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로 알아보는 나의 건강상태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들의 가슴에는 항상 손수건이 달려있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지만 아직도 요즘 같은 환절기가 되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콧물에 시달리곤 한다. 일반적으로 '콧물'하면 비위생적이며, 귀찮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콧물은 어떤 구성물로 되어있으며, 왜 흘리는지, 콧물로 인한 질환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 올바른 이해를 통해 알맞게 대처해 보자.
# 콧물을 왜 흘리나 의학적으로 콧물 혹은 비즙은 콧속의 살에서 분비되는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코안의 자극에 따라서 혹은 코안의 이상반응을 억제시키기 위하여 분비되는 방어기전으로 생각하면 된다.
즉, 감기 혹은 공해로 인하여 콧물 분비가 많아지는 것은 호흡기의 시작인 콧속의 방어 반응으로서, 감염의 예방이나 이물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생리적 현상으로 이해하면 된다. 다만, 과도하게 분비되는 콧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콧물을 귀찮고 비위생적으로 생각하지만, 콧물의 기능은 중요한 신체반응임에 틀림이 없다. 이 같은 콧물분비는 코 안의 살의 분비선과 혈액세포, 신경자극에 의하여 복합적으로 분비되는 것으로, 신체의 방어작용, 코살의 윤활제역할, 코살의 운동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물질로 구성돼 있나 콧물은 코안의 점막이라는 곳에서 분비되는 일종의 체액으로서, 염증세포, 당류, 점액 그리고 다양한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코 안이 감염된 경우에는 이러한 콧물에 세균과 그 분해물을 포함하기에 혼탁하고 노란 화농성 콧물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산업발달과 대기오염으로 인한 화학물질의 자극으로 코안의 점막이 자극을 받고 또한 신경자극의 원인으로 수양성 콧물도 보이게 된다. 이러한 수양성 비루는 코안의 점막이 만성적으로 비대해지면서 생성되며, 이렇게 분비된 콧물은 주로 점액과 당류를 포함하게 되어 화학자극으로부터 콧살을 보호하게 된다.
콧물은 신체의 생리적인 반응으로 만약에 분비량이 많아진다거나 혹은 색깔과 성상이 보통 때와는 다를 경우에는 조기에 원인을 찾아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콧물이 많다는 것은 신체의 보호기능으로 이해해야 하므로, 질환으로 이환되기 전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조기콧물은 신체의 방어기전
그러나 무조건 콧물을 흐르지 않게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흔히 유소아의 경우 감기에 쉽게 걸리게 되고, 감기라고 하는 상기도 감염 후에는 콧물을 많이 흘리는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 이와 같이 콧물을 흘리는 것은 생리현상이며, 감염을 방지하는 좋은 생리반응이다.
따라서, 초기에 콧물을 억제하는 약물 등을 조기에 사용한다면 오히려 신체의 방어기전을 억제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므로 감기증상의 초기에 보이는 콧물을 억제하는 약을 쓰는 것이 아니라 콧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치료를 하여야 2차 감염이나 합병증 없이 치료를 할 수 있다. 또한 모든 콧물이 감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함부로 항생제 등의 남용도 피해야 한다. # 콧물로 의심되는 질환은 콧물 하면 떠올리는 것이 감기와 독감이다. 감기와 마찬가지로 독감도 콧물과 재채기가 나고 코가 막히는 증상이 생긴다. 하지만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 전신근육통, 관절통, 쇠약감 등 전신증상이 훨씬 심하다.
또 독감에 걸리게 되면 기관지가 손상되고 2차로 세균 감염이 일어나 '세균성 폐렴'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감기는 독감에 비해 쇠약감이 약하고 고열이 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전염 경로는 비슷하다. 독감과 감기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콧물 등 분비물로 오염되거나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서 공기로 전염된다. 독감은 증상이 생기기 하루 전부터 전염이 시작되며, 증상이 생긴 후 5일 이상 병을 퍼뜨릴 수 있기 때문에 독감에 걸린 아이들은 1주일 정도 쉬는 것이 좋다.
