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 여수가 전파를 탔습니다.
어제는 여수 특집 2탄으로 런닝맨 멤버인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송지효, 게리, 하하, 이광수와 게스트 지진희, 김성수, 이천희, 주상욱 등이 여수 맛집과 하화도를 누볐습니다.
특히 오는 5월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열릴 예정인 ‘2012여수세계박람회’ 홍보대사인 아이유가 깜짝 출연해 삼촌 팬들을 열광시키며 런닝맨 멤버들과 함께 흥미진진한 ‘빙고 레이스’로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방송에 소개된 여수 별미와 하화도를 소개할까 합니다. 하화도는 송일곤 감독의 영화 <꽃섬>의 무대였습니다. 하화도와 관련한 시 하나 감상하지요.
꽃섬, 가다
서동인
오라는 말 없어도 달려갑니다.
바다가 피우는 꽃, 뚝뚝 떨어지는
붉은 섬을 보러갑니다.
꽃소식에 놀란 종착역 기차가 바다로 도망칩니다.
파도가 기적을 울립니다.
꽃섬의 동백은 꽃으로만 피지 않습니다.
횟집의 해삼, 멍게, 개불도 꽃으로 피어납니다.
피고지는 일이 어디 꽃뿐이겠습니까.
저녁에 피어난 방파제 가로등도 아침에는 동백으로
떨어집니다.
먼 바다 불빛 가물거릴 때 그대 입속에 피어난 꽃한송이
제 아랫도리에서 떨어집니다.
꽃섬 입구 여인숙은 온통 꽃비린내로
몸살을 앓습니다.
밤새도록 뚝, 뚝, 떨어지는
비명소리에 서울행 첫차가 바다를 출항합니다.

꽃섬 하화도로 가는 바다 길.

부추(솔) 꽃.

전국적으로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하화도 부추입니다.
꽃섬 하화도는 30여명 어르신들이 살며 젊은이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 작은 섬입니다. 그런 만큼 꽃 섬 하화도는 추운 지금은 아쉽게도 꽃은 보기 힘듭니다. 그렇지만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잃은 할머니 가슴 속에는 ‘멍울 꽃’과 ‘울음 꽃’이 늘 피어 있습니다.
하화도가 자랑하는 농산물은 바로 부추(솔)입니다. 하화도 ‘부추’는 추운 2월에 씨를 뿌려, 4월에 수확하는 초물을 약초라며 최고로 칩니다. 하지만 초물 부추는 물량이 작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런닝맨에서 여수의 먹거리로 서대회와 게장백반, 굴구이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오늘은 서대회, 게장백반, 굴구이 외에 맛의 수도 여수가 자랑하는 돌산 갓김치, 새조개, 갯장어(하모) 데침회, 전어, 생선회, 정어리조림 등을 함께 모아 소개할게요.

여수 최고 먹거리 중 하나인 서대회입니다.

서대회는 막걸리와 최고 궁합입니다.

새콤 달콤 상큼한 서대회무침입니다.
<서대 회 무침>는 매콤 달콤 살콤한 맛으로, 여수에서 꼭 먹어야 할 맛 중의 하나입니다. 목포권에서 잔칫날 빠지지 않는 홍어처럼 여수의 잔칫날 빠지지 않는 게 ‘서대’입니다. 이 서대는 가자미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여수에서 서대회가 유명한 이유는 너무 많이 잡혀 천대받다가 여수에서 개발된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맛 비결은 ‘막걸리 식초’에 있습니다. 서대회 개발자인 ‘삼학집’ 외에도 구백식당, 여정식당, 거문도식당, 복춘식당 등이 유명합니다. 막걸리와 잘 어울립니다.

양념게장입니다.

갈치조림을 시키면 양념게장과 간장게장을 함께 맛볼 수 있습니다.

밥도둑 간장게장입니다.
<게장백반>은 두 말이 필요 없는 밥도둑의 최고봉입니다. 여수에선 양념게장과 간장게장이 함께 나와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게다가 무한리필까지 즐기니 금상첨화지요. 게장백반으로 유명 맛집은 주말이면 관광객이 길게 늘어선 차례를 기다립니다.
여기서 팁 하나 선사하지요. 여수 사람은 게장백반보다 갈치조림을 선호합니다. 왜냐면 갈치조림을 시켜도 게장이 나오기에 두 가지 맛을 덩달아 즐기려는 의도입니다. 혹시 나오지 않은 곳도 있을 수 있으니 꼭 물어본 후 주문하세요.

즉석에서 삶는 굴구이.

