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전례 없는 상황"... SNS 통해 불안감 확산
의사단체 "인력 유출 심각... 응급실 안정화 계획 시급"
보건당국 "의사·간호사 확보 위한 모든 정책 동원할 것"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델타병원 응급실이 의사 인력 부족으로 지난 주말 이틀 연속 야간에 문을 닫으면서 지역 주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프레이저헬스는 지난 22일 토요일, 델타병원 응급실이 같은 날 밤 9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임시 폐쇄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23일 일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24일 월요일 오전 6시 30분까지도 응급실 운영이 중단됐다.
이번 조치는 응급실에 있던 환자들이 의사 근무시간 종료 전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프레이저헬스는 델타병원의 응급의료서비스가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응급실 폐쇄 소식에 지역 주민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당혹감을 표출했다. 페이스북과 레딧 등에서는 인구가 많은 지역을 담당하는 병원 응급실이 폐쇄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프레이저헬스 측은 현재 델타병원 응급실이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의료진 부족과 환자 증가 문제가 지역적으로 심각하게 체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 당국은 인력 부족 시에도 가능한 모든 대안을 모색한 후에야 마지막 수단으로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BC주 보건부는 응급실이 항상 열려 있을 것이란 신뢰가 무너지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국제 의료인력 면허 취득 가속화와 간호사 유치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델타병원만이 응급실을 닫은 유일한 의료기관은 아니었다. 인테리어헬스도 같은 주말 메릿의 니콜라밸리 병원과 클리어워터의 헬름켄 메모리얼병원 응급실을 임시 폐쇄했다.
의사단체는 응급실 폐쇄의 근본 원인으로 의사와 간호사 부족 문제를 지적하면서, 의료인력 양성 확대와 근무환경 개선, 행정 부담 감소를 위한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C주 간호사노조에서는 특히 작은 농촌 지역 응급실 폐쇄가 일상화되는 현상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노조 측은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한 의료진 이탈이 지속되는 한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프레이저헬스에 따르면 델타병원 응급실은 주말 밤 평균 20여명의 환자가 방문하며, 대부분은 경증 환자들이다. 응급 상황에서는 911을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