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강좌 - 한국에서 방문하신 한의사이신 韩선생님의 글입니다. 참고하셔서 건강에 도움이 되시기 바랍니다.
1. 건강이란?
건강이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생활에 활력이 넘치는 상태를 말한다 할 수 있습니다. 소득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높아질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웰빙(well being) 열풍이 거세게 불어 건강에 상당한 지출을 하고 있으며, 건강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만, 대부분 건강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이유로 오히려 지나친 관심이 건강을 해치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의 생명력, 즉 생체 에너지를 생기(生氣)라 하여 이를 건강의 원천으로 여겨 다양한 養生法(양생법)들과 치료법들이 개발되어 왔습니다. 이 生氣는 양측 腎臟에서 시작하여 五臟六腑를 움직이는 원동력입니다. 생기를 보존하는 것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요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생기를 더욱 쉽게 표현하면, 이는 消化力(소화력)이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화력은 단순한 위장의 연동운동을 말하는 것만이 아니며, 섭취한 음식물을 각각의 장기의 협응적인 운동으로 氣化(기화), 즉 에너지화 시켜 생활을 가능케 하며 항상성을 유지시켜주는 힘을 의미합니다. 소화력이 좋으면 생기가 넘치는 것이고, 소화력이 약해지면 피로, 무기력해지고, 장기의 기능들이 떨어지면 나태, 우울, 분노, 슬픔, 두려움 등의 심리적인 문제들도 나타날 수 있게 됩니다. 소화력이 넘치는 사람은 육체적인 노동과 정신적인 부담을 무난히 견딜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이 생기, 즉 소화력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약300년 전 조선시대의 허준이란 名醫(명의)는 東醫寶鑑(동의보감)이란 책에서 질병을 精氣神血(정기신혈), 五臟六腑(오장육부), 外形(외형) 등으로 구분했습니다. 정기신혈은 靈(영), 魂(혼), 精神(정신)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오장육부는 좀 더 형이하학적인 내장기의 균형을 말하며, 외형은 筋骨格系(근골격계)의 균형을 말합니다. 즉, 사람의 건강함이란 첫째 정신적인 조화와 안정, 둘째 내장기의 원활한 운동성, 셋째 외부 근골격계의 균형 상태 등이 모두 유지되고 있을 때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으며 이 세 가지 모두 원활할 때 우리의 생기, 즉 소화력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각자가 이 셋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전혀 알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예전에 춘추 시대의 황제내경에서는 '通卽不痛, 不通卽痛'이라 하여' 소통이 잘 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하여 건강하지 않으면 아프다고 말하였으나, 실제 건강이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과는 큰 관계가 없는 것을 많이 관찰해왔습니다. 증상이 심해서 병원을 찾게 되는 사람은 사실 운이 좋은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번 돌아가신 위암환자는 전혀 소화불량을 겪지 않았다가 우연히 CT촬영을 하다가 위암 말기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6개월 뒤 돌아가셨습니다. 어떤 분은 요추의 심각한 변형이 있었으나, 요통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단순히 소화불량을 호소하였습니다. 그 환자분은 요추의 치료 후 소화불량이 사라졌습니다. 이는 우리가 자각하는 것과 질병은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건강을 위한 세 가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2. 정기신혈
정기신혈은 책에서 보아온 것보다는 약간 심리적인 내용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은 사유하는 동물입니다. 우리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단순히 배가 부를 때 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행복하다고 느끼는 상태가 건강에 큰 영향을 줍니다. 여러 논문에서 발표되었듯이 다양한 감정상태가 혈류순환과 내장기의 운동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요? 이것은 제가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불행한 상태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습니다. 自己愛(자기애)는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으며 자기애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것은 우리의 엄마입니다. 엄마는 먹여주고 재워주고 죽음으로부터 아기를 빈틈없이 지켜주는데 만3세까지 아기는 엄마와 정신적으로 완전히 유착되어 있습니다. 만약 이 유착이 깨어진다면 아기는 외부로부터 공격당한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죽음에 대한 공포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살기위한 욕구를 강하게 가지게 되는데 이를 심리적 愛着(애착)이라 정의합니다. 우리가 성장하면서 어려서 만들어진 애착은 무섭게 커지게 되는데, 먹고 싶고, 가지고 싶고, 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 등으로 사람마다 다르게 발달합니다.