바다의 우유 굴에는 바다 향이 가득합니다.
<굴구이>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여수에선 불에 굽는 굴구이보다 물에 삶는 굴구이가 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굴구이를 시키면 생굴 혹은 굴전과 굴죽을 함께 먹을 수 있습니다.
굴구이는 장비가 필요합니다. 굴 까는 칼과 장갑이 있어야 합니다. 특이한 것은 푸짐한 밑반찬으로 유명한 여수에서도 유독 굴구이만은 밑반찬이 간단합니다. 대개 동치미, 김치 두 가지입니다. 굴을 초장에 찍어 먹으면 바다 향이 입속에서 살아나는 듯합니다.

돌산갓 수확.

군말이 필요없는 돌산 갓김치.
<돌산갓김치>의 유명세는 부연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덧붙이자면 요즘에는 갓 담은 감김치 뿐 아니라 1~3년 숙성시킨 돌산갓김치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숙성으로 나는 신맛은 김치찌개, 해장국, 된장국, 고등어조림, 라면과 어울립니다.
돌산갓김치 맛은 회사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습니다만, 톡 쏘는 맛, 중간 맛, 부드러운 맛 등 세 가지로 나뉩니다. 돌산갓김치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0~5℃에서 천천히 숙성시켜야 좋고, 숙성이 될수록 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돌산갓도 부추처럼 차가운 바닷바람 맞고 자란 ‘봄 갓’이 최고입니다.

새조개 데침 회.

명품 조개로 불리는 새조개.
<새조개 데침 회>는 명품 조개로 불립니다. 요건 여수 사람이 먹지 않으면 겨울을 보낼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새조개는 ‘새의 부리’를 닮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12월부터 3월까지가 제철이며, 양식이 안 돼 100% 자연산입니다.
하지만 품귀현상이라 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새조개는 육수에 미나리, 노지 시금치, 야채 등을 넣어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 먹는 맛이 끝내줍니다. 후식으로 육수에 라면 사리를 넣어 먹었습니다. 그 시원함에 몸 둘 바를 모르겠더군요.

붕장어 회(일명 아나고).
장어의 보양 효과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 명성만큼이나 장어는 먹는 방법이 다양합니다. 붕장어(아나고)는 회와 숯불구이로, 꼼장어(먹장어)는 주로 포장마차에서 구워먹고, 갯장어(참장어, 하모) 물에 살짝 데쳐 먹습니다.
그중 <갯장어(하모) 데침 회>는 “언니, 여기 한 접시 더!”를 외치지 않을 수 없는 여수만의 특별한 맛을 자랑합니다. 허영만의 <식객>에 오를 정도니 유명세를 따지지 않아도 되겠죠?

갯장어 회입니다.

갯장어회(하모)는 물에 살짝 데쳐 먹어야 일품입니다.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죠? 전어는 가을 대표 먹거리 중 하나입니다. 전어는 여수도 빠지지 않습니다. 경상도 사람들이 특히 즐기던 전어는 예전 여수에서는 생선 취급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대접받는 중입니다.
그런 만큼 여수에서 전어를 요리하는 방법이 다양합니다. 전어회와 전어구이는 기본입니다. 이색 요리는, 전어조림입니다. 7~11월이 제철인지라 겨울에 먹기 힘든 걸 감안한 게 조림입니다. 요건 많이 날 때 말려 조림으로 내면 서대 조림처럼 쫄깃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겨울에도 즐길 수 있는 전어조림.
<생선회>의 생명은 뭐니 뭐니 해도 신선도입니다. 그래서 바닷가인 여수는 다양한 자연산 생선회가 널리고 널렸습니다. 값도 아주 저렴합니다. 그러니 많이 먹게 됩니다. 관광객들이 여수에 와서 회를 싸게 먹고 사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지요.
여수여객선터미널에 가면 수산시장이 다리 양쪽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원하는 횟감을 골라 회를 떠 인근 식당으로 가서 먹던지, 혹은 얼음에 넣어 포장해가면 됩니다. 3~5만원이면 네 명이 푸지게 먹을 수 있습니다.

생선회.
<정어리조림>은 여수 사람들 추억 속에 자리한 맛입니다. 이건 단골집이 따로 있습니다. 또 먹을 때 함께 가는 분이 있습니다. 돌산갓김치 연구로 세계 최고 명성을 자랑하는 최명락 교수(전남대)입니다. 왜냐면 1~2년 묵은 돌산갓김치를 넣고 조린 정어리의 조화가 끝내주기 때문입니다.
덤으로 우리나라 재래 토종인 돌갓으로 만든 색이 고운 ‘갓 물 김치’ 맛을 함께 볼 수 있어 섭니다. 정말이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의 행복은 그보다 더 무한합니다. 여수에서 맛의 행복을 충분히 느끼시길 바랍니다.

정어리입니다.

밑에 깔린 1~2년 묵은 돌산갓김치와 어울린 정어리 조림은 기막힌 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