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 마지막 대기업 구조조정인
기아특수강(01430)에 대한 인수작업이 본격화됐다.
세아홀딩스와 한국기술투자가 참여한 세아컨소시엄은 기아특수강과의
양해각서(MOU) 체결에 이어 지난 15일 인수전담팀(팀장 이승희
세아특수강)을 구성하고 기아특수강에 대한 구체적인 인수작업에
들어갔다고 17일 밝혔다.
세아컨소시엄은 향후 4주간의 실사작업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2004년 상반기중 법원의 회사정리계획 인가까지 모두 마칠 예정이라고 설명
했다.
이로써 자산가치 1조, 국내 특수강 시장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는
기아특수강의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세아제강(03030)은 이번 기아특수강 인수를 시작으로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어서 기아특수강의 신속한 조기정상화가 기대되고 있다.
또 기아특수강의 인수주체가 국내기업으로 바뀌면서 유력한 자동차
부품기업이 해외기업 소유로 넘어가는 것을 걱정하던 완성차 업체들의
우려도 덜게됐다.
이번 인수팀에 참여한 한국기술투자 구조조정본부 김형석 이사는 "4주간의
세부실사를 최종적으로 나와야겠지만 지난 98년 이후 외부 차입 없이
자체자금으로 운영된 점과 특수강 업계간 협력을 통한 공조생산 등을
감안하면 경영정상화를 위한 안정적인 토대는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최근 몇년간 기아특수강의 실적호조에도 불구하고 경상부문에서
적자가 발생하는 것은 금융비용 부담에 따른 것으로 구조조정 이후 단기간
내에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을 전망했다.
김 이사는 이와 함께 "중국의 철강세이프가드 해제, 쏘렌토 매출 호조와
자동차 특소세 인하 등이 기아특수강 구조조정에 호재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아특수강은 지난 97년 부도발생 후 올해 들어 2번의 매각기회가
있었으나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우선 지난해 단독 응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해원에스티는 지난 2월
기아특수강의 최종 인수가격이 문제돼 인수를 포기했다.
또 지난 5월 재입찰에선 세아컨소시엄과 북미최대 철강기업
인터내셔널스틸그룹(ISG)이 참여한 골드만삭스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였으나, 인수 가격면에서 유리했던 골드만삭스컨소시엄측이 인수보증금
예치와 MOU체결 과정에서 서울지방법원 파산부와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탈락했다.
이후 법원은 지난 6월20일 예비협상대상자로 지정한바 있는
세아컨소시엄(세아홀딩스, 한국기술투자 등 6개 기업 참여)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결정했다.
기아특수강은 현대, 기아, 쌍용, GM대우, 로노삼성 등 국내 모든 완성차
업체에 특수강과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공급가격이 일본의
생산원가에 비해 15∼20% 가량 저렴해 그간 해외기업이 기아특수강을
인수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면 국내 자동차 생산업체의 원가부담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도 있었다.
또한 특수강 업계간 공조체제(기아특수강-합금강, 창원특수강-공구강
분업생산)까지 깨지지 않겠느냐는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기아특수강이 세아그룹 쪽으로 매각이 가닥을 잡아가면서 향후
외형 2조원대의 철강기업 탄생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세아그룹 이운형 회장은 지난 4월 기아특수강 예비실사기간
동안 실사단을 이끌고 기아특수강 군사공장을 직접 방문한 후 기아특수강
인수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석 이사는 "공간적 인접성은 시너지효과의 기본전제이며
실리콘밸리에서도 기업인수·합병의 1순위 전제조건으로 인접성을 들고
있다"면서 "기아특수강은 세아제강과 같은 지역(군산)에 위치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아그룹(2002년 매출 1조3000억원, 순이익 630억원, 부채비율
92.1%)은 향후 기아특수강 인수를 통한 사업다각화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외형 2조원대의 철강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