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이 12일 울산시 동구 염포부두에서 유관기관 합동으로 지난 9월28일 발생한 석유제품운반선 선박화재 정밀감식을 하고 있다. |
|
지난 9월 28일 울산 염포부두에서 발생한 석유제품운반선 화재ㆍ폭발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감식이 시작됐다. 울산해양경찰서가 12일 낮 12시께 화재가 발생한 2만5881 톤급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선적 케이맨 제도ㆍ승선원 25명)에 대해 합동감식에 들어갔다.
이날 해경을 비롯해 소방, 한국가스안전공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7개 유관기관에서 나온 20여명이 참여해 약 3시간 동안 감식을 진행했다.
해경은 폭발화재가 시작된 곳으로 추정되는 9번 우현탱크 주변의 갑판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9번 탱크와 인접한 탱크 내부에 진입해 정밀감식도 했다. 그러나 처음 폭발한 9번 우현탱크와 중앙탱크에는 내부에 남아있는 화학물질 때문에 진입하지 못했다.
당시 9번 우현탱크에 보관 중이던 스티렌모노머(SM)가 경화작용(물질이 단단해지는 현상)으로 고체화 됐는데, 이 물질을 제거해야만 탱크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선주사는 굳어있는 스티렌모노머를 어떻게 배출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이로인해 9번 탱크의 정밀감식에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감식 결과는 약 2주 뒤에 나올 예정이다.
현재까지 화재ㆍ폭발 원인은 스티렌모노머의 중합 반응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합반응은 분자가 결합해 더 큰 분자량을 가진 화합물이 되는 현상으로, 이 과정에서 열과 압력이 발생한다.
실제로 9번 탱크에 실려있던 스티렌모노머는 온도가 올라가면 폭발적으로 중합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사고 직전에도 선박의 온도가 상승하고, 7분간 유증기가 분출되는 등 징후가 감지됐다.
해경은 선장과 1등 항해사 등을 대상으로 사고발생 전 온도상승 인지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아울러 이번 감식을 토대로 사고선박의 선원 등 과실여부를 중점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28일 오전 10시51분께 울산시 염포부두에 정박돼 있던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거센 불길은 이 배 옆에 정박 중이던 6583t급 석유제품운반선 `바우달리안`호(선적 싱가포르ㆍ승선원 21명)로도 옮겨 붙었다.
울산해경과 소방당국은 인명구조에 나서 1시간여 만에 두 선박에 탑승한 외국인 선원 총 46명을 무사히 구조했으나 하역 근로자, 소방관 등 총 18명이 부상을 입었다. 김홍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