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ven RIngs Ch..19, Destiny's Children: Part II

[ToXiC_KR]

오늘 정말 아깝게 패배했군요. 전과 같은 폭발력을 보여준 파마를 주축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최근 엄청난 모습을 보여준 존 월을 제어하지 못해 패배했습니다.  4Q의 존 월은 정말 언터쳐블이더군요. 파마가 블락을 했던 게 파울이 불렸는데 그게 두고 두고 생각이 나네요. 불타는 월의 기세를 한 풀 꺾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하는 데요.. ㅠㅠ 그나저나 네네의 활약은 속상하네요. 레이커스 골밑을 상대로 인사이더의 폭발이라니. 영 반갑지 못한 모습이군요. 솔리드한 골밑의 수비수가 필요한 거 같습니다. 파우가 수비에서 좀 더 힘을 내주길 바랄 수 밖에요.

원래 19화까지만 하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이왕 한 김에 영광의 리핏까지는 해야겠더군요. 20화까지 올려보겠습니다. 부족하지만 읽어주시는 분들 다들 감사드리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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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후, 어느 날 나는 닉스에서 선수생활을 함께 했던 윌리스 레드로부터 위로의 전화를 받았다. 나는 우리 선수들이 더 성장하여 이번 파이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말했다. 윌리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자네가 결국에는 지라는 뜻에서 선수들을 내버려 둔 줄 알았어. 그래야 그 끔찍한 기억에서 뭔가 배울 거 아니겠어?”

“맞아. 사실 이런 건 직접 겪어야 가장 잘 이해되니까.”

그날 이후, 우리 선수진에게 더 이상 격려 따위는 필요치 않았다. 08-09시즌 대비 트레이닝  캠프에서 나는 선수들의 눈 속에서 전에 본적 없던 모종의 불꽃을 보았다. 피쉬는 이렇게 회상했다.

“파이널까지 올라가서 패배하는 것만큼 배알 꼬이는 경험은 없죠. 당시, ‘이제 가까이 왔구나’하는 생각에 바람직하지 못한 오프시즌을 맞았었는데 ‘아직도 이렇게 멀구나!‘ 싶더라구요. 그 패배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봤어요. ‘정말 우리가 이걸 원하는 것인가?’

캠프 첫날부터 모두의 머릿속의 정답은 ‘그렇다’로 귀결되었다. 피쉬는 이어 말했다.

“‘더 이상 우리의 발목을 잡을 것도 없고, 얼마나 오르락내리락 하든지 우리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충분히 터프하다. 그러니 우린 모든 걸 해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죠. 실제로도 그랬구요.”

트레이닝 캠프 기간 동안 우리는 플레이오프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웠는지, 이것이 어떻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선수들은 우리 팀이 그렇게 강한 팀이 될 수 있었다는 것에 놀랐던 면도 있지만 충분히 피지컬하지 못해 우승까지는 거머쥘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보스턴에게 패하는 동안 파우는 소프트하다는 딱지가 붙었는데 우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이러한 인식 자체를 바꿔버려야 했다.

이 당시 나는 선수들의 모습에 감탄했다. 그 전해에는 시스템을 익히는 데에 노력을 했다면 그 해에는 서로에게 더 맞춰가는 플레이를 보여줬고 이를 통해 더 팀으로서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내가 “스피릿과 함께 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이런 것이다. 종교적인 의미의 스피릿이 아니다. 혼자서는 이뤄낼 수 없는 것을 이룩해내기 위해, 그 어떤 위험이라도 감수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주는 과정. 그 과정에서 생기는 깊은 동료애 같은 것이다. 이러한 서로 지지하는 것은 다른 팀원의 약점을 커버해주거나 필요하면 파울을 하는 것, 또 팀원이 상대편 선수에게 애를 먹을 때 도와주는 등의 긍정적인 모습을 낳기도 한다. 팀이 이렇게 하나로 뭉칠 때 코트 안팎에서 비로소 팀원들은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행동을 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이를 통해 즐겁고 자유분방하게 플레이 할 수 있고, 설령 다투는 일이 생길지라도 상호간의 존중이 바탕이 된다.