어떤 환자는 고등학교에서 1등을 하다가 2등을 했다고 학교를 그만두고 그 이후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하게 되어 치료를 받으러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2등이면 무척 공부를 잘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그 학생은 1등을 해야 합니다. 왜? 부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입니다. 결코 공부가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부모는 우리를 지지해주는 가장 강력한 정신적인 원천입니다. '엄마는 오로지 내꺼!'라서 우리가 1등을 하던지 꼴찌를 하던지, 매일 실패를 하더라도 안아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만약 부모가 우리를 평가하는 도구를 가지고 매일 점수를 주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완벽하지 않다면 부모가 우리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하게 된다면 얼마나 무서울까요? 이것은 어린 시절 엄마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거나 외면당한 경험으로 유착관계가 깨어지면서 얻어진 것입니다. 그게 엄마의 잘못된 행위 때문이 아니라 사건을 받아들이는 아기의 왜곡된 시각에서 온 결과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단단한 성격과 욕구를 가지게 됩니다. 이를 방어기제라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연약한 피부위에 단단한 깁스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이 건드려지면 분노가 폭발하기도 하고 감정의 깊은 수렁에 빠지기도 하죠. 그런데 우리는 평상시에 이런 방어기제가 있다는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난 원래 그렇게 만들어 졌어' 이렇게 치부하고 넘어가는데 우리가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순간에도 무의식 속에 있는 방어기제, 즉 성격은 우리의 의식과 동행하고 있습니다. 해부학적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고 의식하고 있는 기억은 뇌의 해마체에 저장되고, 성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의 기억은 뇌의 편도체에 저장됩니다. 무의식적인 기억은 우리가 마음대로 꺼내 쓸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기억하는 우리의 모습과 실제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은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편도체의 무의식적 기억 속에 어둡고 건강하지 못한 愛着(애착)이 강하게 발달한 사람이 평상시에는 비교적 유쾌하고 건강한 사람으로 살아가다가도 만약에 충격 또는 상처를 받게 된다면, 무의식의 영역은 우리를 한순간에 지배하게 됩니다. 평범한 사회생활을 하다가 충동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종종 각종 매체를 통해 만나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는 우리에게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반듯하게 놓인 물건이 만약 비틀어져있으면 마음이 불편하지요? 이것저것 살짝 비틀어 놓겠습니다. 이상해요. 반듯하게 놓고 싶어 안달이 납니다. 물건은 언제부터 반듯하게 놓여 있었을까요. 반듯하게 놓이기 위해 만들어졌을까요? 무의식 속에 만들어진 强迫(강박)적인 신경증이 우리를 불편하게 합니다. 내 가까운 동료가 건망증이 심하다든지. 정리를 잘 안한다던지, 약속을 잘 안 지키는 등의 우리가 볼 때 심각한 문제들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바로 잡아주고 싶어집니다. 대화로 잘 해결되면 좋지만 고집이 센 친구라 우리의 충고를 잘 듣지 않는다면 그다음 우리는 점점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어떤 날은 일을 마치고 집에 갔는데 하루를 정신없이 보냈다는 마음이 우리로 하여금 폭식을 하게 하기도 합니다. 배가 부르지만 더 많이 먹어서 뭔가를 보상받고자합니다.
제가 여기 계신 분에게 지폐 한 장을 드렸습니다.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 선을 베풀기도 하지요. 그런데 왠지 기다려집니다. 처음에는 그 누군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눠 주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하는 은근한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돌아올 기미가 보이질 않는군요. 저도 모르게 초조해집니다. 그 사람은 왜 베풀지 못하는 거지? 이런 의문을 품어보기도 하고 내 선행이 부족하지 않았나 자책을 해보기도 합니다. 그럼 우리는 처음부터 돌려받을 생각을 하고 선행을 베풀었던 걸까요. 깊은 내면에는 부끄럽게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무의식에는 남을 기쁘게 해주는 것보다는 남에게 보호받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옳은 일을 하고도 스스로 불행에 빠지기도 합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갔는데, 우리의 가족이 무척 화가 나서 우리를 괴롭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옆에서 만약 히죽히죽 웃고 있다면, 아마 집밖에서 잠을 자야할 지도 모릅니다. 대부분 곁에 있는 사람이 불행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우리는 똑같은 감정 상태에 빠지기 쉬워집니다. 우리 안의 누군가가 엄청난 분노를 감추고 옆에 앉아있다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 중의 누군가는 똑같이 분노에 전염되게 됩니다. 이것을 '감정의 역전이'라고 부릅니다. 우리의 감정은 스폰지 처럼 쉽게 다양한 색깔들로 스며들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누군가는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스스로가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계속 행복하기만한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곁에 있는 누군가의 분노나 슬픔 같은 감정의 파편들이 우리에게 쉽게 박혀 이유 없이 불행해지는 일도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작게는, 위와 같이 사소한 일들로 우리가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하는 감정의 상황으로 쉽게 빠져들어 건강을 망치기도 하고, 사업에 투자해서 실패한 경우,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경우, 원하는 학업에 성취가 남들에 비해 더딘 경우 등등, 우리가 쉽게 알고 있는 원인들이 더욱 심하게 괴롭히기도 하죠. 우리를 불행하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 바보들은 불행이 뭔지 모른다고 하더군요. 기본적인 것을 제외한 다른 욕구가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게 하는 이러한 원인들을, 위에서 ‘애착’이란 단어로 정리했습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부터 죽음을 전제로 한 채 이 땅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식욕, 성욕, 성취욕 등은 이 사실을 잊고자 하는 불안한 심리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애착이 강한 경우는, 필요 이상의 욕구를 가지고 살게 되며, 이 때문에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게 됩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우리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내장기의 운동을 방해하여 소화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것을 공부하는 학문이 철학입니다.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가 했던 명언이죠. 불교에서는 나 자신을 벗어던지는 것이 열반에 이르는 길이라 했습니다. 한국의 어떤 가수는 인생을 '나그네'라고 불렀습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욕구의 실체를 정확히 바라보고, 자신을 정확히 알고 인정하는 것이, 애착으로부터 최소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자신이 가진 욕구의 실체를 알지 못하면, 그것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정력을 소비해야 하며, 스트레스에 노출된 채로 많은 시간들을 보내다가, 중요한 것을 잃기도 합니다.
