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부터 9호선 열차가 전면적으로 증편되면서, 매일 당산역에서 노량진 또는 흑석역 사이의 구간을 이용하는 제가 이래저래 덕을 많이 봅니다. 가령 제가 열차를 타고 내리는 이 세 역들의 승강장에서 열차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그 풍경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이 날 단행한 전면적 열차 증편의 효과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가령 아침 출근 시간대에 당산역에서 열차를 타기 시작한다면, 무슨 열차를 타건 잠시라도 앉아서 간다는 것은 이전에는 그야말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일반열차는 기회만 잘 엿보면 서너 정거장 정도는 앉아서 가는 일도, 결코 꿈만은 아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전엔 급행열차는, 노량진역에 내려 제 대학교까지 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가는 경로를 생각해 두지 않는 이상은 무조건 흘려 보내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급행열차가 집중적으로 늘어나면서, 시간만 잘 짜면 급행열차를 타고 노량진역에서 내렸다가 잠시 후 뒤따라오는 완행열차를 흑석역에서 내리는 경우의 수도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지난달 단행된 9호선 열차의 전면적인 증편은, 저를 비롯하여 수많은 수도권 주민(서울시민들만 9호선을 타진 않겠죠)에게 적지 않은 편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개편된 시간표와 관련하여, 어쩌면 아주 사소할 수도 있는 문제를 하나 지적하려고 합니다. 바로 패턴을 면밀하게 분석하지 않는 이상은 불규칙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열차시간표입니다. 물론 출퇴근 시간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제한된 열차, 제한된 선로 용량을 최대한 활용하여 시간표를 짜려면 열차의 운행 패턴이나 배차 간격이 조금 불규칙해지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일 테니까요.
그러나 상대적으로 수요가 줄어들어 열차 운용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평시가 되면, 의외의 구석에서 사소한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얼핏 시간표를 봤을 때에는 열차가 불규칙적으로 운행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역 구내에 부착된 시간표를 잠시 시간을 들여 면밀히 살펴본다면 급행열차가 13분마다 도착하고 그 사이에 일반열차가 두 번 도착한다는 규칙을 발견할 수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13이라는 숫자는 60분을 1시간으로 하는 우리의 시간 체계에선 상당히 불편하고 곤란한 숫자입니다. 이 숫자 자체가 소수(素數)이기도 하지만, 뭣보다도 60의 약수가 아닌 탓에―방금 설명한 것과 같은 규칙적인 패턴이 있는데도―겉으로 드러난 시간표로는 열차 간격이 불규칙해 보일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어쩌면 대단치 않아 보일 수도 있는 이 사실은, 그러나 실제 9호선을 이용하는 고객이 일정을 계획하려고 할 때 문제점으로 다가올 소지가 없지 않습니다. 가령 증편 이전에는 평시에는 20분마다 급행열차가 운행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평시에는 매시 몇 분에 어느 역에 급행열차가 도착하는지를 간편히 계산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특별한 이동이 필요한 경우 시간 계획표를 짜 두는 일도 상대적으로 수월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평시에 급행열차가 13분마다 달리면서 매시마다 (겉으로는) 시간표의 패턴이 달라져 보이는 바람에 이러한 시간 짜기가 다소 복잡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면 대안은 무엇이냐고요? 사실 개인적인 욕심을 내자면, 평시에 급행열차를 12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그 사이에 일반열차 두 개를 끼워 넣는 운행 패턴을 제안하고 싶지만, 이는 평시의 혼잡도 등을 고려한다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겠지요. 그렇게 대안을 생각하던 중 저는 평일 야간과 주말 평시의 시간표에서 급행열차는 15분마다 도착하고 그 사이에 일반열차가 두 번 끼어 있다는 것을 발견해습니다. 운행 횟수가 조금 주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저는 이 점에 착안하여 평시에도 급행열차가 15분마다 들어오고 그 사이에 일반열차를 두 번 끼워 넣는 패턴을 적용함으로써, 위에서 제가 지적한 문제를 해결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저도 당산-흑석을 매일 다니는 사람이다보니 반갑네요. 개인적으로 13분으로 증회되고 불규칙 패턴임에도 불구하고 혼잡도가 높은 현 상황에서, 감편을 통한 패턴화는 더 큰 혼잡을 야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소위 RH의 급행열차는 공간이 없어서 낑겨가는 현실인걸요
아뇨, 전 RH의 운용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평시(비첨두시)만 문제를 삼는 거였어요. RH 때에는 조금이라도 열차를 더 굴려야 하는지라 어쩔 수 없다고 보고 있지만, 평시엔 그래도 패턴화를 하면 더 좋지 않을까, 뭐 이런 생각에 써 본 글입니다.
그런데 여기엔 겁나 간만에 글을 쓰네요. ㅇㅇ
평시 급행에 있어서도 혼잡도는 매우 높은편이라는점과, 선유도역 대피선 사용등 기존 급행열차에서 안하던것을 하게되면서 중간역 패턴화는 더욱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은 급한것 아니면 일반열차타고 천천히 가게 습관이 바뀌더군요 ^^ / 저는 01번보단 삼거리가서 셔틀탄다는... -_-;
중대인들 반가워요...ㅎㅎㅎㅎㅎㅎ 개인적으로 흑석역 이용보다는 '내려갈 수 있는' 1번 or 셔틀을 선호합니다.
