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든 아버지의 모범 성 요셉
¶ 요셉은 약혼자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했다는 전갈을 받는다.
그는 자신 앞에 닥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을 두고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요셉은 꿈에 나타난 천사의 말을 듣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동참한다(복음).
예수님을 기르신 요셉 성인의 축일입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혼인과 가난한 가정, 말 못하며 감당해야 했던
요셉 성인의 삶의 무게를 헤아려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셉은 한 인간으로서 겪어야 하는 배신감과 온갖 번뇌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보여 줍니다.
길길이 뛰며 억울해하지도 않고,
당시의 엄격한 형벌의 잣대를 들이대지도 않습니다.
약혼자 마리아가 임신했다면 그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고,
조용히 파혼하기로 마음먹었을 뿐입니다.
바로 그때, 요셉은
천사가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고 하는 꿈을 꿉니다.
그 희미한 꿈 하나 믿고 요셉은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입니다.
오로지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마리아에 대한 깊은 신뢰와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상대방을 대할 때 상처 받지 않게 해 주고 배려하는 것,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믿고 그 사랑을 놓치지 않는 것,
그래서 어떤 불이익도 기꺼이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운명을 기꺼이 떠안는 것,
이것이 요셉 성인의 모습입니다.
이 땅의 모든 아버지가 자신의 인격으로 드러내야 할
하느님의 아버지상입니다.
모든 남성은 요셉 성인의 이런 모범을 배워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기도할 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한 인간으로서 체험하신 아버지 모습이
바로 ‘요셉’이었습니다.
그대로 표현하면, 하느님께서 요셉을 통하여
당신의 아버지상(像)을 드러내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셉은 우리 모든 아버지의 모범일 수 있는 것입니다.
나자렛 성 요셉 성당
예수님께서는 고향인 나자렛 회당에 가서 가르치시자 말씀을 들은 유다인들은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마태 13,55)하고 놀라워 한다.
그리고 같은 내용을 전하고 있는 마르코 복음은 예수님을 가리켜
“저 사람은 목수”(마르 6,3)라고 부르고 있다.
이와 같이 예수님은 공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
나자렛에 살면서 요셉으로부터 목수의 일을 배웠을 것이다.
이곳에는 이미 비잔틴시대부터 기념 성당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곳에 요셉의 작업장이 있었으며, 성가정이 살았다고 여겨진다.
이 성당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수도원 성당으로 사용되다가
1914년에 다시 지어진 것이다.
성당 안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면 요셉의 작업장과 물 저장소
그리고 비잔틴 시대의 세례터 등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