3. 오장육부
많은 환자분들이 스스로 말하기를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생겼다고 고백합니다. '남편 때문에, 자식 때문에, 돈 때문에, 직장상사 때문에' 등등, 수많은 이유들이 건강을 상하게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울증이나 火病(화병) 같은 심리적인 병에도 스트레스와 크게 관계가 없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지금부터는 우리가 쉽게 실천하여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것들을 말하고자 합니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와 더불어 내장기의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운동이 우리의 건강을 좌우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건강한 상태를 가장 쉽게 설명하자면, 소화를 잘 시키는 상태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소화력이 왕성한 경우에는 아무리 큰 충격도 잘 이겨낼 수가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1만원의 돈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10만원의 빚을 지게 되면, 그 스트레스는 말로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100만원의 돈을 가지고 있다면, 10만원의 빚은 큰 근심거리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스트레스도 사실 큰 병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건강한 몸은 곧 건강한 소화력입니다.
이 소화의 과정은 매우 복잡하지만 쉽게 표현하자면, 아궁이에 불을 지펴서 솥단지에 밥을 짓는 과정이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예전처럼 밥을 짓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서 전기 코드를 꼽고 버튼만 누르면 저절로 밥이 됩니다. 밥솥이 좋으면 밥이 더 맛있게 되고 즐거운 식사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밥은 밥솥이 짓는 것 같지만 사실 熱(열)이 딱딱한 쌀 알갱이를 물과 함께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밥으로 바꿔줍니다. 이 熱은 과거에는 火(화)가 있어야만 가능했습니다. 穀氣(곡기)가 우리와 하나가 되게 만드는 원천은 火(화)입니다. 중간에 水(수), 즉 津液(진액)이 돕게 됩니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은 불이 강한 경우에는 모두 에너지, 다시 말해 氣血(기혈)이 되어 신체의 곳곳에 쓰이지만, 불이 약한 경우에는 밥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우리가 먹을 수 없는 찌꺼기가 됩니다. 이것을痰(담)이라고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十中九痰'(십중구담)이라 하여 질병의 대부분은 痰에서 기인한다고 하였고, 이 痰은 소화를 제대로 시키지 못해 발생합니다. 소화를 시키게 하는 火力(화력)을 生氣(생기)라 하였고, 이것이 건강의 척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소화력, 즉 생기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은 뭘까요? 건강은 타고 나는 체질도 있지만 체질이 건강을 결정하지는 않으며, 체질은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하는 문제라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약하게 태어난 사람도 건강하기 위해 노력해서 남들보다 훨씬 건강하게 사는 사람도 많이 봐왔습니다. 반대로 건강하게 타고났지만 관리를 잘하지 못해서 건강을 망치는 사람들도 더 많이 봐왔습니다. 건강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들이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하는 農事(농사)와 같습니다. 저는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농사가 어떤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일단 힘듭니다. 결과를 바로 기대할 수 없고 수많은 시간을 묵묵히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합니다. 봄이면 씨를뿌려야 하고 여름이면 논밭을 갈아야 하고 가을이면 추수를 합니다. 요즘은 따뜻한 옷과 차가 있지만, 예전에는 겨울이면 너무 추워서 문밖에 나가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꼼짝하지 않고 웅크리고 있는 것이 겨울 농사라 합니다. 건강 농사도 이와 같습니다. 농사는 타이밍입니다. 계절과 시간에 맞추지 않으면 농사를 망치게 됩니다. 하루를 春夏秋冬(춘하추동)에 비유하자면 해가 떠오르는 아침이 봄, 낮은 여름, 해질 때가 가을, 밤은 겨울과 같습니다.
