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佛 껐다… 16강 불 밝혔다
U20월드컵 조별리그 화끈한 출발
캡틴 이승원 1골-1도움 맹활약
190cm 이영준 머리로 추가골
26일 오전 온두라스와 2차전 격돌
이승원(오른쪽)이 23일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전반 22분 선제골을 넣은 뒤 주먹을 불끈 쥐고 기뻐하고 있다.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한 이승원의 활약으로 한국은 2-1로 이겼다. 멘도사=AP 뉴시스
20세 이하(U-20) 월드컵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이 강팀 프랑스를 꺾고 순조롭게 출발했다. 2013년 U-20 월드컵 챔피언 프랑스는 올해 대회 우승 후보 중 하나다. 한국은 직전 대회인 2019년 준우승했다.
김은중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23일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두 팀의 경기를 앞두고 대부분의 스포츠 베팅 사이트는 한국을 언더도그(이길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팀)로 봤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22분 터진 이승원의 선제골과 후반 19분 이영준의 추가 골을 앞세워 조별리그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승원은 이영준의 헤더 골에 프리킥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1골 1도움의 활약을 했다. 한국은 후반 25분 프랑스에 페널티킥 골을 허용했다.
이 경기가 끝난 뒤 FIFA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승원과 이영준의 골은 한국이 프랑스를 꺾기에 충분한 전력이라는 걸 보여준다”고 전했다. 한국이 U-20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꺾은 건 처음이다. 1997년 대회에서 2-4, 2011년 대회에서는 1-3으로 패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프랑스는 우승 후보 전력이어서 수비 뒤 역습 전술을 준비했었다”며 “프랑스의 거센 공격을 좋은 수비로 막아줬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경기장에서 뭘 해야 하는지를 알고 경기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 승리의 주역이 된 이승원은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동료의 장점을 살리는 플레이, 동료들을 뒤에서 받쳐주는 조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승원은 프랑스전에서 골도 터트리고 도움까지 기록하면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승원은 “이번 대회 4강 이상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세 이하 월드컵은 인생에 한 번뿐일 대회이기 때문에 후회 없이 뛰어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7세 이하 대표팀에는 뽑힌 적이 없던 이승원은 김 감독의 눈에 들어 처음으로 연령대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선수다. 김 감독은 이승원을 발탁하자마자 그의 팔에 주장 완장을 채웠다. 이승원은 대표팀 승선 후 첫 경기이던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캡틴 역할을 맡았고 골까지 넣었다. 김태민 U-20 대표팀 수석코치는 이승원을 두고 “개인 기술과 기동력 모두 뛰어나다. 볼을 지킬 줄 알고 연결 능력이 좋다”고 칭찬했다.
한국의 두 번째 골을 넣은 이영준은 키 190cm, 몸무게 83kg의 탄탄한 체격을 지닌 공격수다. 이영준은 “세트피스 훈련을 많이 했는데 (프리킥 상황에서) 득점해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영준은 피지컬이 좋기 때문에 한 번 터지면 폭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승점 3을 챙긴 한국은 이날 온두라스를 2-1로 물리친 감비아와 함께 F조 공동 1위로 나섰다. 24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는 4개 팀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 2위 12개 팀과 3위 6개 팀 중 성적이 좋은 4개 팀이 16강에 오른다. 16강전부터는 단판 승부의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한국은 26일 오전 6시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