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이미 졌지만, 애기사과 나무는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는 노래 가사처럼 꽃잎을 날린다. 花落前庭 憐不掃(뜰 앞에 떨어진 꽃 어여뻐 쓸어 버릴 수 없고), 月明窓外 愛無眠(창 밖에 달 밝으니 님 생각에 잠 못 이루네.)
내가 사는 이 동네가 바로 그림 속아다. 白雲無心 抱幽石(흰구름은 무심히 바위를 감싸고), 玉泉有情 含明月(옥 같이 맑은 물은 정이 많아 밝은 달 머금고 있네.)
나는 개천가 산책길 바위 옆에 원추리도 심고,
山中好友 林間鳥(산중의 좋은 벗은 숲 속에서 우는 새 이고), 世外淸音 石上泉(세상 밖의 맑은 소리는 바위 위 흐르는 물소리로다.)
제비꽃도 심고,
花落前庭 憐不掃(뜰 앞에 떨어진 꽃 어여뻐 쓸어 버릴 수 없고) 月明窓外 愛無眠(창 밖에 달 밝으니 님 생각에 잠 못 이루네.)
또 비비추도 심었다.
센강 옆 모네의 정원에 있는 다리만 멋진 다리 아니다. 내가 아침 산책하는 星福川 다리도 그렇다.
백로는 자기가 내 친구라고 우기면서 자꾸 따라오고, 물속을 헤엄치는 참붕어는 가까운 시간에 수원시장에 출타해서 사오면 된다.
최근 무궁화 삽목 열 그루 잘 키워놓았다. 문일평 선생은 화하 만필(花下漫筆)에서 '무궁화는 여름 아침 일찍이 동산에 나가면, 번무(緊茂) 한 가지와 잎 사이로 여기저기 하얗게 핀 꽃이 이슬에 젖은 그 청아한 자태가, 청계수(淸溪水)에 새로 목욕한 선아(仙娥)의 풍격(風格)을 어렴풋이 생각게 하는 바 있다' 하였다. 한여름에 베옷 입고, 살 부채 들고, 초당 거니는 군자처럼, 나도 그렇게 살 예정이다.
星福洞은 이름 그대로 '별이 복 있는 동네'다. 그래 그런지, 괜찮은 사람들이 산다. 오늘 아침 산책길에선 전 행자부장관 김기재 친구를 만났다. 전에 김해김 씨 종친회 회장을 역임해서 허황옥 왕비 할머니와 가야 불교 이야길 하다가 헤어졌다. 또 전 환경부 장관 김중위 대학 선배님도 옆에 사신다. 간혹 그분을 만나면 세상 돌아가는 시국 이야길 듣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