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다음 이미지 검색-
레베카의 로맨틱 파리컬렉션 시리즈 마지막은 샹젤리제거리에서 시작된다
그녀도 첫번째 센강변의 작은 책방 주인공처럼
미국의 작은 마을에서 이곳 파리로 온다
세계 최고의 향수 제조회사에서
조향사로서의 자격을 인정받고
자신의 상품을 제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 독후감 역시도 내용 스포가 없다
그녀가 고민하면서 다녔던 공원이나
특별한 장소, 거리 등등의 추억소환 이야기다
밤이 훨씬 예쁜
이 샹젤리제 거리에서 그녀는 좌충우돌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파리가 낯선 그녀에게
경쟁자들의 방해공작도 만만치 않다
그녀는 이 화려한 샹젤리제 거리의 고급스런 아파트를 제공받는다
참가자 모두 입이 떡 벌어진다
향수의 모든 제조장과 연구실 등이 함께 있는 화려한 건물로 묘사된다
하긴 이 샹젤리제 거리에 화려하지 않은 건물이 있었던가
파리에서의 우리 숙소는
복층구조의 에어비엔비였는데
사진에서보다 좁아서 실망했었다
그래도 이 발코니 덕에 숨통이 틔였었다
아침식사 장소로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내가 샹젤리제를 좋아하는 이유는
화려한 명품숍이 많아서도 아니고
멋쟁이 건물들이 많아서도 아니다
인도가 차도보다 넓고 시원스럽기 때문이다
그냥 가슴이 확 트이면서
길을 걸을 때 여유가 생긴다
(실제 측정은 해보지 않아 증명할 길은 없음)
이 거리의 나무들은 프랑스식 정원수답게
네모 반듯반듯하게 깎아줬다
튈르리정원의 나무도 이렇듯 반듯반듯 깔끔하게 이발시켜놨다
15전 리도쇼를 감상했던 그 극장이 보이니 반갑다
리도쇼
화려한 스팽클이 눈부시던 그 무희들의 의상과
한없이 높게 올려 하늘거리던
머리 위의 깃털들
그리고 현란한 춤과 웃음
네스프레소 본점이 있는 노천카페에서 마신 커피
여행중 마셨던 가장 비싼커피 답게
맛있는 마카롱도 서비스로 나왔다
걷다가 걷다가 아름다운 노천카페에 앉아 마시는 커피는
그야말로 달디달다
파리라는, 샹젤리제라는 향기가 들어있으니 더할나위 없이.
개선문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샹젤리제 거리와
장방형으로 시원스레 뚫린 도로들이 아주 깔끔하다
개선문을 둘러싼 도로 숫자를 세다가
어느 순간 잊었다
12개 였던가
이 책의 주인공 델이 미션을 성공하기 위해
달려갔던 노트르담
그녀는 파사드가 있는 쪽으로 갔겠지만
난 노트르담의 뒷쪽을 더 좋아하기에
이 뒷편의 공원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지금은 불에 타서 무너져내린 탑을 한창 복원중이겠지만
어서 빨리 이 모습 그대로 복원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성당 가득
찬양의 울림이 차오르길.....
델이 한참 힘들어 할 때
가까이 지내는 경쟁자이자 동료인 렉스라는 남자가
그녀를 이끌고
이 곳 몽마르뜨 언덕엘 데려온다
수많은 계단길을 택해
나는 두번 다 택시나 승용차를 타고 편하게 올라갔네
내려 올 때는 물랭루즈가 있는 계단길로 내려왔지만
그 곳에선 고삐풀린 망나니가 되어
돌아다닌다
화가들의 그림도 감상하고
그림 그리는 모습도 감상하면서
가위로 오려만든 초상화를 볼 때마다
그 곳이 자꾸만 생각난다
이 샤크레퀘르 성당은 파리의 가장 높은 언덕에서
파리를 다 껴안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 곳에서 해가 질 때까지 있어보는
버킷리스트 하나 지운 날이다
해가 지면서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면
파리는 전혀 다른 얼굴이 된다
델, 그녀도
이 물랭루즈에서 술김에 마음에 있는 말을
의지와 상관없이 쏟아내기도 했었지
술 맛을 모르는 나는
이런 대목에서 부러움을 느낀다
좀더 새로운 향수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녀에게
튈르리 정원과 오랑주리, 오르세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등은
많은 영감을 주는 곳으로 묘사된다
특히 튈르리 정원을 천천히 산책하는 일은 거의 일과처럼 된다
우리도 미술관에 일찍 도착한 날
오랑주리 오픈시간을 기다리며
콩코드광장을 내려다보던 그 시간들이
참 기억에 남는다
콩코드광장은 거의 차한테 다 내어주어
( 마치 회전교차로 느낌?)
