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원 아버지 "왕따 없어져야"
- 구본원 女친구 "무언가 결심한 듯" 울먹
- 고대 이종도감독 "가혹행위 없었다"
- 역대 야구선수 주요 사망사건
고려대 입학 예정인 야구 선수의 자살 사건을 둘러싸고 경찰이 전면 재수사에 나서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안산공고 3년생 구본원(19)의 자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의정부 경찰서 형사계는 유족들의 요구에 따라 이종도 고려대 감독과 코칭스태프, 구본원의 룸메이트, 입학예정 동기생들과 2, 3학년 선수들 등 관련자를 18일 오전부터 소환해 사건을 전면 재조사하기로 했다.
선배들의 집단 따돌림을 제기한 구본원의 여자 친구 이 모양(18)도 소환 조사를 받게 된다.
사체에 대한 육안 검사 결과 구타를 당한 흔적이나 약물을 복용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여자 친구인 이 모양이 “합숙을 시작하자 마자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다. 선배들의 집단 따돌림을 괴로워했다”고 증언해 옴에 따라 경찰은 18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부검 결과 특별한 사인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집단 따돌림이 확인 될 경우 피해자측은 고려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구본원은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에 있는 고려대 송추 구장 내 웨이트트레이닝장 철봉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앞서 구본원은 이날 새벽 0시 반께 여자친구 이 모양과 마지막으로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SK에 2차 5번으로 지명됐지만 고려대 진학을 결정한 구본원은 6일부터 송추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대학 입학 예정자들은 입학 결정과 동시에 합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위장장애를 앓고 있어 동기들보다 2달 가량 늦게 팀에 합류했다.
안산공고 시절 주로 2루수를 맡았던 구본원은 발이 빠르고 타격 자질이 뛰어나 톱타자 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종도 고려대 감독은 “어린 선수가 꽃도 피우지 못하고 가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구타행위는 결코 없었다”고 밝혔다.
고려대 체육위원회(위원장 임수길)도 18일 부검결과가 나오는 대로 대책회의를 열고 보상 등 학교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