봄에 씨뿌리기는 아침에 아침밥 먹기와 같습니다. 아침은 8시 이전입니다. 해가 떠오를 때 우리 몸에서는 陽氣(양기)가 밖으로 나온다고 하는데, 이 때 아침을 먹어야 아궁이에 불이 붙게 되고, 이 불이 잘 붙어야 하루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화력은 아침밥을 먹는 양에 비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침을 세 수저 먹은 사람이 점심저녁에 열 수저 먹는다면, 세 개는 소화되고 나머지 일곱 개는 소화가 안 되고 痰(담)이 되는 것입니다. 농사에서도 씨를 뿌린 것보다 더 많이 수확할 수는 없습니다. 요즘 현대인들이 의학의 발달로 수명은 늘어났지만, 대신 다양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고도화된 사회에서 일찍 출근하기 위해 아침밥을 생략하거나 다른 음식으로 간단히 먹고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다음에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간식을 먹거나 점심에 과식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위장은 늘어지고 무기력해지며, 우리는 점심식사 후에는 피곤해서 한동안 휴식을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습관 때문에 소화력은 약해지고 痰(담)이 발생하면서 다양한 성인병에 노출됩니다.
해가 높이 떠올랐을 때 운동을 해주는 것이, 여름에 논밭을 가는 일과 같습니다. 팔 다리를 움직이면서 운동을 하면, 위장이 더욱 활성화됩니다. 예를 들어 맷돌을 돌려서 단단한 음식을 잘게 으깨는데 그 돌리는 손잡이를 어처구니라 합니다. 우리 몸의 팔다리는 그 멧돌의 손잡이와 같아서 운동을 하게 되면 위장의 소화를 돕게 됩니다. 반대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으면 위장의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해가 질 때 잠을 자는 것이 가을의 추수와 같습니다. 肝(간)은 해가 떠 있을 동안은, 혈액을 담아 두었다가 필요한 곳으로 보내주는 일을 합니다. 하지만 해가 지게 되면, 간은 그 일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기운이 해가 있을 동안 몸의 바깥쪽으로 순환하다가, 해가 떨어지면 몸 안으로 들어가서 순환한다고 봅니다. 그러다가 10시가 되면 간이다시 활동을 시작하는 데, 이때는 혈류를 순환시키는 것이 아니라, 피로 회복, 혈액생성, 긴장 이완, 해독 등 다른 일들을 주로 하게 됩니다. 이 작용들은 눈을 감고 자고 있을 때 원활하게 일어납니다. 그래서 밤에 늦게 자게 되면, 간이 회복되지 못하고 항상 피곤하고 무기력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다음날 다시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데 피로 때문에 최고의 상태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肝이 회복되지 못하면, 소화력은 약해지게 되고 우리의 건강은 나빠지게 됩니다. 수면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보다는, 언제부터 잠을 자느냐가 건강에서 더욱 중요한데, 한의학에서는 9시로 정했었지만, 현대의학에서는 10시부터는 잠을 잘 것을 권합니다.
밤이 되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 겨울 농사와 같습니다. 밤은 해가 진 다음을 말합니다. 계절마다 해가 지는 시간이 다르죠. 위에서 설명했듯이 밤에는 간의 작용이 저하되어서 운동을 하게 된다면 근육에 제대로 혈액을 보내주지 못하게 됩니다. 이때 억지로 활동한다면 부족한 혈액 대신 元氣(원기), 즉 生氣(생기)를 소모하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밤에 움직이게 되면 骨髓(골수)가 상한다고 했는데 이는 腎臟(신장)과 관계되어 결국은 소화력이 약해지게 됩니다. 추운 겨울에 움직이게 되면 傷寒病(상한병)이 생겨 생기가 상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위의 설명이 시간의 순서와 차이는 있지만, 작용하는 이치는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침밥을 제 때에 정량을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밤이 되면 자는 것이 건강한 생활의 기본입니다.
