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많이 다녀보지만
아마 죽을 때까지 내나라를 돌아다녀도 다 못볼만큼 아름다운 곳들이 많다.
어디인들 안좋을까마는 그래도 차들이 막히지 않고 여유롭게 1박2일로 다녀올 수 있는 괜찮은 여행지를 추천한다.
바로 전라도로 떠나는 1박2일의 아름다운 여행.
부안-고창-무안-목포-진도-강진-보성으로 코스를 잡아보자.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곳을 다니지 않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써억 괜찮은 코스이기에 좀 무리를 한들 괜찮을 듯 싶다.
수도권에서 출발한다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자.
아마 세시간정도면 첫 번째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부안의 격포와 채석강이다.
변산반도 서쪽 끝자락 격포항에 자리잡고 있는 채석강.
이 채석강은 중국 당나라 시선 이태백이 강물에 뜬 달을 잡으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채석강과 모습이 비슷하다고 해서 같은 이름이 붙어진 바닷가이다.
마치 책을 포개 놓은 듯 했다.
그리고 그 포개진 책 위로 자그마한 돌탑들을 쌓아 두었다.
이곳을 찾았던 많은 이들이 아마 그 어떤 바램을 빌면서 쌓았으리라.
1.5㎞가량 해안 절벽으로 이뤄진 채석강은
가지런한 지층과 구불구불한 습곡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연체험 학습장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습곡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세월의 무게가 저절로 느껴질 정도다.
저녁의 채석강의 모습은 가히 절경이다.
이곳 채석강에서의 일몰풍경은 서해 3대 낙조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장관이다.
바람 부는 날은
격포항에 에 가지 말아라
치마말기를 뒤집어쓰고 허옇게 달려드는
파도 속속곳
물귀신 된 서방 따라 채석강에 몸던진
미친년 파돗소리, 물 냄새를 맡으며
흔들리는 방파제를 따라 걷노라면
연인들의 낙서가 바닷새 되어 날아간
우뚝 선 등대, 끝나 버린 방파제가 싫어서
뒤돌아선다
옛날의 기억들은 섬을 떠돌다
훨훨 격포항을 떠나는구나
손잡은 연인들은 바람 따라와
빛 고운 얼굴을 붉히는구나
절벽은 비밀한 틈새를 열고
한낮에도 파도를 받아들이고
아, 바람 부는 날은
격포항에 가지 말아라
투명한 수족관에 몸 가두려고
뜰 앞의 꽃밭을 벗어버리고
연인들은 격포항으로 모여드는 구나
- 정군수님의 <격포항> 시 중에서 -
격포항을 빠져나오면서 곰소항을 들리면서 점심식사를 하자.
아마 여행을 자주 떠나는 이들은 잘 알리라.
전라도 음식의 명성을...
이곳도 그랬다.
관광지인데도 마치 가정에서 정성스럽게 먹는 식사이상으로 정갈하고 맛이 있었다.

한상 가득 채워지는 반찬들. 그냥 탄성을 지르게 된다.
곰소항에서의 별미는 백합죽과 젓갈백반이다.
젓갈 백반에 따라나오는 반찬들.
그렇찮아도 전라도지방에서 먹는 식사는 늘 한상 가득했건만, 이번엔 젓갈들이 종류별로 한상 가득 채워진다.
물어본다.
갈치내장젓, 조개젓, 무슨젓, 또 무슨젓........기억이 안난다.
그렇게 무려 젓갈종류만 12가지 이상 나왔다.
그리고 다른 반찬까지...

