는 어느덧 건전지 하면 ‘알칼라인 건전지’로 통하게 됐다. 알칼라인 건전지(알칼리 망간 건전지라고도 한다)가 뭐가 그렇게 좋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 비결은 바로 엄청나게 긴 수명에 있다. 이쯤되면 소비자 입장에서 알칼리 건전지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
알칼리 건전지는 기존의 망간건전지와 동일한 물질을 사용한다. 단지 전해질용액으로 강알칼리성 용액인 수산화칼륨용액을 사용하는 점이 망간건전지와 다르다. 수산화칼륨 전해액은 강알카리성으로 망간건전지의 약산성 전해액보다 이온전도도가 높다. 따라서 전지 내부의 전자 이동이 쉬워져 높은 전류를 얻을 수 있다. 즉 전지용량이 커진 것이다.
알칼리건전지가 망간건전지보다 수명이 긴 또다른 이유로는 건전지의 구조를 들 수 있다. 망간건전지는 아연을 봉형태로 사용하고 이산화망간을 일정 압력으로 눌러 찍어낸다(성형). 하지만 알칼리건전지는 이산화망간을 성형할 때 고압을 가하고 아연도 봉이 아닌 분말형태를 사용한다. 그래서 알칼리건전지가 망간건전지에 비해 단위체적당 들어가는 반응 물질도 많고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면적도 넓어진다. 그러므로 동일한 조건에서 알칼리건전지의 수명이 망간전지의 수명보다 3-8배 정도 길다. 전지의 형태는 다양한 전자제품에 알맞게 큰 원통형부터 손가락 크기의 작은 것까지 다양하다.
한편 1975년경 알칼리 망간건전지의 2차전지화에 대한 연구가 수립돼 오늘날 재충전용 알칼리 망간건전지(RAM)의 상용화가 가능하게 됐다. 이 전지는 기존의 알칼리 망간건전지가 재충전성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연분말 전극과 망간산화물 전극에 첨가제를 넣어 10 -20회 정도의 재충전성을 확보했다. 아직까지는 싸이클수명(충전해 사용가능한 횟수)이 충분하지 않으나 계속적인 연구와 개선을 통해 충전횟수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정한 전압의 수은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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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계안에 들어가는 수은전지 | 누구라도 손목에 1개의 전지는 갖고 다닌다고 하면 사람들은 ‘아! 그 시계 속에 있는 조그만 동전 모양의 전지?’하고 말할 것이다. 또 두께가 얇은 전자계산기에서 볼 수 있는 동그란 전지를 떠올릴 수 있다. 이것이 양극에 산화수은, 음극에 아연, 전해액으로 수산화칼륨 또는 수산화나트륨의 수용액을 사용하는 수은 전지다. 아연 음극을 사용하는 전지 가운데 가장 높은 에너지밀도를 갖는다. 따라서 같은 무게의 아연을 사용할 경우 다른 전지보다 전지용량이 크므로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또 수은 때문에 사용 중 전압이 일정하게 유지되므로 60 -70년대에는 소형 전자기기의 주요 전원으로 사용됐다. 특히 소형 보청기의 전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공해물질로 인식된 수은 때문에 사용이 억제돼 90년대 중반에는 수은전지의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보존 어려운 공기전지 많이 쓰여지지는 않았지만 수은 전지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공기전지라는 것이 있다. 공기전지는 음극으로 아연을 사용하고 전해액으로 수산화칼륨 수용액을 사용하는 것은 일반전지와 같으나 공기중의 산소를 직접 양극과 반응하는 물질로 사용한다는 점이 특이하다(그림3). 즉 공기 중의 산소가 전지 내부로 스며들어와 반응을 일으키는 비교적 새로운 전지다. 1980년 경에 개발된 단추형 공기전지는 휴대용 기기에 많이 사용됐다. 이 전지는 수은전지와 비교해 높은 에너지밀도와 큰 전기용량을 갖고 있으며, 사용 중에도 전압이 일정한 방전 특성을 보여 수은전지를 대체할 보청기용으로 생산됐다. 공기중의 산소는 전지케이스의 공기구멍으로부터 전지 안으로 들어와 양극인 공기극에 공급돼 반응에 사용된다. 그러나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나 수증기의 영향으로 성능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다.