생활습관이 좋지 않으면 쉽게 피로해지는데, 눈에 띄는 증상이 없으면 건강하다고 착각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질병이 꼭 증상과 관계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병이 깊은데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소화력이 왕성한 사람이 체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젊은 학생들처럼 소화력이 좋은 경우는 바로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이 생겨 본인이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크게 증상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떤 할머니는 기운이 없어서 거동을 못하시는데도 소화는 잘된다고 하십니다. 과연 음식물을 많이 먹지 않아서 기운이 없는 걸까요? 의사들은 하루 두 끼만 먹어도 하루 칼로리가 충분하다고 합니다. 그럼 할머니는 과연 소화가 잘 되는데 기운이 없을까요? 당연히 나이를 먹을수록 소화력이 약해집니다. 여러분의 어머니 아버지는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소화불량으로 밥을 잘 못 드시고 계신가요? 나이를 먹어갈수록 소화불량 증상이 커진다면 노인들 가운데 밥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크게 자각 증상이 없는 것은 아마 축복일지도 모릅니다. 젊었을 때처럼 위장이 반응한다면, 아마 노인들은 매일 매일 구토하면서 힘든 여생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젊은 환자들 중에서도 노인들처럼 소화력이 약해져서 크게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 습관이 지속되는 경우, 우리의 소화력은 점점 약해지게 되는데, 초기에는 소화불량 증상이 쉽게 발생하지만, 3년 이상 지속되면 보통 소화불량 증상이 약해지게 됩니다. 어느 정도 답답함 정도를 느끼게 되는데, 이때부터 호흡이 짧아지게 됩니다. 호흡을 일으키는 횡격막의 운동은 내장기와 관련 있는 복부의 근육들이 관여하고 있으며, 소화력의 약화는 호흡의 짧아짐을 일으키며 호흡의 문제는 바로 CSF(腦脊髓液뇌척수액)의 순환장애를 유발하여 뇌압이 조금씩 상승하게 됩니다. 피로와 어깨가 무거워지고 뒷목이 당기는 정도의 증상(項强)이 쉽게 발생하게 되죠.
10년 이상 지속된다면, 뇌척수 액의 순환 장애는 보통 내장기의 이완을 유발합니다. 저는 이때를 胃無力症(위무력증) 상태라 부릅니다. 내장기관들이 무력해지면, 연동 운동을 거의 못하게 되면서 소화 장애 증상을 거의 호소하지 않게 됩니다. 이 단계의 환자분들이 대부분 말하기를 '소화는 잘 되는데 항상 피로하고 기운이 없고 손발이 저리고, 시리면서 혈액 순환이 안 되는 것 같아요.'라고 합니다. 소화력은 30% 이하로 약해지고 우리의 자각 증상은 대부분 無氣力과 手足冷(수족냉), 手足痹症(수족비증), 眩暈(현훈: 어지러움) 등의 혈액 순환 장애로 나타납니다. 이보다 더 소화력이 떨어지게 되면, 이완된 장기들이 腹壓(복압)의 상승을 유발하며, 평균 복압이 50hPa(헥토파스칼)이 정상인데 80hPa 이상 상승하기도 하여 역류성 식도염, 역류성 위염, 역류성 후두염 등의 질병이 발생합니다. 복압은 다시 하복부의 장기들을 압박하며 이완시킵니다. 방광은 압박당하며 약해지고 소변이 약해집니다. 소변이 잦아지기도 하고 소변 량이 감소하기도 하며, 야간에 자다가 화장실을 자주 다니기도 합니다. 문제는 방광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변을 자주 보게 되어도, 일부분의 소변은 배설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방광에 소변이 고여 있기 시작하면, 혈관 내에 노폐물과 물이 많아지고, 이는 바로 심장의 압을 상승시키기도 합니다. 심장과 복압은 다시 뇌압을 상승시키며, 이 때문에 혈압과 같은 질병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혈압약이나 심장약의 대부분은 利尿劑(이뇨제)로 되어 있습니다. 선천적인 고혈압은 이것과 관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성인병은 이러한 기전으로 발병되어집니다.
