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대화방을 만들었다.
식구라야 달랑 넷인데
사는 곳은 세 군데니
이렇게라도 만자자고 했다.
쓸데없는 짓 한다고 했지만
며칠째
잘 잤느냐, 행복한 하루되라 올리고
맛점하라 올리고
잘 보냈느냐, 편안한 밤 되라 올린다.
얼마나 공감하는지는 모르지만
애들은 이모티콘으로 혹은
단문으로 답을 한다.
생각보다는 괜찮다 싶기도 하고
잠들기 전 훑어보는 것으로
넘어가고 있었는데
어젯밤에는
신호음이 한번 울리더니
연이어 카톡, 카톡, 소리가
온 방을 흔들어댔다.
잠이 안와
나도
나도
수다가 넝쿨처럼
달리고 있었다.
그만자자
나도 날리고 싶은데
그래도
첫 번째 울리는 댓글이
그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멍하니 그 수다
밤새 지켜보고 말았다
- 식구 / 김남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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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밤 제 전화기에서도
가족들 카톡소리가 자주 울립니다.
부모님 계신 시골 본가에
내려갈 사람 없냐고
이번에 시간내서 다녀온다고
부모님이랑 통화한 이야기를 담아놓고
배추심으려고 밭두럭 올려놓은 이야기
무릎아프신 엄마 이야기
허리수술 받으신 아버지 이야기
들여다 보기만 해도
가족들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남매 키우시느라 애쓰셨지만
그래도 지금은 돌아가며 안부를 묻고
부모님 잘 챙기고
형제간에 우애좋게 사는 모습이
고맙고 감사한 날입니다.
평안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