오벨리스크만 우뚝 솟아있는 느낌이 든다
내 눈길은 멀리 에펠이한테로만 자꾸 향한다.
미술관을 나오며
테이크아웃해온 커피 들고 산책하는 길은
그림으로 마음부자된 기분이 들어 커피맛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잠시 쉬다가 잠깐 잠이 들기도 했던 짠딸
남편도 잠들었나 보네
점심 먹을 장소를 찾다가
이 곳을 떠나기가 싫어
이 공원 안의 음식점에서 먹기로 했었지
편안한 야외에서 점심을 먹으며
탁월한 선택을 연신 외치고 있는 우리들.
소풍나온 기분을 만끽했었다.
저 초록색의 편안한 의자에서 델로 아름다운 향을 찾아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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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전날 만들어놓은 작품 앞으로 다시 달려가 보면
실망스럽게도 밤새 성분들이 서로 싸워서 갈라서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
씁쓸하고 이상한 향을 풍길 때가 있었다
하지만
별 기대없이 다시 돌아가 보면
희망을 담고 아름답게 반짝이는 불빛처럼
달콤한 향기를 풍기는 성공작이 나를 맞이할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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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의 아름다운 향 속엔
이렇듯 조향사들의 고통이 함께 들어있는 것이리라.
이 튈르리 정원의 아름다운 꽃들과 싱그러운 나무들만 봐도
좋은 영감이 생길 것 같다
각 계절별로 얼마나 다양한 향이 조합될 지
나한테까지 맡아지는 기분이다
그녀가 좋아한 일 중엔
해질녘 루브르에 가는 일이었다
우리도 낮에 루브르를 관람하고
일부러 야경을 보러 이 곳으로 걸어왔었다
피라미드안으로 들어갈 때 안에서 찍은
루브르 궁 지붕이 너무 예쁘다
관람 중 다리좀 쉬려고 찾았던 카페에서는
정말 일어서고 싶지 않았었다
이런 명당 프리미엄주고 팔아야 해요
해질녘의 루브르는 환상이었다
피라미드에 불이 들어오고
촘촘히 노란 등이 켜지면 정말이지 떠나기 싫어진다
그래서 파리에서의 시간은
숙소에 도착하며 11시가 가까울 때도 종종 있었다
그녀가 찾아다닌 많은 미술관들
건물의 내장과 핏줄 모세혈관까지 모두 밖으로 내 놓은 듯한 퐁피두 미술관
건물 자체만으로 놀라웠다
오르세에서의 교과서 속의 그림이나 작품을 발견하는 기쁨
그리고 미술관 카페 라캄파네의 멋진 인테리어와 찻잔
한번쯤 델이 미라보다리를 찾아가 주길 내심 기다렸는데
그녀는 끝내 미라보다리를 찾아가지 않았다
오랑주리에 있는 로랑생 그림을 보면서
미라보다리로 달려가는 주인공을 상상했는데
그녀는 샤넬 초상화만 보고
아뽈리네르는 끝내 외면하고 말았다
구릿빛이 섞인 초록의 다리 미라보
저 다리위에서 보낸 시간이
파리에서의 어떤 시간보다 감정에 충실해졌었다
나에게 있어 파리는
바로 미라보다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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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보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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