만약 내장기가 이완되고 소변이 덜 빠지는 상태가 수년간 지속된 상태로 생활이 개선되어지지 않는다면 내장기는 얇아집니다. 마치 풍선을 크게 불면, 풍선이 얇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내장기에 영양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점점 얇아지며, 결국 종잇장처럼 얇아지게 됩니다. 얇아지는 중간에 위장이나 다른 소화기에서 출혈성 질환이 발생하기도 하며, 대변 색깔이 푸르거나 검어지기도 합니다. 간혹 이때에 우리가 느낄 때는, 젊었을 때 위장병이 있다가 나이가 먹으면서 다 나았다고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장기가 얇아질 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증상은 대부분 가려움입니다. 젊었을 때처럼 피부 발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가렵습니다. 노인들이 몸 여기저기를 이유 없이 긁어대는 이유와 같습니다. 내장기가 얇아지고 혈액 순환이 계속 저해된다면, 우리 피부는 영양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眞皮層(진피층)을 갉아먹기 시작하면서, 乾癬(건선), 白癬(백선), 검버섯, 帶狀疱疹(대상포진) 등의 피부병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보통의 발진과는 다른 병들이죠. 또한 내장기에도 영양공급이 잘 안되면서 膵臟(췌장)에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게 되고, 糖尿(당뇨)와 같은 병이 발생하게 됩니다. 당뇨의 증상은 多飮, 多食, 多渴, 多尿(다음,다식,다갈,다뇨)인데, 이 모두가 내장기가 말라가면서 소화력이 약해서 영양공급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들입니다. 이 상태에서 더 병이 진행하면 얇아진 내장기는 糜爛性(미란성)으로 진행하여 점막의 피부가 다 벗겨지고, 심해지면 腸上皮化生(장상피화생)으로 진행하여 위장 점막이 마치 대장 점막처럼 평평해집니다. 이 상태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囊腫(낭종), 腺腫(선종), 茸腫(용종,polyp) 등이 잘 발생하며, 세포가 변형되기 쉬워지고, 이는 곧 癌(암)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소화력이 완전 바닥나고, 병이 마지막에 이르면, 암과 같은 질병이 발생합니다. 癌(암)이라는 글자를 자세히 보면 '口'라는 글자가 세 개가 있고, 아래에 '山'이라는 글자가 있는 질병입니다. 다르게 설명할 수도 있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입이 세 개로 산처럼 먹는 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이고, 산처럼 먹어도 못 느끼는 병입니다. 한의학에서는 反胃라 하기도 하여, 아침에 먹은 음식을 저녁에 토한다고 하였는데, 전혀 소화되지 못한 음식이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토해진다는 뜻입니다. 70%의 암환자에서 말기에 이르기까지는 전혀 자각 증상이 없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나 본 암환자들 중에서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은 건강한데, 암이 생겼다고 고백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사는 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고, 불편하지 않으면 건강하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병의 증상은 초기에 소화불량 증상이 크게 발생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項强症(항강증)이 생기고, 더 심해지면 소화불량 증상은 약해지고 혈액순환 장애, 小便不利(소변불리) 등으로 바뀌다가, 그 다음은 피부 가려움증으로 바뀌고, 결국은 증상이 사라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병이 마지막에 이르기까지는 우리의 걱정처럼 혹시나 음식물에 영양분이 모자라서, 또는 남들보다 못 먹어서가 아니고, 산처럼 많은 음식물을 우리 몸 안에 쌓아놓고 소화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치료하면서, 가난해서 제대로 먹지 못해서 병이 생긴 경우는 거의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부분의 환자들은 건강을 위해 세 번의 밥 이외에도 간식과 건강보조식품들, 예를 들면 비타민, 오메가3, 우유 등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막혔을 때, 즉 소화를 못 시킬 때 보약을 먹으면, 오장육부가 썩는다고 하였습니다. 곧 당뇨나 암에까지 이르는 것입니다. 만약 음식을 제대로 먹고 있는데도 피곤해서 건강을 위해 더 많은 것들을 먹고 있다면 당장 끊을 것을 권합니다. 이 자리에 모인 분들은 음식이 없어서 못 먹고 병이 생길 분들은 아니니까요.
4. 외형
이번에는 좀 색다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리 몸은 有機體(유기체)라 하지요. 즉 수많은 기관들이 하나의 몸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소화 장애가 두통을 유발하기도 하고, 신장의 장애가 통풍을 일으켜 관절 질환으로 발현되기도 하고, 거꾸로 관절의 비틀림은 내장기의 문제를 만들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병을 크게 是動病(시동병)과 所生病(소생병)으로 구분지어 치료해왔는데, 이를 氣病과 血病으로 정리하기도 하지만, 주로 內傷(내상)과 外傷(외상)으로 구분합니다. 즉 是動病(시동병)은 외부의 문제가 내부의 병을 일으키는 것이고, 所生病(소생병)은 내부의 문제가 밖으로 병을 만드는 것입니다. 위에서 우리가 논했던 내장기의 문제는 所生病(소생병)에 해당하여, 五臟六腑(오장육부) 사이의 문제가 결국 흉곽, 견갑대, 골반대 같은 외부 구조의 회전을 야기 시키는 병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하나의 관절의 변형은, 관절의 연쇄를 따라 몸을 지탱하는 축(bearing)의 변화를 일으키고, 이는 내장기의 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만약 우리가 수년 전에 발목의 捻挫(염좌)를 겪었는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다면 이는 종종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발목의 염좌가 회복되지 않고 고착되면 距骨(거골,talus)이 외회전 되게 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脛骨(경골,tibia) 내회전, 大腿骨(대퇴골,femor) 외회전에 이르고, 이러한 회전 변위가 계속되면 壯骨(장골,ilium)의 전방 변위가 발생합니다. 이는 다시 요추의 회전과 측만을 만들며, 결국 우리 몸의 체중을 지지하는 축(weight bearing)인 薦壯關節(천장관절)의 변위를 일으키고 위로 올라가서는 頸椎(경추) 1,2번의 변위를, 이는 다시 頭蓋骨(두개골)의 변위를 일으킵니다.
