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 그대 이름은 아름다운 '아내'
두 여인의 눈물로 종로 사나이들의 걸음이 추춤거렸다. 지난 1월28일 KBS 월화드라마 [아내]가 시청률 20%대에 진입하면서 40%대
고공비행을 하고있는 SBS [야인시대] 시청률을 바짝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에 [아내] 제작진은 7년 만에 연기자로 돌아온 김희애(35)의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되어 가능한 일 아니었겠냐며 김희애를 추켜세운다.
그녀는
프로다.
“춥죠? 손 좀 녹이세요. 오늘 촬영이 좀
길어지네요.”
지금시간 오전 3시 20분, 강원도 홍천군에 위치한 한 스키장에서 [아내] 야외촬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출연진, 스탭진 등 50여명의 제작진이 추위에 고생이다. 영하의 추위에도 청바지에 스웨터 차림의 김희애는 춥다는 호들갑이 없다. 그저 묵묵히
다른 연기자들의 연기를 지켜본다. 프로다운 의연함이다. 그리고 한 컷의 촬영이 끝나자 옆에서 제작현장을 취재중인 기자에게 조그만 손 난로를
건네며 몸을 녹이란다. ‘연기자야 밤 씬이 예사고, 영하의 추위조차 드라마 내용의 일부니까 견딜 수 있지만 이런 환경이 낯선 기자들이야 고생이지
않겠냐’며 되레 맘을 써준다. 그런 그녀의 배려에 추위로 움츠렸던 몸이 훈훈해짐을 느낀다.
7년 만에 TV복귀
“한동안 힘들더라구요? 이건 연기다 하고 생각하니까 더 꼬이고, 눈물 연기가 많은데 눈물도 잘 안나오고... 혼났어요.
이제 좀 나아졌어요. 드라마 속 캐릭터가 편해졌거든요”
연기자였던 그녀가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7년 만에 연기자로
복귀했다. 드라마 시작 전 떨리기도 하고 걱정도 되더라는 그녀의 노파심은 시청률 20%대로 진입하면서 깨끗이 사라졌다.
“지금이 때다 싶었어요. 시간을 자꾸 미루다 보면 복귀가 갈수록 더 힘들어 질 것 같고, 그리고 속절없이 아이들에게
빠지는 제 자신도 걱정이 되었구요.”
그녀는 주부로 엄마로 사는 평범한 삶 속에 신기하리만큼 연기에 대한 욕심이
없었단다. 어쩌다 시내에서 마주치는 야외녹화현장을 보면 ‘얼마나 힘들까?’라며 측은함이 앞서더라는 것, 그러나 아이 둘을 키우느라 정신 없던
어느 날, 아이에게 너무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정신이 번쩍 들더란다.
‘아내’ 나영의
순애보
“상황이야 어찌되었건 7년이란 세월을 같이한 또 다른 가족이
있다면 잊고있던 과거로의 회귀는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나영은 갑자기 사라진 남편을 기다리며 7년의
세월을 보낸다. 죽었을 것이다 생각하면서도 대문을 열고 들어올 남편을 기다리며 무심한 시간을 보낸다. 7년이 되던 날, 그녀는 한 곳으로만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 새로운 동행자와 함께 인생의 길을 가려할 즈음, 스키장이라는 엉뚱한 장소에서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또 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남편을 발견한다. 혼란스러워진 나영, 남편이 자신과 가족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사실 앞에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는데...
극중 상황에 대해 [아내] 나영과 달리 연기자 김희애의 생각은 달랐다. 극중 나영은 기억을 잃어버린 남편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반면 연기자 김희애는 ‘나영의 기다림은 세월이 흘러서 담담해진 감정이고 7년을 같이 한 한 여자가 있다면 그 현실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라며 조심스레 말한다.
CF는 코믹하게
“뭐 시키면
해야죠.(하하) 사실 CF는 드라마와 틀려서 몇 초안에 모든 걸 보여 줘야하잖아요. 그렇다고 무조건 시킨다고 다 하는 건 아니에요. 코믹이든
뭐든 감독을 믿으니까 하게되는 거죠. 그런데 ‘코믹’이라면 재미있어야 하는데 내 연기가 재미보다 썰렁하지 않나 외려
걱정이에요.”
80~90년대를 풍미했던 청춘멜로물의 주인공 김희애가 코믹한 표정으로 CF를 찍으면서 그녀의 새로운 면에
많은 사람들이 흥미로워했다. 그 새로운 면이 밉지 않았던 탓에 아예 코믹영화로 진출하면 어떻겠냐고 농담을 하니 ‘써 주면 하죠’라며 유쾌하게
웃는다.
나의
아이들
“사실 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연기자라는 걸 잘 몰라요. TV에
제 얼굴이 나와도 그저 그렇게 보는데 오히려 얼굴 익은 친한 연예인들이 나오면 더 좋아해요. ”
기현(5), 기훈(3)
아들만 둘 가진 김희애는 아이들 자랑이 늘어진다. 장난을 좋아하는 아이들로 인해 신문 한 장 읽을 시간도 없이 정신 없다면서, 촬영이 끝나기
무섭게 집으로 향할 준비를 한단다. 일을 시작하고 아이들과 떨어져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이들에게 향하는 마음이 더 애틋해졌다는 그녀는 정작
TV 드라마에 나오는 엄마의 모습을 아직 한번도 보지 못한 아이들이 이웃에 사는 친한 연예인이 나오면 ‘누구 아빠, 엄마 나왔다’며 더
반가워한다며 아이들의 순수함을 이야기한다.
정말
예뻐졌어요
“친한 후배가 성형했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래 코에
진주 넣었다’ 라고 대답해 줬어요. 그렇다고 정말 그런 건 아니에요.(웃음)”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예뻐졌다고 말을
한다. 어디가 예뻐졌을까? 찬찬히 들여다봤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단순하게 만들어진 아름다움이 아닌 듯 했다. 엄마로서의 부드러움, 아내로서의
포근함, 주변 이들을 챙기는 너그러운 마음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했던 것 같다.
그녀는 게을리 하지 않은 운동 덕에 아이
둘을 낳고도 결혼 전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아무리 바빠도 1주일에 5번 이상 헬스클럽을 찾아 1시간씩 운동을 하고, 매달 피부과에서 피부
크리닉을 받는단다. 그녀는 예뻐졌다는 쑥스러운 칭찬에 ‘드라마가 잘 되려고 그러나 보다’라며 살짝 빠져나간다.
똑 부러지는
김희애식 말투는 여전하다. 그러나 여러 면에서 예전에 보지 못했던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평상시 집에서는 잘 입지 않는 면 소재의
옷들을 디자인과 상관없이 즐겨 입는다는 그녀는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 산책하는 게 취미고, 남편이 컴퓨터 관련 일을 하는 사람임에도 이메일 정도
주고받을 줄 아는 컴퓨터 초보란다.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것이 무엇이 있냐고 물으니 아이들 건강하고, 본인 일 열심히 하고
있고, 남편 사업 문제없으니 무얼 더 바라겠냐며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대답한다.
시간은 흘러 새벽 5시로 향한다. [아내]
제작진 및 연기자 김희애는 밤을 잊고 녹화에 임한다. 드라마 [아내]의 시청률이 조용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시청률에 절대강자가 없음을
연기로 보여준 김희애는 오늘도 기억을 잃은 남편을 바라보며 한없이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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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 왜 사진이 안뜨지.. 근데 이 기사 중복일것 같네요.. 중복이면 꼬리말 다세요.. 삭제 할게요//
이거 일었던 기억이...;;;지난기사...의 추억...(음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