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긍긍(戰戰兢兢)
겁을 먹고 벌벌 떨거나 쩔쩔맨다는 뜻으로, 위기를 맞이하여 절박해진 심정을 비유하는 말이다.
戰 : 싸움 전(戈/12)
戰 : 싸움 전(戈/12)
兢 : 떨릴 긍(儿/12)
兢 : 떨릴 긍(儿/12)
아무런 걱정 없이 잘 지내는 것을 두 다리 뻗고 잔다고 한다. 베개를 높이 하여 편히 잘 잔다는 고침안면(高枕安眠)이나 배를 두드리고 발을 구르는 고복격양(鼓腹擊壤) 등이 생활에 걱정 없고 태평성대를 나타내는 말이다.
이와는 달리 매사가 두렵고 걱정스러워 겁을 먹고(戰戰) 벌벌 떨며 몸을 삼가고 조심한다(兢兢)는 이 성어다.
일상에 자주 쓰이는 이 말이 까마득히 춘추시대(春秋時代)의 민요를 묶은 시집 시경(詩經)에 처음 출전하니 3000년도 넘은 셈이다.
싸움 전(戰)은 전율(戰慄)에서 처럼 두려워한다는 뜻도 가졌다. 공자(孔子)가 정리한 시경 소아(小雅)편의 소민(小旻)에 글자대로 나온다.
바르다는 의미의 아(雅)는 주로 왕정의 흥망성쇠를 노래한 것으로 이 성어도 주(周) 말기의 악정을 한탄하고 있다. 폭군 유왕(幽王)을 풍자한 것이라 하는데 뚜렷한 근거는 대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 6연의 내용을 보자.
不敢暴虎(불감포호)
감히 맨손으로 범을 잡지 못하고,
不敢憑河(불감빙하)
감히 걸어서 황하도 못 건너네,
人知其一(인지기일)
사람들은 그 중 하나는 알지만,
莫知其他(막지기타)
나머지 것들은 전혀 모른다네.
戰戰兢兢(전전긍긍)
두려워 벌벌 떨며 삼가는데,
如臨深淵(여림심연)
마치 깊은 연못을 건너는 듯하네,
如履薄氷(여리박빙)
마치 엷은 얼음 위를 걷는 듯하네.
왕정이 쇠락하여 국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자 조심성 있는 일부 사람들이 그 악정 속에서 깊은 연못가에 있는 것처럼, 살얼음을 밟는 것처럼 불안에 떨며 조심한다는 이야기다.
매사에 신중을 기한다는 성어 여림심연(如臨深淵)과 여리박빙(如履薄氷)은 곳곳에서 인용된다.
좌씨전(左氏傳)의 희공(僖公)조에 충분한 방비 없이 적을 막으려는 왕에게 간하는 말로, 논어(論語) 태백(泰伯)편에는 증자(曾子)가 불효를 하지 않기 위해 항상 조심했다는 말로 사용됐다.
