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비단벌레처럼
- 공주님께 바치는 불사(不死)의 연가 -
어두운 고사목 속에서의 4년의 깊은 잠을 아시는지요
단 한 철,
찬란히 비상할 그대와의 조우를 위해
나무의 살을 씹어 삼키며
스스로를 깎아낸 빛의 인고(忍苦)였음을 말입니다.
원앙의 깃털은 계절의 변덕에 이내 바래고
꽃잎의 붉은 입술은 낙화의 문턱에서 지건만
그대를 감싼 나의 마음은 썩지 않는 키틴질 방패가 되어
천 년의 적막 속에서도 기어이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색소 하나 섞지 않은 나의 이 순수한 초록은
그대 눈길 닿는 각도마다 무지개로 피어나는 연서(戀書)이니
세상의 풍파가 우리를 사정없이 흔들어도
그대 나를 보는 눈결에 따라
나의 진심은 매 순간 처음인 듯 새로운 빛깔입니다.
쪽샘 44호분,
차가운 흙더미가 심장을 눌러와도
황금의 곁을 끝내 떠나지 않았던 저 날개처럼
나의 사랑도 투조판(透彫板) 아래 숨죽여 엎드려
그대 가시는 길, 가장 눈부신 발자국이 되겠습니다
이것은 썩어 없어질 육신의 수의(壽衣)가 아니라
다시 깨어날 그대를 기다리는 불사(不死)의 약속이니,
먼지 쌓인 세월을 뚫고 찬란히 솟구칠
아름다운 부활(復活)의 아침을 향한 나의 기원입니다
보십시오,
1,500년 침묵이 지나도
결코 흐려지지 않는 나의 서늘한 영롱함을
부서질지언정 바래지 않는 나의 맹세이니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다시 올 천 년을
오직 구조색(構造色)의 일편단심으로 남기를
작가 註
경주 쪽샘 44호분, 어린 공주의 유물을 마주하며 저는 단순한 화려함이 아닌 '영원'과 '부활'의 기원을 보았다.
비단벌레의 빛은 생물학적 색채를 넘어, 사랑하는 이를 죽음 너머로 인도하려 했던 신라인들의 가장 뜨거운 기도였다.
1,500년의 시간을 견뎌낸 저 초록빛 날개의 고백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바래지 않는 사랑'의 의미를 전하길 소망한다.
사진의 초록빛은 비단벌레의 껍질이다.
천년이 지나도 변색하지 않고 발굴되었다.하나의 작품을 만들려면 수백,수천마리의 비단벌레가 필요했다.
처음엔 비단벌레를 일본에서 수입해서 만들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가장 최근에는 밀양 표충사 부근에서 발견되었고,
지금 인공수정을 통해 방사,연구 중에 있다!!
첫댓글 수천마리의 비단벌레의 날개 껍질이
천오백년이 넘어도
썩지도않고 변색 탈색도 되지않는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
고대 신라의 또하나의 놀라운 미스테리 입니다
일본 사학계 에서는 일본의 전통기법으로
우기다가 현재는 신라의 독창적인 공예 예술로
일본으로 전수된것으로 인정받고 있읍니다
아직도 청록색의 영롱한 신비한 빛깔과 광채를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의미있는 역사정보에 신기한님께 감사합니다
세상은 아는만큼 보이고 들리는 것이니까요!
늘 수고가 많으십니다!!
비단벌레의 등껍질, 신라인의 고유한 비법이 오늘날에 재탄생되었네요.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비는 개었지만, 비 온 뒤의 쾌청함이 좋네요.
실지로 비단벌레를 복원한 현장을 작년에 다녀왔습니다.
경이로운 것들이 세상에는 많습니다.
먼 말씀인지
잘은 모르지만
대단한 정보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신기한님 ~^♡^
공주님 말 안장에도 수백마리의 비단벌레가 들어갔지요!
변색하지 않는 그 무엇을 위하여!!
와우 ㅡ대단하네요
1500년이나 흘러도
변하지않은 비단벌레
껍질이라니
신기하기만 하네요
좋은글에 감사드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