08-09시즌의 레이커스는 그런 팀이었으며, 시즌이 진행될수록 선수들의 혼은 더욱 강해져갔다. 내가 가르쳐본 팀 중 가장 재능 있는 팀은 아니었다. 신체 능력이 가장 압도적인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선수들 간의 강한 유대감이 때때로 코트 위에서 기적을 일으켰다. 이 당시의 레이커스의 모습 중 내 맘에 가장 들었던 것은 선수들이 함께 성장하며 게임을 배워나갔다는 것이다. 이때쯤에는 선수들도 서로를 잘 알아 한 팀이 되어서 상대 팀을 좌절시킬 수 있었다.

우리 팀의 스피릿을 잘 반영했던 선수중 하나는 루크 월튼이다. 명예의 전당 헌액자 빌 월튼의 아들인 루크는 어린 시절부터 BQ를 타고났다. 애리조나 대학에 몸을 담궜던 루크는 2003년 레이커스에 드래프트 됐지만, 초기에는 스스로의 역할을 찾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루크가 보통의 스몰포워드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위협적인 점프슛도, 슛을 창조해낼 수 있느 능력도 타고나지 못했다. 하지만 루크는 볼을 움직이고 게임을 조율하기를 좋아헀다. 또한 사이드를 전환하는 플레이(역자 주: 위크사이드로의 패스)에 또한 능했는데, 이는 트라이앵글 오펜스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였다. 보통 감독들은 이러한 능력에 좋은 점수를 주지 않지만 나는 루크가 그 능력을 계속해서 개발해내도록 독려했다. 결국 팀 공격을 이끄는 중요한 선수로서 거듭날 수 있었다.

여느 젊은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루크는 감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었다. 게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하거나 본인의 실수로 인해 팀이 패배라도 하는 날에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팀원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꺼렸다. 나는 감정의 기복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잘한 날도 못한 날도 중도를 지켜야한다는 메시지를 루크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덕택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괜찮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동기부여방식도 조금 달랐다. 가벼운 터치를 좋아하는 선수들과는 달리 루크는 더 도발적인 방법이 필요했다. 가끔은 루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기 위해 일부러 루크를 괴롭혔다. 다른 때에는 압박감을 잘 견뎌내는지 알아보려 연습 중에 어려운 상황에 몰아넣기도 했었다. 

루크는 이에 대해 이렇게 회상한다.

“끔찍했어요. 감독님이 뭘 하는지도, 왜 이러는지도 모르기 일쑤였죠. 심지어 설명조차 안 해주셨으니까요. 스스로 알아내기를 원하셨던 거죠.”

몇 년 후 루크는 내가 가르치려 했던 것을 스스로 배웠음을 느껴 경기에서 자연스레 좋은 팀 플레이어가 될 수 있었다.

이 기간 동안 더 좋은 팀플레이어가 될 수 있었던 또 다른 선수는 코비다. 피쉬가 돌아혼 이후, 더 포용하는 식의 리더십을 익혀갔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과거의 코비는 예를 보여줌으로서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하고, 결장을 최대한 피하며, 다른 팀원들에게 코비 자신과 같은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효과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모두와 공감할 수 있는 리더의 모습은 갖추지 못했었다. 팀원에게 말을 한다면 대체로 이런 말이었다.

“젠장 다 필요없고, 공이나 내놔. 난 더블 팀 당해도 상관없으니까(Give me the damn ball. I don’t care if I’m being double-teamed).”

이러한 방식의 리더십은 역효과를 낳곤 했다. 루크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공 달라고 우겨대는 코비와 코트에 함께 있다. 벤치에는 감독님이 아무 것도 신경 쓰지 말고 패스해야 할 곳에 패스하라고 지시하신다.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감독님의 말도, 코비의 말도 모두 받아들여야 했다. 그 점이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코비는 변하기 시작했다 원정에서 팀원에게 전화를 하거나 저녁에 초대하는 등, 팀을 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코비에게 있어 팀원은 더 이상 볼 셔틀이 아니었다. 동료였던 것이다.

루크도 이러한 변화를 느꼈다. 코비가 갑자기 그에게 다가와 전에 없이 긍정적인 방식으로 이야기 했다. 루크가 3번 연속 슛을 놓쳐서 절망하고 있으면 코비는 이렇게 말했다.

