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올렸던 부분에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두장쯤 남아있던 것 다 끝냈네요. 다행히 오늘은 A4 2페이지 분량밖에 안돼 읽어보기도 하고 올렸습니다. 어제 올려본 거 읽어보니 끔찍하군요... 지우고 싶을 정도였는데 댓글이 많아서..... 나중에 수정해놓으려 합니다. ㅋㅋㅋㅋㅋ
이번 챕터가 끝나면 다음부터는 파이널에 진출하는 등 순항을 시작한 07-08시즌이네요. 이거도 읽어보고 재밌으면 올려볼게요. 필옹 정말 매력있는 사람이었어요.... 댄토니도 잘 하고 있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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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시즌은 출발은 아주 좋았으나 후반기는 그리 좋지 못했다. 라마, 콰미, 루크 등이 부상을 당한 것. 어떤 때는 라인업이 너무 초라해져, 6-5의 가드인 애런 맥기를 4번으로 보낸 적도 있었다. 2월, 팀은 끝없이 추락해 16전 중 13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3월 중순, 코비는 결국 기다리기를 포기하고, 스스로의 손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2주쯤 갔을까. 코비는 7게임 중 5게임에서 50점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중 승리한 게임은 겨우 두 게임. 이러는 동안 다른 팀원들이 볼을 만져보지도 못한다는 불만을 표했고 코비를 진정하라고 타일러야 했다.
나는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지속적인 탄력을 갖게 하기 위해서 보통 시즌 막바지에 막판 스퍼트를 가했다. 하지만 그 시즌에는 이게 먹힐 것 같지가 않았다. 팀의 케미스트리는 엉망이었고, 믿고 기대볼만한 것조차 찾을 수 없었다. 우리 팀은 결국 시즌 마지막 12경기를 4승 8패로 마치게 되었고, 그러는 동안 결국 나는 스무쉬를 포기, 발이 더 빠르고 잽싼 상대방의 가드들을 수비하는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루키, 조던 파마로 그의 자리를 메웠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 선즈의 페이스를 따라 잡기위해서는 스피드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했다. 선즈는 지난 시즌보다 더 강한 팀이었던 것. 3연속 디비전 1위를 기록했고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 백투백 MVP 스티브 내쉬를 보유한 선즈였다. 선즈는 분명 자신감이 넘쳤다. 1차전이 시작하기 전 LA TIMES에서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의 기자 잭 맥칼럼의 책 07 Seconds or Less의 일부를 인용하여 전했다. 선즈의 감독인 마이크 댄토니가 레이커스 선수들의 수비능력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콰미는 형편없고 오돔은 어차피 평균수준의 수비수. 사샤의 수비로는 아무도 막을 수 없고 코비는 오히려 오픈 찬스를 잘 놓치지.”
나는 댄토니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시리즈 동안 지속되었던 선즈 선수들의 대담함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나는 "만약" 우리가 제대로 경기를 할 수만 있었다면 선즈를 놀라게 만들었을 거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이 "만약"은 가벼운 의미가 아니었다. 시리즈동안 나는 선수들에게 Hustle & Flow라는 영화의 장면을 보여주었다. 선즈를 이기기 위해서는 그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나의 의도를 깨우치지 못했다. 결국 LA에서 열렸던 3차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경기에서 패배해 1-4패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승부의 분수령이 되었던 4차전에서 팀원이 보여줬던 무기력함에 나는 절망했다. 그래서 다음날 연습에서 선수들에게 한 소리 하고 집에 일찍 보내버렸다. (흐름을 타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허슬이 부족했던 것이 우리의 유일한 문제였다. 우리 팀을 챔피언 컨텐더로 바꾸기 위해서는 팀원의 재능에 경험이 녹아들어야했다. 챔피언의 면모를 갖추리라고 내 개인적인 기대를 품었던 몇몇 선수들이 중요한 순간에 가서 결국 스스로를 추스르지 못했던 것이다.
인내력을 잃은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코비는 샤크 트레이드 이후 프론트에서 아무런 빅 딜을 추진하지 않음에 분노했다. 50점을 넣고 패배했던 5차전 이후 코비는 리포터에게 ‘원맨쇼가 되는 건 지쳤어요.’라고 말했다. 이어서 말했다.
“원맨쇼 말고 승리하고 싶어요. 지금 당장 챔피언십을 거머쥐고 싶다구요. 레이커스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공갈이 아니었다. 플레이오프 이후 코비는 나에게 선수 영입의 진척을 물었다. 나는 FA선수들에게 연락을 넣었고 누가 좋을지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계약한 선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자 코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럼 내가 어떻게든 해봐야겠네요.”