두 번째 목적지는 고창 선운사에 가보자.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
아마 선운사는 모르더라도 노래 가사로, 또 시어로 많이 들어봤으리라.
이곳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때인 서기 577년에 검단선사가 창건한 유서깊은 사찰이다.
정유재란때 본당을 제외하고 모두 불타버렸지만, 광해군때 재건되었다.
창건 당시는 89개의 암자와 189채의 건물을 가지고 있는 웅장한 사찰이었지만
지금은 그리 크지않은 아담한 사찰이다.
조용하다.
아니 사찰이 참 정갈하다.
입구에서 그저 몇분정도만 걸어올라가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찰과는 달리 산속 깊은 곳에 있지 않아서 찾기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봄에 붉은 동백꽃으로 유명한 고창 선운사는 또 가을이 되면 붉은 꽃무릇으로 장관을 이룬다.
겨울의 눈이 소복히 쌓인 선운사 전경은 가히 절경이리라.
선운사를 찾으면 쓸쓸한 생각이 든다.
외롭지도 않으면서 좀 외롭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마 선운사를 노래한 음악이나 시 때문에 그 씁쓸함은 더 하리라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운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거예요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
다음 목적지는 무안이다.
갯벌로 유명한 곳, 또 낙지로도 유명한 곳..
갯벌을 거닐어 보자.
그곳에서는 끝없는 그리움이었다.
거닐어 본다.
아무도 없다.
아니, 바람소리와 멀리서 들리는 파도소리만이 귓가에 맴돈다.
눈 앞에 끝없이 펼쳐지는 갯벌엔 아마도 그동안 수없이 오고간 사람들의
발자국이 숨어 있겠지만 그러나 오늘은 아무도 없었다.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풍경인데,
그렇게 눈물겹도록 그리움이 차 오른다.
늘 떠나는 여행이지만
때론 이렇게 슬퍼지기도 한다.
이곳 무안의 갯벌에서는 잠시 외로워하기로 하자.
무안에 왔으면 낙지를 먹어야 한다는 것은 기본.
가격은 그렇게 싸진 않지만 그래도 별미였다.
날이 저물어 진다.
다음 여행지는 목포다.
작지 않은 도시이면서도,
아니 어쩌면 전라도에서 광주 다음으로 가장 큰 도시이면서도 참 깔끔하다.
"목포는 항구다!!"
그랬다.
목포는 항구였다.
비릿한 냄새가 기분좋다.
바다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말 여유롭다.
정말 멋지다.

유달산에 올라가보자.
목포를 상징하는 산이 아니던가.
높이는 228 m에 불과하지만 경사가 심해서 숨을 헉헉거리면 올랐다.
산 정상에 오르면 목포시와 다도해를 한눈에 들어온다.
아, 목포가 이렇구나..

아마 유달산 중턱쯤 올라갔을 때였을까?
어디선가 귀에 익은 노래소리가 들린다.
마치 오래된 전축에서 나오는 듯한 노랫소리.
그 음악은 산속에서, 아니 온통 바위뿐인 산에서 들려왔다.
그렇게 찾은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노래비.
목포의 눈물이란 노래는 아마 모르는 이가 없으리라.
일제하에서는 우리 민족의 '망향가'였고
해방 후에는 어쩌면 설움받는 전라도 사람들의 '시름가'였을 테니까..
사공의 뱃 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아씨 아롱 젖은 옷 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음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
님 자취 완연하다 애달픈 정조
유달산 바람도 영산강을 안으니
님 그려 우는 마음 목포의 노래
깊은 밤 조각달은 흘러 가는데
어찌타 옛 상처가 새로워지나
못 오는 님이면 이 마음도 보낼 것을
항구에 맺은 절개 목포의 사랑
목포에서 하룻밤을 머문다.
다음날 일찍 채비를 서두른다.
목적지는 진도이다.
진도로 가는 길이 참 여유롭다.
얼마 안되어 진도 입구에 도착했다.
저 다리만 건너면 진도이다.
진도대교.
멋지고 그리고 웅장하다.
불과 길이가 484 m. 너비는 11.7 m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사장교이면서 다리가 참 아름답다.
그 다리를 건넌다.
그리고 찾은 곳이 운림산방이다.
운림산방은 조선 후기 화가 소치 허유가 기거하던 그의 집이자 화실이다.
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에 있으며, 처음에 소치 허유선생이 기거했을 때에는 주변에 나무뿐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82년에 손자 허건이 복원하였고 몇번의 보수를 거쳐 지금의 운림산방으로 꾸며졌다.
운림산방이란 이름은 첨철산 주위에 수많은 봉우리가 어우러진 깊은 산골에
아침 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 모습을 보고 이름지었다.
정말 그랬다.
그곳은 그림같았다.
한가운데의 아늑한 연못은 얼마나 멋지던지..
산이 있고, 호수가 있고, 꽃이 있고, 그리고...
그곳은 천상 극락이었다.
운림산방은 허련의 3남 미산 허형과 손자 남농 허건이 남종화의 대를 이은 곳이고,
또 허백련이 이곳에서 그림을 익혀 한국 남종화의 성지로도 불리운다.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그림이 그려질 것만 같은 곳.
한편의 시가 나올 것만 같은 그곳,
운림산방은 하늘과 구름과 나무와 물이 있는
또하나의 그림속 풍경이었다.
머물고 싶었지만 또 떠난다.
이번 목적지는 강진이다.
정약용 선생이 머물렀던 다산초당을 찾아가 보자.
다산초당은 다산 정약용이 유배생활하면서 그의 명저들을 저술했던 바로 유명한 곳이다.
산 중턱쯤 있었다.
첨에 오를 땐 의구심이 생긴다.
이렇게 험한 산속에 그의 집이 있을까? 하고.
그렇게 땀을 뻘뻘흘리면 올라가서 찾은 다산초당.
그리 크지 않은 집. 깔끔하고 다소곳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다산 정약용은 조선 순조때인 1801년 신유박해로 이곳 전남 강진으로 유배왔다.
강진에서 유배생활 18년간 11년을 이곳 다산초당에서 살면서 그의 유명한 책들을 집필하였다.
다산초당은 본관인 다산초당을 비롯하여
동암과 서암 등 3개의 건물이 나란히 놓여있다.
그리고 초당과 동암 사이에는 작은 단아한 운치가 풍기는 연못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다산초당의 툇마루에 걸터앉아 있노라면 힘들게 올라오면서 흘렀던 땀들이
금방 식을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온다.