두개골은 단순해보이지만 22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두개골은 과거에 움직이지 않는 관절(不動關節)로 정의하였지만, 연구가 계속되면서 운동하는 관절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두개골의 운동은 腦脊髓液(뇌척수액,CSF(cerebrospinal fluid))의 생산과 배출사이에 발생하는 압력 차이로 움직임이 발생하는데, 모든 척추동물의 뇌는 팽창과 수축 과정을 반복하며 두개골 움직임을 조성합니다. 이 CSF의 운동은 또 호흡을 원동력으로 이뤄지는데, 숨을 들이쉴 때 천골 기저부는 굴곡이 일어나고 동시에 후두골도 굴곡이 증가되고, 이 때 뇌척수액(SCF)은 두개골 쪽으로 더 많이 이동하며, 반대로 숨을 내쉴 때 薦骨基底部(천골 기저부sacrom base)는 신전되며 후두골 역시 신전되고, 뇌척수액은 薦骨(천골)쪽으로 이동합니다. 두개골의 운동은 우리 몸 전체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일단 腦下垂體(뇌하수체)와 松果體(송과체)에 영향을 미쳐 內分泌(내분비)와 호르몬의 기능에 영향을 주고 뇌척수액의 순환을 돕는데, 만약 두개골의 변위가 발생하면 이 모든 기능이 저하됩니다. 뇌척수액의 순환 장애는 결국 내장기 기능의 저하를 유발하여 사소한 관절의 문제가 내장기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게 됩니다. 두개골의 운동과 뇌척수액(CSF)의 흐름이 內傷과 外傷을 연관지어 주는 가장 큰 원인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외형의 바른 정렬이 건강의 중요한 척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외형은 구조적으로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간혹 팔다리 길이가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길이가 같고 같은 범위 안에서 운동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밥을 먹을 때 한쪽 손을 사용하고, 머리를 빗을 때나 양치질을 할 때, 연필을 잡을 때에도 한쪽만을 주로 사용합니다. 거기에 골프나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등의 하나의 도구를 사용하는 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거의 한쪽 팔만을 사용하여 운동을 하며, 신발을 신을 때나 바지를 입을 때에도 한쪽 발을 먼저 사용하고, 심지어는 우리가 무의식중에 걸을 때에도 보폭의 차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한쪽을 사용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관절들은 회전 변위를 일으키게 됩니다. 예를 들어 오른손목을 주로 사용하는 일을 하는 경우에는 오른쪽의 肩關節(견관절)이 외회전 되어 지고, 같은 쪽의 股關節(고관절)은 내회전되어 체중이 한쪽으로 더 많이 실리게 되며, 요추는 좌측으로 側彎(측만,scoliosis)되어 집니다. 이는 다시 흉추의 우측만과 경추의 좌측만을 일으키고, 오른쪽 턱은 후방으로 밀려가며 顎關節(악관절)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는 두개골의 변위를 일으키고 결국 뇌척수액의 순환장애와 혈류의 순환을 저해하고 내장기의 기능을 약화시킵니다. 또 좌회전을 주로 하는 운동을 하는 분들은, 우측고관절의 외회전을 지속적으로 발생시키게 되며, 이 또한 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만난 어떤 환자분은 심장의 週期的(주기적)인 발작으로 내원하였는데, 병원에서 치료해도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 환자분은 왼쪽 고관절이 亞脫句(아탈구,subluxation)되어있었으며, 이는 요추와 좌측 견관절의 회전을 일으켜 결국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大胸筋(대흉근)의 긴장과 단축을 야기 시켰고, 이는 심장의 지속적인 압박 상태를 만들어 결국 심장질환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그 환자분은 고관절의 아탈구 상태를 치료하고 심장의 문제가 쉽게 치료되었습니다.
