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의 끝자락이다. 올해도 문화예술도시 대구는 다양한 예술적 행위와 창의적 사고들이 어우러져 양적·질적 팽창을 이뤘다. 소중한 결실이 있었던 반면, 아쉬움도 남는 한해였다. 대구지역 문화계 인사들이 회고하는 2008년, 대구 문화계의 굵직한 이슈를 정리해 봤다.
1. KT&G 대구문화창조발전소 추진
대구시 중구 수창동 KT&G 연초제조창 건물을 세계적인 예술창작 공간으로 재창조하려는 계획으로 지금까지 대구시 문화정책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정책결정이다. 인문·철학과 세계 사상흐름과의 소통과 융합의 장으로서 거듭 태어난다면 세계 속에서 대구문화의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2. 대구문화재단 설립 임박
지난 5월 대구문화재단(DCF) 조례안이 통과되면서 내년 초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DCF는 유니버시아드 잔여재산 150억원과 문화예술진흥기금 44억원 등 194억원을 기본자산으로 출범한다. 독립성, 전문성, 효율성을 갖춰 지역문화 활성화와 발전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3. 공공미술·공공디자인 담론 형성
대구 봉산미술회관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세미나, 대구현대미술가협회의 대구지하철 메트로 프라자 빈점포를 이용한 도시 디자인 프로젝트 등 공공미술과 공공디자인에 대한 담론이 확산되고 있다. 도시인들의 삶의 질 향상, 건강한 도시문화 형성, 도시 이미지 형성을 위한 공공미술은 내년에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4. 공연계의 양극화 현상 심화
소문난 공연은 관객으로 넘치는 데 반해 클래식, 지역극단의 창작공연은 썰렁한 풍경이 자주 연출되었다. 이를 두고서 작품을 선택하는 관객의 평가가 냉정해졌다는 시각과 반대로 소문난 작품에만 의존함으로써 공연계 토양이 점점 나빠진다는 평가가 공존했다.
5. '만화방 미숙이' 서울 대학로 입성
작가, 배우, 작곡자, 연출 등 100% 대구의 인력과 자본이 만든 창작뮤지컬 '만화방 미숙이'의 서울 대학로 입성은 대구 문화계 전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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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공간부지에 예술의 숨결을 입히는 KT&G 대구문화창조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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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작품 중 최초로 서울 대학로 장기 공연을 가진 뮤지컬 '만화방 미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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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서도 상징적이다. 3월13일부터 40일간, 다시 3개월간 앙코르 공연을 마쳤다. 흥행의 성공여부를 떠나서 첫 발자국을 남긴 점은 고무적이다.
6. 소극장·갤러리 등 문화인프라 확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소극장과 갤러리 오픈이 줄을 이은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대명동 계명대 인근에는 7~8개의 소극장이 밀집함으로써 새로운 문화벨트를 기대하게 하고, 카페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갤러리 개관 등도 눈길을 끌었다.
7. 문화예술 단체 사회적 일자리 선정
오페라페스티벌오케스트라는 노동부가 주관하는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에 선정돼 12월부터 40여명의 단원이 정부지원으로 매달 85만여원의 월급을 받는다. 지난해 그랜드에코오페라합창단의 첫 사례에 이어서 예술인력의 노동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8. '마티네 콘서트' 정착 등 공연시간의 다변화
수성아트피아의 기획공연 '마티네 콘서트'를 비롯해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브런치 오페라', 대구문화예술회관의 '박관장의 음악이야기' 등 아침시간을 겨냥한 공연들이 문화에 목마른 주부들을 끌어모으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제 대구에서는 아침 혹은 점심시간도 음악회를 관람할 수 있는 시간으로 자리잡았다.
9. 대규모 전시회 잇따라
제2회 대구사진비엔날레, 제1회 대구아트페어, 2008대한민국건축문화대전, 전국 창작스튜디오 교류전 등 어느 해보다 대형전시가 많이 열렸다. 대구시는 향후 사진비엔날레 규모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성장가능성 있는 전시를 적극 육성해 대구를 공연도시에 못지않은 전시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10.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국내외 정상 성악가 참여
2008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국내외 세계적 명성의 가수들이 다수 참여해 이채로웠다. 바리톤 고성현, 테너 이정원과 조선족 테너 쑤창, 소프라노 마리엘라 데비아의 마스터클래스까지 세계적 명성의 가수와 지역 성악가들은 고른 실력을 발휘해 축제를 빛냈다. (문화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