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SK와 LG의 경기가 열린 인천 문학구장. 경기 시작 2시간전 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비가 화제가 됐다. 특히 조범현 SK 감독과 박노준 SBS 해설위원의 선수 시절 비에 얽힌 재미있는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 감독과 박 해설위원이 OB(현 두산) 선수로 한솥밥을 먹던 1987년, 빙그레(현 한화)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홈팀 감독에게 우천으로 인한 경기 취소 결정 권한이 있었다. 그때 OB는 선발투수가 믿을만한 선수였고, 상대 빙그레는 땜질 선발이었기에 OB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 당시 OB 김성근 감독은 억지로라도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물론 구단직원들은 스펀지까지 동원해가며 경기장의 물을 빼내느라 고생을 해야 했지만 귀중한 1승을 챙길 기회였기에 군말이 없었다.
하지만 꼼수가 늘 통하는 것은 아니었다. 1회에 4점을 내며 상큼한 출발을 보인 것까지는 예상대로였지만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당시 빙그레 간판 타자 이강돈에게 사이클링 히트를 내주며 역전패 당한 것. 특히 사이클링히트라는 대기록을 헌납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비’였다. 사이클링히트에사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3루타. 당시 OB 외야수가 비 때문에 시야에 방해를 입어 아웃될 타구를 흘리는 바람에 3루타를 만들어줬던 것이다.
조범현 감독은 “지금은 경기위원이 경기 취소 여부를 결정해 오히려 편하다”면서도 “오랫동안 원정경기를 하느라 선수들이 지쳐 오늘 하루 쉬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경기위원들은 비가 그치자 곧바로 경기 개최를 결정했다. 지금은 꼼수를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다.
[인천] 송용준 기자
첫댓글 글쿠나...몰랐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경기 위원!!~~팬!~~이 하자면 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