가벼우면서 용량 큰 리튬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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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전지 | 집집마다 자동카메라 1대는 있다. 카메라를 동작시키는 것도 역시 전지. 하지만 이 전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건전지가 아니다. 전지를 꺼내 자세히 살표보면 일반적으로 쓰이던 1.5V가 아닌 3V, 리튬전지라고 쓰여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리튬전지는 고성능의 전자제품에 필요한 높은 에너지밀도와 높은 출력밀도를 갖는 전원으로서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에 걸쳐 개발됐다. 그 중 우수한 것들은 80년대에 들어 상용화되면서 시장에 진출했다.
리튬은 금속 원소 중 가장 가벼운 물질이고, 산화전위가 높다(3.01 V). 단위무게당 낼 수 있는 전기화학적 용량이 종래의 아연전지와 비교해 4배 이상 높기 때문에 전지의 음극물질로 가장 우수하다. 그러나 리튬금속은 수용액은 물론 공기중의 수분과도 급격히 반응하기 때문에 취급이 쉽지 않다. 따라서 전해액으로 수분이 없는 유기용매를 사용해 전극으로 개발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리튬전지는 사용된 전해액이나 양극물질에 따라 고체양극, 액체양극, 고체전해질 전지의 세가지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리튬 1차전지는 자동카메라에 사용되는 고체양극형의 이산화망간 리튬전지다. 이 전지는 재래식 건전지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산화망간을 양극반응물질로 사용하므로 가격이 저렴해 많은 기업체에 의해 만들어졌다.
리튬전지는 작동전압이 3 V 이상으로서 망간건전지의 1.5 V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따라서 2개의 망간건전지를 1개의 리튬전지로 대체할 수 있으므로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전지의 크기도 원통형 외에 동전형 등 다양하게 상품화돼 계산기, 시계, 완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리튬 액체양극전지는 에너지밀도가 높고, 낮은 온도에서도 성능이 우수하므로 군용 무전기 등 특수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고체전해질 리튬전지는 전해액이 고체 또는 점도가 매우 높은 물질로 이루어져 전지의 누액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출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므로 인공심장박동기와 같이 낮은 출력으로 오랜 저장수명이 필요한 곳에 사용된다.
납축전지 자동차와 함께 한 운명 현대인의 필수품이 돼버린 자동차. 이 자동차를 시동걸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납축전지. 아무리 기름이 많아도 전지 없이는 출발할 수 없다. 납축전지는 1900년대 초에 기차, 자동차 등이 보급되면서 급속히 발전했다. 오늘날 자동차 등의 SLI(Starting, Lightening, Ignition)용, 전기자동차용 전원, 보조전원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납축전지의 구성은 양극에 이산화납, 음극에 다공성 구조의 납, 전해질 용액으로 비중 1.2 - 1.3의 황산을 사용한다. 평균 방전전압은 약 1.90V
1차전지가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것이라면 2차전지는 충전을 통해 연속해서 사용하는 전지다. 2차전지는 1859년 프란테에 의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그는 황산전해질 용액과 두 개의 납판으로 전지를 구성했다. 분리막에 의해 분리된 전극판을 감아서 원통형으로 만들었는데 이것이 오늘날의 납축전지다.
납축전지는 방전할 때 양극 반응물질인 이산화납이 황산납으로, 음극 반응물질인 다공성 납이 황산납으로 변한다. 반응이 진행됨에 따라 전해액 중의 황산이 소비되므로 농도가 저하되고 충전할 때는 반대로 된다. 납축전지는 방전하고 나면 바로 충전을 해둬야 한다. 그러지 않고 과방전을 방치하면 반응물질의 경계면에 저항이 높은 물질이 만들어져 수명이 단축된다.
납축전지는 2차전지로서 성능이 비교적 우수하고,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수십년간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 납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로 부각되고, 성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무게가 무겁기 때문에 가벼움을 생명으로하는 전기자동차에서는 납축전지의 사용이 최선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2차전지의 쌍두마차 니켈-카드뮴전지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그들의 호주머니 속에는 작은 워크맨이 돌아가고 있다. 또 언제부터인가 집안 내 어느 곳에서도 전화를 받을 수 있게 한 무선전화기. 워크맨이나 무선전화기 속에는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전지가 들어있는데 이것이 바로 니켈 - 카드뮴 전지다.
