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삐약..'
안녕 삐약아. 히히. 언니가 잘 돌봐줄게!"
'삐약삐약..'
꼬마언니, 나두 잘부탁해.
이봐 꼬마언니. 그만좀 쓰다듬어. 난 정말 사람손이 내몸에 닿는게 진저리 난다구.
켁켁! 그렇게 꽉잡지마! 난 연약한 병아리라구. 인간과는 차원이 다르게 약하다고!
알을깨고 나온지 17일만에 난 주인을 갖게되었다.
그렇다. 나는 학교앞에서 파는 500원짜리 병아리이다
오늘따라 하늘이 맑다. 내가 태어나서 본 하늘중에 가장 맑은 하늘이다.
솔직히 맑은 하늘이 뭔지 잘 모른다. 뭐 내 맘에 드는게 맑은하늘이지 뭐.
"삐약아, 잠깐 여기서 기다려봐. 언니 금방 올게."
'삐약..'
정말이지. 무책임한 주인같으니라고.
이렇게 차가운 바닥에 내려놓고 도망가다니.
아 피곤하고, 춥고, 목마르고, 졸립다.
마악 알을 깼을때 처럼 으슬으슬 몸에 한기가 돈다.
알을 깼을 때 나는 왠 기계안에 들어있었다.
엄마를 필사적으로 찾았으나 엄마따윈 어디에도 없었다.
"삐약아, 다행이야. 엄마가 없다."
이봐 꼬마. 자꾸 그렇게 꽉잡지말라구.
안그래도 짧은인생인데 더 단축시키고 싶은거야?
주인은 문을 열더니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은 다행히도 굉장히 따뜻해다.
"삐약아, 배고프지? 맘마먹자.히히."
'삐약삐약..'
"자아. 요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초콜렛이야!"
'......'
이런 바보같은...
지금 나보고 이걸 먹으란 말이야?
이봐. 아무리 어리다지만 기본 개념은 있어야지.
병아리는 모이를 먹고 산다구. 절대 초콜렛따위는 먹지않아!
어라? 이 꼬마좀 보게.
못먹는다니까 입에다 막 강제로 넣어버리네.
켁켁! 너무 크다고! 병아리는 초콜렛 따위는 못먹는다니까!
"삐약아! 맛있는거야 얼른먹어!"
'삐약삐약..'
"삐약아.."
이봐. 그렇게 애처롭게 보지 말라구.
병아리가 초콜렛을 먹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모이를 달라고 모이를!
아니 그 초콜렛말고..
아휴..
"우아. 병아리다!"
"어 오빠! 우리 삐약이야."
'삐약..'
"민주야, 오빠 삐약이 잠깐만 빌려줘."
"싫어! 우리삐약이는 나랑만 놀꺼야!"
'......'
"내놔! 쪼끄만게!"
"으아아아앙~ 왜 때려!"
'삐약삐약..'
"자. 여기 500원. 됐지? 이제 저리가서 미미인형가지고 놀아."
"싫어! 빨리 삐약이 줘!"
'삐약삐약..'
"너! 그럼 어제 초콜렛먹고 양치안한거 엄마한테 이른다!"
"칫. 이르면 일름보다!"
유치해서 못봐주시겠군..
왜애? 개미똥꾸녕아 메롱 그런건 안하니?
아휴 빨리 모이나 달라구 꼬마언니!
아님 마실물을 주던가!
왜 말귀를 못알아 들어.
"민주야, 오빠 초콜렛도 줄게. 자아."
"우아! 여기 삐약이 여기있어.대신 금방다시 갖다줘야돼!"
'삐약삐약삐약삐약..'
이런. 날 버린거야 꼬마언니?
이런 나쁜주인.
고작초콜렛 하나에 날 팔아넘긴거라고? 이렇게 귀엽고 깜찍한 나를?
그리고 이녀석은 뭐야?! 살만뒤룩뒤룩 쪄가지고. 이런인간은 태어나서 처음보네.
어라? 어디로 데리고가는거야 이 뚱보녀석아!
내려놔! 밖에 춥단말이야!
내말은 먹힐리가 없지.. 내말을 알아듣는게 더 이상한거지..
스산한 바람이 내솜털사이를 오싹하게 만든다.