그렇긴 한데 그 버스들이 출퇴근 시간에 타면 버스가 꽉 막혀 버리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라…. 다만 8시 30분 이후에 흑석역에서 열차를 내릴 때에는, 마침 오는 셔틀버스가 오면 적극적으로 이용한답니다.
참고로 걷는 것도 제 기준으론 그렇게 나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수업이 9시까지 있는 날이면 등교를 일찍 해 버리는 게 습관이 돼 있어선지, 그렇게 흑석역에 도착하면 8시에서 8시 10분쯤 되는데, 그 땐 서라벌홀까지 느긋하게 걸어서 가죠. ㅇㅇ
보다보니 죄다 서라벌홀 거주자군요 ㅋㅋ 중대인들 반가워요? ㅋㅋ
우어어어 중대 시험봤다 떨어지고 건대 다니는 1인. 상도역과 흑석역 중 통학하기는 어디가 편한가요?
간단히 말하면, 둘 다 불편하네요. 학교 부지가 비탈진 데라서…
오 중대인이군요. 전 법학관 ㅎㅎㅎㅎㅎ 9호선 급행대피선을 그냥 일정간격역마다 집어넣은 것이 이런문제를 근본적으로 일으킨것으로 생각합니다.
'매 시간마다 같은 수의 열차가 운행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지 않으신가 생각합니다. 13분 간격으로 '일정하게' 운행하고 있는 것 조차 '불규칙 하다'라고 생각하시니까요. 물론 매시간 같은 수의 열차가 운행하는 이상적일 수도 있습니다만. 9호선 측에서 13분으로 설정한 건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내린 결론이겠지요.
저는 불규칙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잘 모르는 사람이 얼핏 시간표를 봤다간 그야말로 시간표가 불규칙해 보일 수는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운영사 측에서 나름대로 생각해서 내놓은 게 급행열차 13분 간격이었겠지만, 그래도 혹시 그럴 만한 여력이 있다면, 그래도 평시에는 웬만하면 매시 같은 수의 열차를 운행하도록 하는 것이 저는 좀 더 바람직하다고 보네요.
13분... 12.5분이죠. 규칙 속의 불규칙이라고 해야 하나요.ㅎㅎ//
열차 다이아에 대해서는 깊이 접한적이 없어서 의견을 내고 싶어도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ㅋ
대피선 방식이다보니 최대한 효율성을 살린것인것 같아요. 모든역에 대피선이 있다면 임의조정이 가능하겠지만 몇몇역에만 있으니...
예전 20분간격일때에는 일정해서 좋긴했는데 오히려 사람들이 모두 시간맞춰서 급행만 타려다 하다보니 만원으로 패스된적도 많아서...이게 더 좋은듯하기도 한데 ㅎㅎ
저는 그냥 여유있게 나가서 오는대로 타고 다닙니다. 스마트폰 어플로 시간표 확인해서 급행타려고 죽어라 뛴적도 있지만 평일 낮시간이면 좀 여유를 가지고 나가는게 좋을듯하네여~
다만 주말에는 급행이 15분 간격으로 다니는 걸 시간표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걸 보면 15분 간격으로 굴리는 것은 가능할 듯싶었고, 그런 의미에서 15분 간격을 제안하게 됐네요. 물론 가능만 하다면 12분 간격이었다면 더 좋겠지 싶지만요. 그런데 지금 다른 분은 13분이 아니라 12.5분 간격이라고 지적하시는 분도 계시는군요.
자주 다니는데 굳이 시간표를 짜서 움직일까요??
13분이라는 것은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제법 불편합니다. 다이아 작성이나, 차량 운용, 선로전환등등의 문제에 있어서도 등시간 등간격은 유지보수 측면에서 훨씬 편리합니다만... 이전의 급행열차의 혼잡은 급행이 외우기 쉬운 패턴으로 운행된 것에도 기인한거라 생각하여 고의적으로 13분화 하여 패턴만 유지한게 아닐까도 싶습니다. 즉 단거리의 일반열차 이용을 촉진하려는 것이죠
가장 맞는 말씀인거 같습니다. 급행 혼잡도가 워낙 높은지라 일부러 배차를 섞었을 가능성이 높겠네요~
왜 짝수로만 생각하셔야 하는지 부터 이해불가입니다. 그리고 현재시간표 참 좄은데 왜그래요. 다시 5호선처럼 12분 간격으로 가고 싶은가요? 출퇴근시 지금처럼 다니고 평시 완행 12분 간격이 좋으신가요? 아니신거 알고있지만 지금어 만족해주세요
9호선 증편, 속이 다 시원할 정도입니다.
12분이나 10분간격으로 급행을 고정시키고 사이에 완행을 잘 끼워넣는 방법으로 하면 좋을텐데 약간 아쉽긴 하네요
12분이나 15분으로 패턴맞추기가 불가능한것은 아니겠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아마 문제제기하신것을 반대로 생각하여, 오히려 급행시간표를 외우지 못하도록 하여 급행의 혼잡도를 줄이고 먼저 온 완행을 타고가다가 급행이 추월하기전에 갈아탈수있도록 유도하기 위한것이라고 보입니다.
왠지 같은 학교를 다니시는 분 같아 반가워요??ㅋㅋ동작01번?ㅋㅋ 저도 동감합니다. 증편으로 분명 혼잡도는 줄어든 듯 하지만 힘들지요^^;;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