독음이 같아 자주 헷갈리는 전전반측(輾轉反側)은 돌아눕고 구른다는 전전(輾轉)이다.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 戰(싸움 전)은 ❶형성문자로 戦(전)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창과(戈; 창, 무기)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單(단; 식구들을 위해 밭에서 홀로 열심히 일함, 전)이 합(合)하여 전쟁(戰爭)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戰자는 '싸움'이나 '전쟁'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戰자는 單(홀 단)자와 戈(창 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單자는 새총 모양으로 생긴 고대의 사냥도구를 그린 것이다. 이렇게 사냥이나 무기로 사용하던 도구에 戈자가 결합한 戰자는 '전쟁'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고대에 사용하던 대표적인 무기들을 나열해 서로 다툰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戰(전)은 (1)어떤 명사(名詞) 다음에 붙어 전투(戰鬪)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명사(名詞) 뒤에 붙어 시합(試合) 또는 경쟁(競爭)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싸움 ②전쟁(戰爭), 전투(戰鬪) ③경기(競技), 시합 ④경쟁(競爭) ⑤싸우다 ⑥전쟁하다 ⑦떨다 ⑧두려워서 떨다 ⑨동요(動搖)하다 ⑩흔들리다 ⑪두려워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싸울 투(鬪),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화할 화(和)이다. 용례로는 전쟁으로 싸움에 이겨서 세운 공로를 전공(戰功), 전쟁으로 말미암은 난리를 전란(戰亂), 전투하는 힘이나 능력을 전력(戰力), 전쟁에서 얻은 이득을 전리(戰利), 전장에서 싸우다 죽음을 전사(戰死), 전쟁에서 부상함을 전상(戰傷), 전쟁이 되어 가는 형편을 전세(戰勢), 싸움에서 이김을 전승(戰勝), 같은 전장에서 함께 전투에 종사한 동료를 전우(戰友), 싸움터를 전장(戰場), 전쟁이 끝난 뒤를 전후(戰後), 전쟁이 벌어진 때를 전시(戰時), 전투에서 얻은 성과를 전과(戰果), 싸움이나 무력으로 국가 간에 싸우는 일을 전쟁(戰爭), 전쟁에서 바로 전쟁이 행해지는 지역을 전선(戰線), 전쟁을 한 자취 싸움 자취를 전적(戰跡), 몹시 두렵거나 큰 감동을 느끼거나 하여 몸이 벌벌 떨리는 것을 전율(戰慄), 전전은 겁을 먹고 벌벌 떠는 것 긍긍은 조심해 몸을 움츠리는 것으로 어떤 위기감에 떠는 심정을 비유한 말을 전전긍긍(戰戰兢兢), 절개를 온전히 지킴을 일컫는 말을 전수일절(戰守一節), 싸우기는 쉬워도 지키기는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전이수난(戰易守難), 산에서의 싸움과 물에서의 싸움이라는 뜻으로 세상의 온갖 고난을 다 겪어 세상일에 경험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산전수전(山戰水戰),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는 뜻으로 싸울 때마다 번번이 이김을 일컫는 말을 백전백승(百戰百勝), 많은 전투를 치른 노련한 장수란 뜻으로 세상일에 경험이 많아 여러 가지로 능란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백전노장(百戰老將), 고래 싸움에 새우가 죽는다는 속담의 한역으로 강자끼리 싸우는 틈에 끼여 약자가 아무런 상관없이 화를 입는다는 말을 경전하사(鯨戰蝦死), 삼국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싸움에 임하여 물러섬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임전무퇴(臨戰無退), 어려운 싸움과 괴로운 다툼이라는 뜻으로 강력한 적을 만나 괴로운 싸움을 함, 또는 곤란한 상태에서 괴로워하면서도 노력을 계속함을 이르는 말을 악전고투(惡戰苦鬪), 일을 잘못한 것이 아니라 운수가 글러서 성공 못함을 탄식하며 일컫는 말을 비전지죄(非戰之罪), 싸움을 오래 끌지 않고 될 수 있는 대로 재빨리 싸워 전국을 결정함을 일컫는 말을 속전속결(速戰速決), 앞장서서 나가 싸운다는 뜻으로 위급할 때 과감히 나서 모든 책임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정신출전(挺身出戰), 한바탕의 싸움이라도 마다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일전불사(一戰不辭) 등에 쓰인다.
▶️ 兢(떨릴 긍)은 회의문자로 克(극)을 겹쳐 뜻을 나타낸 글자로 본디 誩(경)이 음(音)을 나타내며 뒤에 글자가 兢(긍)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兢(긍)은 성(姓)의 하나로 ①떨리다 ②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③두려워 하다, 와들와들 떨다 ④굳다, 굳세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삼가고 두려워하는 것을 긍구(兢懼), 경계하고 두려워하여 조심함을 긍척(兢惕), 두려워하고 삼감을 긍각(兢恪), 조마조마하여 마음을 놓지 못하는 모양을 긍긍(兢兢), 삼가고 조심함을 긍계(兢戒), 삼가고 두려워함을 긍황(兢惶), 두려워하고 조심함을 빙긍(氷兢), 전전은 겁을 먹고 벌벌 떠는 것이고 긍긍은 조심해 몸을 움츠리는 것으로 어떤 위기감에 떠는 심정을 비유한 말을 전전긍긍(戰戰兢兢)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