니켈 - 카드뮴전지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납축전지와 더불어 2차전지 시장을 주도했던 전지다. 이것은 1890년 정너에 의해 발견된 것으로 양극에 수산화니켈, 음극에 카드뮴, 전해질로 수산화칼륨 수용액을 사용하는 알칼리 축전지로 약 1.2V의 평균전압을 나타낸다. 이 전지는 여러 번 충전해 사용할 수 있고 출력밀도가 높아 고가의 휴대 전자제품인 비디오카메라, 노트북컴퓨터, CD플레이어, 휴대폰에 사용된다.
충방전 효율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메모리효과가 있고, 가격이 비싸며 에너지밀도가 높지 않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 근래에는 중금속인 카드뮴의 환경오염문제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건전지와 호환성이 있고 5백회 이상의 재충전 능력이 있어 소형 2차전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근래에는 그 수요가 정체돼 있다.
인공위성 전원 니켈-수소전지 전지가 일상생활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우주공간에 떠있는 인공위성의 심장 역할을 하는 것 또한 전지로 니켈-수소전지라는 것이 있다. 우주 공간에 떠있는 인공위성은 태양빛을 이용한 태양전지로 전기를 만들고 니켈-수소전지로 전기를 저장한다. 따라서 태양빛이 비추지 않는 곳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다.
니켈-수소전지는 음극반응물질로 수소기체를 사용하는 점이 특이하다. 방전 시에는 수소의 산화반응이 일어나고, 충전 시에는 물의 환원반응에 의한 수소가 생성되는 전지다. 이 전지는 우주항공산업과 함께 발전했다. 특히 싸이클수명 특성이 매우 우수해(1만회 이상 충전 가능) 인공위성용 전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수소통을 함께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전원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전기자동차용 니켈-금속수화물전지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와 뿌연 하늘을 보고 있자면 하루 빨리 전기자동차가 나와야 할텐데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전기자동차 전원으로 알려진 것이 바로 니켈-금속수화물 전지다. 이 전지는 니켈-카드뮴 전지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대두된 전지로 카드뮴 음극 대신 수소저장합금을 음극으로 사용한다. 1990년 말 일본의 산요와 마쓰시다는 처음으로 니켈-금속수화물전지를 상용화해 노트북컴퓨터와 휴대폰 등에 사용했다. 이 전지는 수소를 자유자재로 저장하고 방출하는 수소저장합금을 응용한 것으로, 전해액인 알칼리 수용액의 전기 분해 원리를 이용한다.
니켈-카드뮴 전지와 전압이 동일해 호환성이 있으며, 충전시스템도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전기용량이 1.5-2배 정도 높고 싸이클수명도 우수하다. 또 공해물질인 카드뮴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환경친화적이며 메모리 효과도 거의 없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가격 면에서 다소 비싸고 고온에서 부식되며 스스로 방전되는 비율이 높은 단점을 보인다. 상용화된 초기에는 소형 신형전지로서 많은 각광을 받았고 전기자동차용 대형전지로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리튬계 전지가 등장하면서 그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고가의 리튬계에 비해 저렴하고 안정성이 있어 전기자동차용으로는 꾸준히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전지계의 신흥명문 리튬계 국내 휴대폰 가입자가 1천만을 넘은지가 오래다. 처음 휴대폰이 나올 당시만 해도 크고 무거웠던 것이 점점 작고 가벼워져 현재는 79g에 이르고 여기에 들어가는 전지의 무게는 약 15g밖에 안된다고 하니 정말 놀랍다. 보통은 휴대폰 무게의 30 - 40 %를 차지하고 있는 전지의 대부분은 리튬이온전지다.
리튬전지는 탄생할 때부터 기대되는 차세대 유망주였다. 그러나 금속리튬은 충방전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효율이 떨어지고 안전성에 문제가 있어 리튬을 음극으로 한 2차전지는 쉽게 상용화되지 못했다. 그러다 1991년 일본의 소니사에 의해 탄소전극을 음극으로 하는 리튬이온전지가 상용화되면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리튬이온전지는 기존의 전지시장 뿐만 아니라 전자, 통신, 컴퓨터 산업의 급속한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리튬2차전지는 기존 니켈-카드뮴 전지의 절반의 무게와 부피로도 매우 높은 에너지 밀도를 실현해 차세대 고성능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리튬2차전지의 종류는 음극인 리튬의 사용 형태에 따라 리튬금속, 리튬이온, 리튬폴리머 전지로 구분된다.