하늘이 맑은대신 아주 춥다.
"혁주야, 왠 병아리야?"
"응. 이거 민주가 사왔어. 우리 이거가지고 놀자."
'삐약..'
"그래! 우리 병아리 날 수 있나 실험해보자!"
"응? 민주가 쫌이따가 다시 갖다 달라는데?"
'.....'
"왜애! 어쩌면 병아리가 날수도 있잖아? 재미있을꺼야!"
"정말? 그럼 해보자."
'삐약삐약..'
내가 어떻게 나니 말랑깽이야.
뚱보녀석 귀는 드럽게 얇아가지고!
나 죽는꼴 보고싶어?
이 앙증맞고 조금한 날개로 어떻게 저 하늘을 날 수 있겠니?
바보들아, 그만둬.
난 아직 17일밖에 못살았단 말이야.
유치원에서 안배웠니? 병아리는 못날잖아!
'띵!'
"왔다! 우리 10층에서 해보자. 적어도 10층은되야 날 수 있지 않겠니?"
"응!"
'.......'
10층이라고..?
난 계단 한칸에서 떨어져도 무섭단말이야!
10층에서 떨어지면 난 묵사발이 된다구!
아..
차라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게 더 마음 편할지도 모르겠다..
그래 어짜피 인생도 짧은데 뭐.
좀더 기간이 단축된것 뿐인데 뭐.
근데 왜 자꾸 서글프지..?
난 아직 엄마얼굴도 못봤는데..
'띵!'
"오. 얼른해보자."
"빨리빨리!"
'......'
뚱보녀석이 창밖으로 손을 쭉 뻗는다.
밑바닥이 보인다.
생각보다 훨씬 높은 높이다.
하아.. 닭들도 잘 못나는데 어쩜 병아리가 여기서 날수 있겠니..
하늘이 보인다.
맑은하늘.. 안녕. 스산한 바람도 안녕. 꼬마언니도 안녕.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웠어.
나 이제 하늘을 꿈꾸려해.
저 맑은 하늘로 비상하는거야!
"어 떨어진다!"
"뭐야!! 못날잖아!"
못난병아리 하늘을 꿈꾸다..
아 난 이제 죽는건가..?
어라. 왜 땅바닥에 닿질 않는거지?
어어어어어!!!!!!!!!!!!!!!!!!!!
내가 날고 있잖아?!!!!
바람을 가르는 느낌이 나질않지만 분명 공중에 떠있다.
저기 저 바닥에 조금의 피가 고여있고..
내 조그마한 시체가 떨어져 있다.
난 하늘을 난다.
못난병아리 하늘을 꿈꾸다..
이건 기적이야!
"삐약아! 삐약아!"
'.......'
"삐약아! 모이 먹자!"
'삐약..'
꿈이었나?
난 역시 병아리일 뿐이야. 500원짜리 병아리.
하지만 난 하늘을 날 수 있을지도 몰라!
언젠간 날게 될꺼야!
못난병아리 하늘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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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핬-_- 오렌지에이드..
다시왔씀돠=ㅅ=
갑자기 병아리가 생각나서..
뭐 망작이란건 알지만.. 새벽에 쓴 성의를 봐서라도..ㅠ
무플은 민망해>////<
첫댓글 와 꿈이였군요 정말 하늘을 날면서 죽은 자길 보는지 알고 놀랬어요 ..병아리도 하늘을 날고 싶었나보다 그런꿈을꾸게
>_< ♥ 리플캼챠 병아리는 마음한구석탱이로는 하늘을 꿈꾼것이죠ㅋ
와, 소설 진짜 잘 쓰세요! 저도 이렇게 순수하면서 이쁜 소설 쓰고 싶어요(즐) 왁,병아리 꿈이라서 안타까울까요,아니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안심할까요? .........막이래ㅋㅋㅋㅋㅋ 잘 읽고 갑니다!
>_<ㅋㅋ 리플캼챠 순수하다라... 왠지 나한테 안어울리는데요..;;;ㄷㄷ...
우와, 머, 타조랑 닭도 그런 꿈을 한번씩 생각하겠죠. 히히(^^)
^-^ 리플캼챠 ㅋㅋ 그러켔쬬?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