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의정부시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센터장 김동섭, 이하 센터) 주최로 열린 ‘전통 장류의 우수성 및 장류를 이용한 조리원 집합교육’에서는 된장을 중심으로 전통 발효식품을 이용해 거부감 없는 영·유아 급식이 소개됐다. 특히 이날 강의는 JW메리어트호텔 서울 박종희 셰프(신한대학교 식품조리과학부 교수)가 전통 발효식품을 이용한 조리시연으로 진행했으며 현재 영·유아 기관에서 급식을 담당하는 150여 명의 조리원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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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유아 급식의 전통식품 활성화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
전통 발효식품 우수성 간과 ‘문제’ 조리시연에 앞서 김동섭 센터장은 “우리는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고 활용하기 때문에 전통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통 발효식품은 활성산소에 의한 세포나 유전자의 파괴 및 변형을 방지하는 노화억제, 혈전 용해 및 항산화 효과, 항암효과와 함께 필수 아미노산, 지방산, 유기산 등을 보충하는 훌륭한 식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 주원료인 콩과 쌀이나 밀과 같은 부원료들이 발효, 숙성기간에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다양한 펩타이드나 아미노산과 같은 부산물을 생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냄새·매운맛·짠맛 제거 권장 한국의 주요 전통 발효식품으로는 ▲전통장류인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 ▲채소류 발효식품인 김치, 절임류 ▲수산물 발효식품인 젓갈 ▲주류 ▲식초 등이 있다. 하지만 최근 전통 발효식품을 편식하는 영·유아, 어린이 심지어 성인들이 늘고 있다.
그 원인에 대해 박종희 셰프는 “장류의 발효에 의한 냄새, 김치류의 강하고 매운 고춧가루향, 절임류의 강한 짠맛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개발돼 시판 중인 냄새 안 나는 청국장을 사용하거나 김치류는 캡사이신의 함량이 적은 맵지 않은 고춧가루 사용을 권한다”고 말했다. 또한 “젓갈류는 제조공정에서 청결하게 제조하면 유해 미생물 수를 줄여 냄새(비린내)를 감소시킬 수 있다.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하고 HACCP 또는 살균제품 사용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다시마, 끓으면 바로 건져야 이날 박 셰프는 단체급식에서 가장 많이 제공하는 된장국 끓이기를 시연했다. 먼저 박 셰프는 육수 끓일 때 내장을 제거한 멸치를 기름 없이 팬(오븐)에 수분이 날아갈 정도로 볶아서 사용하면 비린내 제거와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시마를 오래 끓이면 알긴산인 끈적한 액이 많이 나와 감칠맛이 약해지고 탁해지며 개운하지 않다. 그래서 물이 끓으면 바로 다시마를 건져내야 한다.
재래 된장 ‘오래’…개량 된장 ‘짧게’ 그리고 된장국에 사용하는 된장 종류에 따라 끓이는 시간도 달라야 한다. 재래 된장은 오래 끓이고 개량식 된장은 단시간에 끓여야 한다.
그 이유에 대해 박 셰프는 “재래 된장은 콩 함량이 높아 오래 끓일수록 구수하고 감칠맛이 나는 반면 개량식 된장(공장제조 된장)은 전분 때문에 오래 끓이면 텁텁하고 시큼한 맛이 나기 때문에 단시간에 끓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부분의 급식소에서 저염 급식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 어린이에게 전통 발효식품을 급식으로 제공할 경우 조리사는 염도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콩가루와 칼륨, 첨가 적극 권장 박 셰프는 “염도를 낮출 수 있는 콩가루 된장국을 추천한다”며 “된장을 줄인 만큼 콩가루를 첨가하면 된장 양을 줄여 염도는 낮아지고 구수한 맛은 상승시킬 수 있다”고 비법을 전했다.이어 “칼륨이 많은 부추, 감자, 느타리버섯 등을 된장국에 넣어주면 체내 나트륨 배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릴 때 입맛, 비만 예방 효과 이처럼 영·유아 때부터 급식으로 전통 발효식품을 장기간 섭취하면 입맛이 익숙하게 돼 최근 성장기 비만의 원인인 즉석식의 섭취를 줄이게 된다.
특히 김 센터장은 “전통발효 식단을 통한 어린이의 예의범절, 바른 식생활을 익힐 수 있다”며 “어렸을 때부터 우리 전통발효 식품을 섭취하면 예절을 익힐 수 있고 이외에도 우리 문화를 체험하는 좋은 기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유아 기관에서는 급식교육과 함께 콩 단백질의 우수성, 발효 미생물, 김치의 유산균 등 영양교육을 함께 진행하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집합교육에 참가한 한 조리사는 “육수 우려내기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콩가루 된장국의 경우 된장 사용량이 줄어 된장 특유의 냄새와 염도 저하에 도움이 돼 급식에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