금속리튬의 충방전은 리튬이 녹아 이온이 됐다가 다시 금속으로 돌아오는 용해, 석출반응이다. 충전할 때 높은 전류가 흐르면 리튬이 침상으로 석출되고 충방전 효율이 급격히 저하된다. 따라서 개발초기인 1980년대에는 리튬-이산화망간 2차전지가 실용화됐으나, 폭발사고로 인해 상용화에 실패했다.
리튬이온전지는 음극에 탄소, 양극에 리튬코발트 산화물, 전해액에 유기용매 전해질을 사용하는 것으로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전지다. 충방전 효율이 낮은 리튬 금속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반응속도가 빠른 탄소층 속으로 리튬이온을 삽입시켜 급속 충전을 가능케한 전지다. 리튬이 탄소층 사이에 존재하므로 안정성도 기대된다. 평균 방전전압이 약 3.6V로 기존의 니켈-카드뮴전지와 니켈-금속수화물전지의 3배이고 에너지밀도는 이들 전지의 1.5배 이상 높아 전자제품에서 전지가 차지하는 부피를 현저히 감소시켰다. 또 리튬이온전지는 싸이클수명이 우수하고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고성능 2차전지로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리튬1차전지와는 달리 충방전을 반복하기 때문에 폭발의 위험성이 있어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양극재료인 코발트 화합물은 전지 성능은 우수하나 세계적으로 부존량이 적어 원재료의 가격이 비싸다. 또한 대형전지로 만들거나 고용량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리튬이온전지의 경우는 일본이 전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어, 우리와 같은 전지산업의 후발국가에서는 선뜻 사업에 뛰어들기가 어려운 상태다.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리튬폴리머전지 지금은 리튬이온전지가 이동통신의 주도권을 잡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영화를 누릴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보다 가볍고 성능이 우수한 리튬폴리머전지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튬폴리머전지는 리튬이온전지 시장을 일본에 완전히 빼앗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1980년대부터 꾸준히 연구돼왔다.
액체전해질보다 이온전도도가 다소 낮은 고체 고분자 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폴리머전지는 전해액이 누수될 염려가 없으며, 충방전시 생기는 부산물이 전지 성능을 떨어뜨리는 단점을 보완했다. 또 전지형태를 자유롭게하고 쉽게 구부러지는 전지를 만들 수 있다(그림5). 특히 무게가 가볍고 부피가 얇으며 자기방전율도 아주 적어 전지로서는 최상의 전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전지는 충방전시 국부적으로 과열이 되기 때문에 열에 약한 고분자전해질은 부분적으로 용해되거나 또는 물러진다(연화). 이 때문에 전류와 전위가 균일하지 못해 단락의 원인이 되고 궁극적으로 화재와 폭발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마이크로시대의 개척자,리튬박막전지 현대는 마이크로시대. 극소형 마이크로머신이 의료분야 등 여러 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핵심적 부품인 극소형 마이크로 박막전지가 꼭 필요하다. 박막전지란 통상적 전지의 구성인 양극/전해질/음극의 세층을 각각 아주 얇은 막으로 만든 것이다.
박막전지는 현재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동일한 기술을 쓸 수 있다는 점과 층의 두께를 최소화함으로써 전해질의 내부 저항을 감소시켜 전지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992년 미국의 에버레디 배터리사에서 리튬박막전지를 개발해 보고한 이래로 선진 각국의 대학, 연구소, 산업체는 고용량, 고효율, 고신뢰성의 박막전지 개발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베이츠 그룹이 이 분야의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연구소와 대학에서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나 아직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태양전지 태양빛을 전기로 이용하려는 생각은 1839년부터 있었다. 이 생각은 1954년 벨 연구소에서 실리콘으로 실용적인 태양전지를 만들면서 실현됐다. 1958년 미국의 뱅가드 1호 위성의 전원으로 사용되면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태양전지를 온몸에 붙인 가오리 모양의 솔라카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솔라카가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가능한 태양전지를 많이 붙이기 위해서다.
