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다들 잘 보내셨어요?
전 할머니댁이 대구라서 가족이랑 같이 내려갔다 왔습니다.
가는 길이 지루할까봐 책을 미리 한 권 사 놨어요.
그 책이 '이갈리아의 딸들'.
예전에 학교 후배에게 추천을 받고서 학교 도서관에서 몇 번씩이나
빌려 읽으려고 했는데 매번 대출중이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아예 한 권 샀습니다.
결코 후회하지 않았구요, 강추에요.
페미니즘적인 소설인데
가상의 국가, 이갈리아가 배경입니다.
그 곳에선 여성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고 남성은 여성에 의해 보호를 받습니다.
보통 남성은 man, 여성은 woman이라고 하죠? 그리고 일반적으로 man은 인간 전체를 통칭하기도 합니다.
'이갈리아의 딸들'에서는 그 용어까지 뒤집고 있습니다.
여성을 wom(움), 남성을 manwom(맨움)이라고 부르고 wom은 인간을 통칭합니다.
여성은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고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죠.
그 대신 남성은 '부성애'가 있기 때문에 가정을 돌봐야 합니다.
능력 있는 여성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 외모에 신경을 써야 하고
체형 보정용 속옷을 입어야만 합니다.
가슴과 다리에 난 털을 면도하고 턱수염을 가꾸는 데 많은 시간을 들입니다.
한 마디로, 모든 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와 같은데 다만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인 위치만 바꿔 놓은 소설이죠.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유쾌하기도 하고 억울함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의 사회 구조가 얼마나 불합리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죠.
페미니즘 소설이라고 해서 '쳇, 뭐야' 하는 거부감이 그렇게 많이 들지는 않아요. 소설 속에서는 억압 받는 대상이 남성이거든요.
'맨움해방주의' 소속 사람들이 어느 부분에 문제를 제기하고 뒤집으려고 하는지, 그리고 어떤 모순이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작가의 상상력과 관찰력이 뛰어나서 덕분에 지루한 소설은 아니에요.
손에 잡으면 후다닥 진도가 나가는 그런 소설입니다.
시간 있으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정말 강추!
첫댓글 작가가 누구죠?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책을 소개하면서 작가를 빼놨네요^^;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作이구요, 황금가지 출판입니다.
나도 강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