“야 괜찮아. 그딴 거 신경 쓰지 마. 나한테 3연속 미스는 좆도 매 게임마다 있는 일이야. 그러니 그냥 계속 던져. 다음 슛은 들어갈 거야(C’mon man, Don’t worry about that shit. I miss thre straight shots every fucking game. Just keep shooting. The next one’s going in).” 

이에 대해 루크는 이렇게 말한다.

“리더가 죽일 듯이 노려보지(giving death stare) 않는 대신 저렇게 이야기해요. 그러면 다음 슛을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죠.

시즌 처음 17승 2패로 시즌을 시작한 레이커스, 그 기세는 2월이 되도록 식을 줄 몰랐다. 그렇게 2월이 되자 나는 셀틱스와 캐벌리어스를 꺾기 위해 조금씩 힘을 아껴야겠다고 생각했다. 플레이오프 전에 방전을 겪게 할 수 는 없었다. 물론 당시 우리 팀의 가장 긴 연패는 각각 매직과 스퍼스에게 당했던 고작 2연패, 우리는 65승 17패로 서부지구를 재패했고 캐벌리어스를 제외한 모든 팀을 상대로 홈코트 어드벤티지를 지킬 수 있었다.

당시 내 가장 큰 걱정은 긴박감이 없는 팀의 분위기였다. 정규시즌을 너무 쉽게 겪었고 재즈와의 1라운드 역시 4-1패로 낙승을 거두었다. 더 피지컬한 농구를 하며 덤벼오는 상대는 어떻게 상대할까 하는 걱정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내 걱정은 로켓츠와의 2라운드에서 곧바로 일어났다.

서류상으로는 로켓츠는 우리의 상대가 아니었다. 로켓츠는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와 디켐베 무톰보를 잃은 상태였다. 또 우리는 바이넘과 가솔의 더블팀으로 로켓츠의 주력 야오 밍을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3차전, 야오가 다리 부상을 당하고 나가자, 애런 브룩스 – 셰인 베티에 – 론 아테스트 – 루이스 스콜라 – 척 헤이즈(6-6)의 스몰라인업으로 우리에게 대항했다. 이 전략은 적중했다. 우리 팀의 무력한 수비는 그렇게 무너져 시리즈는 2-2 동률을 이뤘다. 라마는 이 게임이 ‘올 해 최악의 게임’이었다고 말했다.

우리의 스피릿이 흔들리는 것 같기도 했지만 스테이플스 센터로 돌아온 5차전, 우리는 로켓츠를 118대 78로 압도하며 승리의 함성을 지를 수 있었다. 이 점수차는 1986년 이후 레이커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이룩한 최다 점수차였다. 하지만 우리는 또 다시 기운을 잃어버려 6차전에서 패배했다. 코비는 극심한 경기력의 편차를 비판했다. 물론 본인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는 마치 두 개의 인격이 레이커스에 공존하여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어떤 성격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어지는 7차전, 이런 모습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처음부터 강도 높은 디펜스를 펼치기로 결심했던 우리는 한 단계 더 수준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중요한 블락을 하는 등 파우가 고군분투했고 코비는 조던틱한 수비를 선보이며 패싱 레인을 차단했다. 피쉬와 파마는 번갈아가며 브룩스를 잘 막아주었고 앤드류는 14득점 6리바운드 2블록을 기록하는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는 결국 로켓츠의 야투율을 36%로 묶고 리바운드를 55대 33으로 압도하여 89대 7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코비는 그 게임이 끝나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작년 이맘때 모두가 우리를 최강의 팀이라 일컬었지만 우리는 파이널에서 걸레짝처럼 쳐 발렸어. 올해에는 그런 칭찬, 지금 아니라 파이널이 끝나고 듣겠어.”

그 점 말고도 우리가 배운 것은 더 있었지만 나는 팀이 개인주의로부터 깨어났음이 가장 기뻤다. 아 이미 깨었던 걸지도 모르겠지만.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해서 만난 덴버 너겟츠는 다른 모습을 가진 상대였다. 코비로부터 ‘곰’이라는 별명을 얻은 훌륭한 슈터, 카멜로 앤써니를 비롯해서 과거에 레이커스를 무찌른 두 선수, 천시 빌럽스와 케년 마틴을 상대해야했다.