우리가 쉽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으로, 거울을 봤을 때 얼굴이 눈에 띄게 비대칭이거나, 입은 옷이 한 쪽으로 자꾸 돌아가면서 골반이 한쪽으로 회전되어 있거나, 발목의 足弓(족궁,arch)이 양쪽이 다르고 신발굽이 서로 다르게 닳고 있다면 현재하고 있는 운동을 멈추시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구조 의학에서는 턱을 모든 관절 질환의 종착역(terminal)이라 칭했습니다. 사지 관절의 어떠한 병변도 결국은 관절의 연쇄를 거쳐 턱관절의 변위를 일으키고, 이는 다시 심각한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습니다. 거울로 볼 때 얼굴이 좌우가 서로 다르다면, 여러분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고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또한 예전에 어금니가 빠졌던 것을 치료하지 않으면 악관절의 不正交合(부정교합)을 일으키고 악관절의 문제는 또 다시 두개골의 변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다시 내장기의 병으로 이어지죠. 그래서 제가 아는 속담 중에 '五福(오복)중에 齒福(치복)이 제일이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儒敎(유교) 經典(경전)에서 말하는五福(오복)에는 실제로 齒福(치복)이 없지만, 옛날 어른들은 이빨이 그만큼 건강에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밥을 잘 먹기 위해 이빨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를 악물고 일한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우리가 힘을 쓰게 될 때 턱을 벌리고는 힘을 제대로 쓸 수가 없습니다. 가장 안쪽에 있는 두 번째 어금니 이빨이 서로 맞물릴 때에 무게를 지탱하는 축(weihgt bearing)들이 제대로 체중을 지지할 수 있게 되고 우리 몸이 무리 없이 일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顎關節(악관절)은 체중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큰 의미에서 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축이 무너지면 척추와 사지관절이 변형되기 시작하며 내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무게를 지탱하는 것은 踵骨(종골, 발목 뒷꿈치)입니다. 가장 강력한 축 중의 하나이어서 踵骨(종골)의 변위는 곧 체중을 제대로 지지하지 못하는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그러면 고관절이나 요추나 薦骨(천골)과 壯骨(장골)같은 관절에서 報償性 變位(보상성 변위,compensation)를 일으키고, 이는 결국 상위 경추와 두개골의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우리가 서 있을 때 손가락을 넣어보면, 보통 손가락 마디 하나에서 두 개 정도가 들어가야 합니다. 양쪽 足弓(족궁)이 차이가 생겼다면, 우리 몸이 한쪽으로 회전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양쪽 다 손가락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면, 내장기의 弱症(약증)을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발목은 三角靭帶(삼각인대)에 의해 보강되어 足弓을 유지하고 있는 데, 삼각 인대는 腎臟이나 肝, 胃같은 내장기의 虛實(허실)과 관계되어 있습니다. 양쪽의 족궁이 똑같이 무너진 상태에서 과도하게 운동을 하게 되면, 종아리의 腓腹筋(비복근)은 긴장되고, 무릎은 굴곡 외전되고, 양쪽 壯骨(장골)은 後方 變位(후방변위)되어, 요추는 일자가 되고(straihgt) 강직되며, 등은 활처럼 휘어지고(round sholder), 肋下(늑하)의 外腹斜筋(외복사근)은 단축되어 복강이 좁아지고, 경추는 강직되고, 머리는 앞으로 내밀어지는 변위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는 다시 후두부 근육의 강직을 유발하며, 뇌혈류 순환을 沮害(저해)하고, 腹壓(복압)을 상승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예전에 한국에서는 扁平足(편평족)은 군대를 가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길 위에서 매일매일 걷고 있지만, 대부분 어깨높이가 다르거나 팔의 흔들림이 다르고 보폭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사소한 문제일 수 있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심각한 문제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문제가 생긴 관절에서는 증상을 호소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가장 많은 보상을 해 주는 건강한 관절에서 증상을 호소합니다. 예를 들어, 고관절의 이완은 동측 어깨를 거상시켜 어깨의 통증을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이때 대부분 어깨의 병으로 진단하고, 어깨만 치료하게 됩니다. 병의 뿌리는 치료하지 않고 놔두게 되는 것이죠. 다시 말하지만 사실 증상과 병은 큰 관계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만났던 難治病(난치병) 환자들 중에서는 이와 같이 관절의 문제로 인하여 암까지 발병하여 고통 받는 분들도 계셨고, 지속적인 관절 치료를 통하여 내장기의 난치병이 호전되는 경우를 많이 봐 왔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우리 몸의 구조적인 균형은 소화력과 긴밀하게 관계되어 있고, 수많은 병들이 구조적인 치료를 통하여 회복될 수 있는 것입니다.
건강이란, 우리가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느끼는 심각한 증상들도 사실 아주 사소한 질병일 수도 있고, 아무 불편함 없이 즐거운 기분도 내일 큰 병으로 진단받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미리 알아챌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건강은 하늘에서 갑자기 내려오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바른 시간에 규칙적인 식사량을 가지고, 바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규칙적인 운동을 필요로 하며, 밤에는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또 소화력에 맞추어 음식을 섭취하고 필요한 이상으로 음식에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그다지 많은 음식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몸의 균형을 위해 바른 자세로 생활하고 사소한 관절의 문제라도 전문가에게 정확히 치료 받는 것이 좋습니다. 나 외의 다른 환경에 관심을 갖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이 누군지 알아가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 하겠습니다. <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