태양빛을 직접 전력으로 변환하는 장치인 태양전지는 반도체의 광기전력 효과를 이용한 것으로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조합해 만든다.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의 접합 부분에 빛이 들어오면 빛 에너지에 의해 반도체 내부에서 음의 전하(전자)와 양의 전하(정공)가 발생한다. 발생된 전자와 정공은 내부의 전압에 의해 각각 n형과 p형 반도체 측으로 이동해 양쪽의 전극에 모아진다. 이 두 전극을 도선으로 연결하면 전류가 흐르고 이를 외부에서 전력으로 꺼낼 수 있는 것이다.
태양전지는 사용하는 반도체 재료에 따라 실리콘 태양전지와 화합물 반도체 태양전지로 구분된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다시 결정계와 비결정계로 나누어진다. 결정계는 높은 전력 변환 효율(15 - 23%)과 신뢰성을 갖고 있으며 옥외의 대형 시스템에 사용되나 가격이 높은 단점이 있고, 비결정계는 탁상용 계산기 등 소형 전원으로 이용되는 저가의 박막 전지로 변환 효율이 11 - 13%로 상대적으로 낮다.
화합물 반도체 태양전지는 변환 효율이 18 - 24%로 높은 대신 고가 재료를 사용하므로 우주용 등에 한정되고 있다. 태양전지는 에너지 변환효율이 부족하고 대규모로 발전을 하기 위한 장소도 부족한 실정이어서 소규모의 발전에만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근래에는 무공해 클린에너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료전지 연료전지는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연료가 갖고 있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직접 변환시키는 발전장치다. 1802년 영국의 데이비가 원리를 알아냈는데 천연가스나 메탄올 등의 연료에서 추출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에너지를 직접 얻는다. 원리는 물을 전기 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발생된다는 것을 역으로 이용한 것.
연료전지 각각의 전극에 수소(H2)와 산소(O2)를 공급하면 전기와 물, 그리고 열이 발생한다. 공급된 수소는 다공성의 전극(음극)을 통과한다. 그러면 이 수소는 음극 표면에서 이온화되면서 수소이온과 전자로 분리된다. 이렇게 분리된 수소이온은 전해질을 통해, 전자는 외부 회로를 통해 각각 반대편 전극(양극)으로 움직여 산소와 결합하면서 물을 생성시키고 동시에 전기를 발생시킨다. 물론 이 반응에서 열이 발생한다. 연료전지는 자동차나 인공위성 등 이동용의 독립전원으로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대체에너지원으로 대형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연료전지의 종류는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 알칼리형, 인산형, 용융탄산염혐, 고체전해질형이 있다. 우선 연구가 진행돼 성과를 올리고 있는 인산형은 발전때 나오는 열이 2백℃ 정도의 고온이므로 그 열을 급탕과 난방에 재이용하는 열병합시스템의 전원으로 주목되고 있다. 연료전지에서는 원하는 전압을 얻기 위해서 단위전지를 직렬로 연결해야 한다. 출력은 전극면적에 비례해 키울 수 있으나 면적을 크게 하는 것도 한계가 있으므로 병렬 접속을 통해 발전시스템의 규모를 정한다.
연료전지는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직접 발전되기 때문에 발전 효율이 매우 높다. 또 공해 물질과 소음 배출이 적은 에너지 절약형인 동시에 무공해 기술이다. 그리고 열병합 발전이 가능하며 다양한 연료를 채택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외에도 모듈화 생산(전지를 연결하듯이 시스템을 덧붙이면 대형화가 가능)이 가능해 연료전지로 가동되는 대형 발전소의 건설기간이 고작 3년에 불과하다. 도심지에 건설할 경우 기존의 도시가스 공급망을 통한 연료 공급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지닌다.
이같은 장점을 가진 연료전지는 60년대 이후 미국에서 제미니, 아폴로와 같은 우주선을 쏘아 올릴 때 처음으로 사용됐다. 앞으로는 도심지 또는 건물 지하에 건설돼 전기와 열을 동시에 공급하고 궁극적으로는 대형 화력발전소를 대체하는 새로운 기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외에도 매연과 소음이 없으므로 실내에서 작업하는 차량이나 도심지를 운행하는 시내버스의 동력원으로 채택될 수 있다. 또 잠수정의 동력이나 군의 이동용 발전기로 다양하게 응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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