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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실내 놀이공원 같은 대형 스파가 인기 있는 요즘, 정직하게 '탕(湯)'만 갖추고 있는 이름난 온천을 찾아가 추위를 달래보자.
역사 속 왕들이 사랑했던 온천으로 유명한 온양·동래·수안보 온천과 주변 볼거리·별미를 소개한다.
왕의 휴양지 온양온천
국내 최고(最古) 온천인 충남 온양온천은 조선시대 임금이 병이 들면 휴양을 위해 찾던 곳으로 유명하다. 관광지가 많지 않던 시절에는 신혼여행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8년 천안-아산행 수도권 전철이 뚫려 '온양온천역'도 생겼다. 역에서부터 온천탕이 모여 있는 사거리까지 도보로 약 5분이 소요된다.
'온양관광호텔'은 과거 행궁 자리에 1991년 세워졌다. 온천공(孔)에서 직접 온천수가 공급된다. 정조가 세운 영괴대, 세종대왕이 세운 신정비 등 문화재도 볼 수 있다. 대인 5500원, 소인 3000원 (041)540-1505,1508 www.onyanghotel.co.kr
호텔 내 온천이 부담스럽다면 동네 목욕탕 같은 '신천탕'을 추천한다. 1960년 국내 최초로 지어진 현대식 온천인 이곳은 가장 먼저 온천수를 퍼낸 온탕으로 반세기 동안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많이 낡아 지난해 리모델링했다. 대인 5000원. (041)545-7777
▶주변: 온천욕만 하기에 허전하다면 시티투어를 권한다. 온양민속마을·현충사·세계꽃식물원·온양재래시장 등 인근 관광지를 묶어 '왕실온천' '보양온천' '역사문화' 등 다섯 가지 코스를 마련해 놓았다. 동절기에는 '보양온천'과 '온양온천' 두 가지만 운영된다. 온양온천 시티투어 (041)542-2115, citytour.asan.go.kr
신라가 사랑한 동래온천
부산 동래온천은 신라시대 신정(神井)으로 불렸다. 태종무열왕은 피로를 풀기 위해 이곳을 자주 방문했다고 전해진다. '동국여지승람'에는 "동래온천에는 병자들이 목욕하면 별안간 나아 신라의 왕들도 찾았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바다에 접해 있어 맛이 짜 식염천(食鹽泉)으로 불린다.
동래온천 중 유명한 곳은 농심호텔에서 운영하는 '허심청'이다. 최대 3000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탕의 개수가 40개에 달한다. 휴일엔 인근 금정산을 올랐던 등산객들로 붐빈다. '체중감량' '피로회복' '피부미용' 등 추천 입욕 코스도 만들어 놓았다. 성인 7900원, 학생 5000원, 소인 3000원 (051)550-2100
'동래온천 노천족탕'도 인기다. 용머리 모양의 수도꼭지에서 40도가 넘는 온천수가 흘러나온다. 탕에 발을 담그기 전 세족탕에서 발을 씻어야 한다. 무료로 운영된다. 이용시간은 하절기 오전 10시~오후 8시, 동절기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주변: 동래온천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동래파전이다. 부산민속음식점 1호로 지정된 '동래할매파전'은 동래지역에서 70년 동안 동래파전 고유의 맛을 지켜온 곳이다. (051)552-0791~2
병든 용도 붙잡은 수안보 온천
태조 이성계가 악성 피부염 치료를 위해 자주 찾았다고 한다. 본래 이름은 '안보'였지만 '온천수'가 난다는 뜻에서 물 수(水)자를 붙여 '수안보'가 됐다. 3만년 전부터 자연적으로 샘솟은 수안보 온천은 긴 역사만큼 재미난 전설도 전해진다. 병이 든 용(龍)이 수안보에서 기거하다 완치하고 승천(昇天)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는 것. 용이 따뜻한 수안보 온천수에 중독돼 그대로 주저앉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온천지구 내 온천수는 원수(原水)를 똑같이 공급받아 수질은 동일하다. 크고 작은 온천탕이 많다. 수안보 조선관광호텔은 성인 1만원, 미취학 아동 3000원. (043)848-8831, www.suan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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