혹자들은 이곳에서 모든 것을 다 잊고 편안히 쉬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볼게다.
치만 그당시 다산 정약용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호수같은 강진만을 바라보고 있는 천일각에 앉아 멀리 흑산도로 유배간 둘째형 정약전을 그리워하며 귀향살이의 괴로움을 곱씹었을 그의 속은 아마 까맣게 타들어갔을 것이다.

남도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다산초당.
마치 시간도 쉬어갈 것만 같은 이곳을 힘들게 올라왔지만
그래도 다산 정약용선생의 체취를 느껴보는 것만으로도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또 길을 떠나자.
마지막 목적지 보성이다.
길이 참 좋다.
고속도로보다 훨씬 잘 만들어졌다.
차들도 없다.
그냥 신나게 달려 본다.
보성이라면 녹차밭이 제일 유명할 터.
그곳을 찾아보자.
보성녹차밭의 대명사격인 대한 다원 녹차밭을 찾았다.
입구의 삼나무가 멋지다.
쭉쭉 뻣어 있다.

어쨋든 이곳 대한다원은 녹차밭도 유명하지만 삼나무 숲길로도 유명하단다.
녹차밭으로 이어지는 길게 뻗은 삼나무 숲길을 그리 긴 코스는 아니지만 걷는 즐거움도 크다.
드디어 차밭을 만난다.
눈 앞으로 펼쳐진 거대한 초록.
길게 초록의 물결이 줄을 서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군대에서 근엄하게 치러지는 열병식처럼..
산허리를 온통 휘감고 굽이치는 초록의 곡선들이 눈앞에 가득 펼쳐진다.
그냥 멋지다는 표현이 절로 든다.
이래서 유명하구나.
1박2일의 긴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본다.
그래도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이번에 코엑스에서 내나라여행 박람회가 열린단다.
작년에도 이 박람회에 참석해서 많은 여행정보를 얻곤 했었는데..
이번에 열리게 되는 “2009내나라여행박람회”는 오는 2월 19일부터 2월 22일까지 코엑스 3층 대서양홀에서 열리게 되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국내여행 박람회이다.
“녹색관광으로 만나는 대한민국”을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내나라여행박람회는 주5일 근무제 확대 및 삶의 질 향상에 따라 국내여행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에 발 맞추어 국내여행의 새로운 트랜드를 제시하고 녹색체험관광의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더욱 자세한 것은 이곳 홈페이지(http://www.naenara.or.kr)를 참조해보자.
빈들녘도 이 박람회에 가 볼란다.
올핸 내나라 구석구석을 더 많이 보기 위해서..
첫댓글 어쩌면 한장도 안 보일까요?사진들이...
^^;;; 다 고쳤어요... 네이버의 글을 가져오면 사진이 보이지 않는 현상이 생긴답니다.
풍경들 넘 좋으네요. 가 본 곳들은 눈에 더욱 삼삼하구요.
무무님~~ 멘토무무로 닉네임 바꾸세요~~ 정신이 납니다~~~~~
....다른 카페 글을 옮겨 놓았을 "뿐이고"~~ 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