몇 주 후, LA TIMES에 샤크 이후 코비가 모두 망쳤다는 글을 보고 격분한 코비는 ESPN 스티븐 A 스미스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의 불만을 털어놓았다. 팀을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주지 않는 제리 버스를 비판하며 트레이드를 요구했던 것이다. 이후, 다른 리포터들과 이야기 할 때 마다 코비는 팀을 옮기고 싶고, 트레이드 거부 권한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사실 2008년 올림픽을 대비하던 훈련에서도 코비는 리포터들에게 이번 10월 트레이닝 캠프에서 퍼플&골드 유니폼을 입고 있을 거라는 확답을 내리지 않았다.
코비의 맘을 돌려 레이커스에 머무르도록 할 수 있는 트레이드가 일어날 뻔하기도 했다. 미네소타의 케빈 가넷과 연관된 딜이었다. 가넷이 라인업에 더해지면 코비의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고 코비를 진정시켜 다시 레이커스와 잘해보리라는 마음을 먹게 할 수 있었다. 게다가 가넷을 더하면 챔피언십으로의 여정에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막판에 미네소타와 가넷이 보스턴과 딜에 더 흥미를 느껴 트레이드는 실패로 끝났다. 몇 년 후 이야기한 거지만 가넷은 당시 코비가 팀에 가지고 있던 불만이 레이커스와의 딜을 접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다고 한다.
프론트의 그 누구도 코비를 트레이드한다는 것을 반기지 못했다. 코비를 트레이드해서 그만한 가치를 가진 선수를 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2명의 솔리드한 스타팅 선수와 드래프트 픽 하나를 받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제리 버스는 바르셀로나에서 코비를 만나 미디어에 대고 이말 저말 지껄이는 것만 멈추면 좋은 트레이드를 해주겠노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한두 달이 지나도 아무 이야기가 없자 코비와 그의 에이전트는 스스로 딜을 찾아보게 해달라는 허락을 구했다. 이후 불스와 이야기를 해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07-08시즌 시작 직전, 제리 버스와 짐 버스, 미치 컵첵과 나는 코비와 함께 미팅을 가져 가능한 트레이드에 관해 논의했다. 하지만 그들 모두 현실적인 방안을 도출해내지 못했다. 그래서 제리 버스는 코비에게 좋은 트레이드 제안이 들어오도록 기다리자고 말했다. 그 근거를 이야기 해주며 코비에게 이렇게 말했다.
“기가 막힌 다이아몬드가 있어. 그래, 4캐럿이라고 하자. 그걸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 4개랑 바꿀래? 아니지. 너를 그렇게 보내게 되면 너 만한 가치를 가진 선수를 얻을 수가 없어.”
나는 코비에게 연습 며칠을 빠지고 깊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었다. 난 코비가 꼭 돌아오리라 믿으면서도 코비의 딜레마를 이해했다. 말도 안 된다. 코비를 잏는 것은 레이커스에 너무 큰 타격일 것이고, 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코비와 나는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왔고 지난 두 시즌 간 더 강한 유대감을 쌓아왔던 것이다.
‘코비가 과연 남을까 떠날까?’하는 질문은 마치 짙은 먹구름처럼 팀 전체에 드리웠다. 나머지 선수들은 불확실함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나는 코비의 결정은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는 팀에 다시 헌신하고 돌아오는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코비가 오던 말던 우리는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했던 것이다.
인생의 다른 부분들과 마찬가지로 교훈은 언제나 똑같다. 환경이 변해도. “땔감 구해 놓고, 물도 길어 놓고.”
첫댓글 가넷이 올뻔 했던건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네요ㅠ
재밌네요 ㅋ드라마 보는것같아요 다음화 기대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다음은 가솔이 등장할 차례 같네요. 기대되요ㅎ
너무재밋습니다 ㅎㅎ 감사해요!!!
재밌네요ㅎㅎㅎ 딱 제가 nba보기 시작했을 즈음의 일이네요
이때는 진짜 답답했죠. 05-06시즌플옵으로 레이커스도 치고올라갈줄 알았는데 오히려 06-07시즌은 제자리걸음 혹은 퇴보해버렸으니...거물 트레이드는 쉽지않고 정작 코비가 틀드될뻔했으니...그래서 가솔이 오기전 07-08시즌에 그렇게 갑자기 서부 일위로 치고올라갈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렇게 그가 옵니다...역대 최고의 사기 트레이드;;
오~이땐 그누가 가솔이 올꺼라 예상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