덴버는 1차전부터 끈질겼다. 우리는 4쿼터에만 18점을 넣는 등 총 40점을 기록한 코비의 영웅적인 활약 속에 종이 한 장 차이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이어진 2차전에서 우리는 14점 차이를 날려먹고 106대 103으로 패배했다. 나는 바이넘의 약한 허슬과 수비에 실망하여 오돔을 주전 라인업에 넣어 에너지를 더 보탰다. 이 점도 효과를 발휘했지만 당시 내가 가장 놀란 것은 4쿼터에 팀원들이 보여준 정신력의 회복(resilience)이었다. 4쿼터에 타임아웃이 선언 됐을 때 피쉬가 모두를 모아 그가 해온 말 중 가장 인상 깊은 말을 했다. 

“우리가 누군지를 보여줄 때다. 우리의 운명을 향해 한 발짝 내딛을 수 있는 때야.”

그 말 효과를 보였다. 1분 9초가 남았을 때 코비가(41점) J.R 스미스 머리 위로 3점슛을 성공시켜 96대 95로 역전을 거둘 수 있었고 36초가 남았을 때 트레버 아리자가 케년 마틴의 인바운드 패스를 스틸하여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하지만 시리즈는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4차전에서 우리는 너겟츠에게 다시 한 번 패배했다. 승부의 분수령을 5차전이었다. 우리는 5차전에서 너겟츠의 활동성을 역이용하여 너겟츠를 공격할 아이디어를 구상해냈다 코비와 파우가 더블팀을 피하는 대신 수비를 끌어 모아 오돔과 바이넘에게 오픈 찬스를 주는 방법이었다. 그렇게 너겟츠가 더블팀을 자제하면 코비와 파우가 공격하는 것. 그렇게 103-94로 승리를 거둔 우리 팀은 이틀 후 이어진 덴버와의 게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우리는 셀틱스를 파이널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랜도 매직이 7차전에 이르는 캐벌리어스와의 혈투 끝에 승리를 거두어 파이널에 올라왔다. ‘올해의 수비수’ 드와이트 하워드 주축으로 라샤드 루이스를 비롯하여 무수한 3점 슈터들이 포진한 팀이었다. 나는 매직이 (비록 가넷은 없었지만) 셀틱스를 꺾고, 르브론 제임스를 위시한 캐벌리어스까지 꺾어냈음에 놀랐다. 하지만 매직이 트로피를 들어올리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 

코비도 같은 생각이었을까.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1차전에서 40점을 퍼부었다. 내가 파이널에서 본 점수 중 가장 큰 점수였다. 그간 우리는 하워드를 잘 제어하여 12점으로 묶을 수 있었고 100대 75로 승리했다. 2차전은 농구의 신께서 우리와 함께 해주신 경기였다. 코트니 리가 게임 위닝 앨리웁이 될 수 있던 마지막 앨리웁을 놓쳐 게임을 연장전까지 이어갔고 결국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3차전을 위해 올랜도로 갔을 때, 매직은 되살아났다. NBA파이널 기록인 62.5퍼센트의 야투율을 기록한 매직 앞에 우리는 108대 104로 석패했다. 허나 누가 알았으랴. 이 패배가 피쉬 인생 최고의 활약을 할 밑거름이 될 거라는 걸.

클러치 슈팅으로 유명했던 피쉬는 4차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가 경기 종료 4.6초를 남겨두고 3점차로 뒤지고 있던 때 피쉬는 그 전에 시도했던 5개의 3점슛을 모두 놓쳤던 상태. 하지만 이랬던 상황에도 피쉬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마다하지 않았다. 수비수 자미어 넬슨이 멍청하게도 코비에게 가기 위해 뒤쪽으로 물러나 있었던 것. 피쉬에게 파울해서 자유투 2개만 줄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를 빌미로 우리는 게임을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종료 31.3초 전. 동점상황. 피쉬는 다시 한 번 드라마 같은 3점슛을 성공시켜 94대 91로 점수차를 벌렸다.

외쳐라 그 이름. 데릭 피셔.