감기는 대개 증세가 심하지 않고 저절로 낫는 병이기 때문에 휴식과 수분, 영양섭취를 하며 환자가 불편해하는 증상(기침, 코 막힘 등)을 줄여주면 된다.
독감도 감기처럼 증상 위주로 치료하며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단 감기와 달리 독감은 병이 회복될 즈음에 다시 열이 나고 기침과 누런 가래가 생기는 등 2차 감염에 의한 폐렴이 생길 수 있다.
또 맑은 콧물에 재채기가 연발하면 알레르기 비염이다. 재채기와 코막힘, 기침 등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다. 2차적으로 염증이 생기면 몸살감기처럼 열이 나며, 근육통이 오기도 해 혼동하기 쉽다. 알레르기 비염이 감기와 다른 점은 눈이 가렵고 붓고 충혈되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맑은 콧물이 나다가 시간이 지나면 누렇게 변하는 것도 감기와 구별되는 점이다. 또 감기는 10일 정도면 호전되지만 알레르기 비염은 약을 먹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지속된다. 알레르기 비염이란 예민한 코 점막이 콧속으로 들어오는 이물질에 과민하게 반응해 일어나는 증상. 단번에 완치하기는 불가능하다. 우선 원인이 되는 물질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며 원인을 알아냈으면 이를 피해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을 가라앉히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항히스타민제, 점막수축제, 스테로이드제 등의 약물 요법이다. 항히스타민제는 가려움증, 재채기, 과다한 콧물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최근에는 콧속에 국소적으로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로도 사용된다.
또 끈끈하고 누렇게 계속 흐르는 콧물이 지속될 때는 축농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일반적인 콧물 감기는 1주일 안에 낫는다. 감기 증상이 5일 정도 지난 뒤에도 악화되거나 10일 이상 지속되면서 누런 콧물이 나오고, 코 가래가 목 뒤로 넘어가 기침이 나온다면 축농증일 가능성이 높다.
아침에 일어난 뒤 눈곱이 많이 끼거나 얼굴에 심한 압박감, 두통 등이 함께 나타나면 거의 확실하다. 축농증은 코 주위의 4쌍의 '부비동'이라는 공간에 공기 대신 고름이 차는 증상이다.
가장 흔한 축농증의 원인은 바로 감기다. 따라서 축농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우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
고, 감기에 걸렸다면 축농증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조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 습도는 40~60%로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먼지나 공해물질이 많은 곳은 피하고 밀폐된 실내에서는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도록 한다. 코털을 너무 많이 자르거나 코를 후비는 습관은 좋지 않다.
이준규 경향신문 의학전문기자ㆍ보건학박사
눈물 날 때 콧물이 흐르는 이유
슬플 때 우리는 눈물을 흘리게 된다. 눈물은 눈물샘에서 만들어지는데 흘러 넘쳐서 눈 밖으로 흐르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것을 흔히 눈물이라 부른다. 이때 콧물도 함께 흐르는 경우가 많다.
슬플 때 나오는 콧물은 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눈에서 나오는 눈물이 콧속으로 흘러내리는 것이다. 눈물과 콧물이 함께 나오는 것은 눈과 코 쪽의 통로가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원래는 눈에서 나오는 것이니 눈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코에서 나오니 콧물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요즘에는 연기자들이 실감나는 눈물연기를 선보인다. 안약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콧물도 함께 나온다면 진짜 눈물연기임을 확신할 수 있다. 오히려 감기환자의 콧물이 묻은 손을 눈이나 코에 갖다 대면서 전염되는 것이 가장 많은 원인이다. 따라서 감기 환자는 콧물이 다른 사람이 만질 수 있는 곳에 묻지 않도록 잘 처리해야 하고 손 씻기를 잘 하는 것이 감기의 전파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