하지만 이건 영화가 아니었다. 아직 한 게임이 더 남아있던 것이다. 5차전이 시작하기 전에 이미 미디어는 라커룸에 들어와 우승하면 어떨 거 같은 지 따위의 질문을 쏟아냈다 트레이너 방으로 갔을 때, 코비와 라마는 챔피언십에 관해 퀴즈 따먹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문을 닫고 분위기를 바꿨다. 평소 게임 전에 하던 이야기대신, 나는 의자를 당겨 앉고 말했다.

“일단 마음을 좀 진정시켜 보자.”

그렇게 5분간 침묵 속에서 호흡을 맞추었다.

그 이후 코치 브라이언 쇼가 전략 설명을 위해 보드를 들고 왔다. 하지만 쇼가 보드를 펼치자 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쇼는 말을 이었다.

“아무 것도 안 그렸어. 너희들 스스로 이 팀을 이기기 위해서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잖아. 나가서 팀원 서로를 위해 또 서로와 함께 플레이해라. 오늘 이 시리즈를 끝내자.”

멋진 스피치였다.

코비가 30득점을 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2쿼터에 리드하던 우리는 그 이후 계속해서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게임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코비는 코트 한 가운데서 펄쩍 펄쩍 뛰어대며 팀원들과 함께 승리를 자축했다. 그러더니 나에게 다가와 나를 끌어안았다.

이때 서로에게 무슨 말을 했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코비의 눈을 보고 최고로 감동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승리의 순간임과 동시에 코비와 내가 다시 뭉친 그 전부였던 것이다. 코비 눈 속의 그 프라이드와 기쁨, 이를 보자 함께 겪어왔던 여정 속에서 겪은 힘든 순간들이 달콤한 인고의 열매로 바뀌었다.코비에게 있어 그 시간은 부활의 순간이었다. 더 이상 사람들이 샤크 없이는 절대 우승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을 마치 중국의 물고문 같다고 얘기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이 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나에게는 증명의 시간이었다.. 레드 아워백의 우승 기록을 깬 것, 그 자체로도 너무 영광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더 의미 깊었던 것은 우리가 우승을 이뤄낸 과정이었다. 함께 해냈다. 완벽하게 하나 된 팀으로서 이뤄낸 값진 승리였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즐거웠던 것은 이기적이고 바라는 것 많던 코비가 팀메이트들이 원하는 리더로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이 과정 속에서 코비는 무언가 바라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주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리더십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팀원로 하여금 스스로 가고 싶게 만드는 미학인 것이다. 

[kertesz]

잘 읽었습니다. 정말 그립네요.

[코베 가넷]

가장 재밌었던 팀이 07-08레이커스라면 가장 강했던팀은 08-09레이커스인 것 같습니다. 이때는 젊음의 에너지와 벤치의 힘이 높이와 조화를 이뤘다고 보거든요.
09-10시즌부터는 점차 전자는 사라지고 높이에 의존하는 느낌이었고....물론 휴스턴과의 2라운드에서 차포 다 땐 휴스턴한테 벼랑끝까지 몰릴때는 참 아찔했었죠.
파이널에서는 당연히 4차전이 기억이 남습니다. 지금은 피셔의 2방의 3점만이 주로 회자되지만 막판 5점차에서 코비와 가솔의 멋들어진 속공이 기억나네요.
대단한 플레이였지만 그때보면서는 이제와서 뭐냐하는 느낌만..;;; 근데 그 플레이덕에 4차전을 잡을수 있었죠.

[The Dark Knight Rises]

공감합니다. 07-08시즌이 재미는 있었지만 08-09는 터프함에 진지함이 더해져서 정말 강해졌었죠.

[농협우유]

글만 읽어도 그당시 한경기 한경기가 머리속에 떠오르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The Dark Knight Rises]

번역 항상 감사합니다. 덕분에 추억을 살리면서 즐겁게 읽고 있어요.

[Coach K]

와...시간 가는줄 모르고 열심히 정독하였네요!!! 매번 감사드립니다! ^^ 마지막 필의 리더쉽에 대한 멘트가 인상적이네요~팀원들 스스로 가고싶게 만는거다라~ㅎ

[[LAL]코도주]

이제 마지막화만 남겨놨군요 ㅠㅠ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