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노시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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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노시즘(Gnosticism)이란, 그노시스 즉 영적인 인식을 추구하는 서양의 신비주의를 말한다. '영지주의(靈智主義)' 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그노시즘이란 말은 그리스어의 '그노시스(gnosis)'에서 유래한다. 그리스어에서 이 말은 앎, 인식(認識), 지식, 깨달음 등의 의미를 갖는데, 그노시즘이 하나의 종교적 경향으로 발전하면서 '그노시스'란 말은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게 된다. 기독교의 '믿음'과 같은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믿음을 능가하는 보다 높은 영적 차원의 단계를 의미하기도 했다.
또한 보통 초기의 기독교 사상가들은 추상적인 차원에서 천상적 신비에 대한 인식이나 깨달음을 그노시스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간주된 그노시스학파들에서 그노시스는 보다 구체적인 의미를 띄게 되서 구원에 이를 수 있는 특정한 소수만이 가지는 구체적인 영적 힘이 되었다. 따라서 그노시스는 정확하게 번역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영적 인식이라는 의미에서 영지라는 말로 번역되는 것이 보통이다.
보통 그노시즘은 구체적인 종파를 형성하며 1-3세기의 헬레니즘 시대에 로마 ·그리스 ·소아시아 ·이집트 등지에서 발전했던 기독교적 신비전통으로서의 그노시즘을 말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그노시즘을 보다 넓은 영역에 적용시킨다.
그래서 그노시즘은 궁극적 구원을 위한 방법으로 그노시스 즉 '영적 인식'의 획득을 추구하는 모든 종교적 현상을 가리킨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근대 및 현대의 비교(秘敎)전통들, 연금술, 유대교의 신비철학인 카발리즘(Cabbalism), 회교의 신비적 이단 종파 등이 모두 그노시즘에 포함된다.
그노시즘은 그리스도교 이전의 여러 신비전통들 즉 그리스 철학, 유대 신비주의, 인도사상, 이집트 및 바빌로니아, 이란, 지중해의 신비주의 전통, 점성학이 기독교사상에 수용되면서 본격적으로 성립되었다. 그노시즘은 교회의 근본교리를 부정하는 파격적인 이론으로서, '이단'으로 낙인찍혔고, 정통파로부터 배척되어 3세기경 쇠퇴하였다. 그노시즘의 창시자는 《사도행전(使徒行傳)》(8:10)에 나오는 시몬주의를 이끈 마법사 시몬(Simon Magus)이며, 2세기의 사토르닐로스(Satornilos), 바실리데스(Basilides), 3세기의 발렌티누스(Valentinus) 등이 대표자다.
그노시즘은 이원론적 세계관에 기초, 세계를 영적 세계와 물질 세계로 나눴으며, 사람도 영혼과 육체를 가진 이원론적 존재로 상정했다. 그리고 영적 인식의 획득과 의식이나 주술을 사용해서, 천상으로 상승함으로서 구원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구원을 위해 '비밀스런 의식'과 신비적 주술을 사용했다. 그들이 사용한 주술 중 대표적인 것은 '아브락사스(ABRAXAS)'부적과 또한 천상의 세계로 가는 길에 놓인 일곱 행성이라는 장애물을 통과하기 위한 주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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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노시즘의 역사
그노시즘은 그리스도교 이전의 여러 신비사상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신비전통들 즉 그리스 철학, 유대 신비주의, 인도사상, 이집트 및 바빌로니아, 이란, 지중해의 신비주의 전통, 점성학이 기독교사상에 수용되면서 본격적으로 성립되었다. 1세기에서 3세기까지 지속됐으며, 전성기는 2세기였다. 그노시즘은 그 시대 가톨릭 교회의 근본교리를 부정하는 파격적인 이론으로서, '이단'으로 낙인찍혔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단이었던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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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utation with Simon Magus and Crucifixion of Peter(시몬 마구스와의 논쟁과 베드로의 십자가처형)』 라는 프레스코 작품(Fresco)이다. 이 프레스코는 성경에 나오는 베드로의 생애에 관한 두가지 에피소드를 묘사하고 있다. 오른쪽 에피스드에서 황제앞에서 베드로와 논쟁을 벌이고 있는 사람이 시몬 마구스다. |
참된 인식과 깨달음을 강조하는 그노시즘은 그리스도교인을 사로잡는 부분이 있었고, 이 때문에 초기에는 교회 내부 깊숙히 스며들었다. 그노시즘은 보다 깊은 신비적 지식을 추구했다. ‘영생은 다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다’(요한 복음) 혹은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나 테오필루스 등이 말한 ‘그리스도교인은 참된 지식, 즉 그노시스를 지닌 사람들이다’라는 주장은 그리스도교가 추구하는 신비적 영성의 깊은 차원을 잘 표현해 주는 것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통 그리스도교의 입장에서 후에 그노시즘이 이단으로 낙인 찍힌것은 세상과 역사, 그리고 물질에 대한 그노시즘의 인식이 그리스도교의 그것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스도교 정통파로부터의 배척은 결국 그노시즘의 쇠퇴를 초래하는 요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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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 보헴의 초상 |
그노시즘의 창시자는 《사도행전(使徒行傳)》(8:10)에 나오는 시몬주의를 이끈 마법사 시몬(Simon Magus)이다. 여기서 'magus'는 마술사라는 뜻이다. 그는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해질 무렵 사마리아에서 인기있는 마술사였는데, 빌립보가 복음을 전파하자 곧 대중의 지지를 잃었다고 한다. 그러자, 그는 스스로 빌립보에게 세례를 받았고, 돈으로 세례주는 권한과 성령(聖靈)의 능력을 사려고 하지만 예수의 제자들에게 거절당했다고.‘시모니(Simony)'라는 말은 성직을 사고 파는 성직매매(聖職賣買)를 의미하는데, 그 유래가 바로 이 사건에 있다. 여하튼 그 후 시몬은 독특한 사상을 전파, 로마의 클라우디우스 황제아래에서 많은 추종자를 얻으며 '시몬파(派)'를 형성한다. 이 시몬파가 바로 그노시즘파로 발전한 것이다. 시몬파는 4세기까지 지속되었다.
또 다른 대표자로는 2세기의 사토르닐로스(Satornilos), 바실리데스(Basilides), 3세기의 발렌티누스(Valentinus) 등이 있다. 특히 발렌티누스 (Valentinus)는 이집트의 그노시스파(派)의 대표적 철학자로서, 그노시스파의 주요인물인 오리게네스, 클레멘스 등이 그의 제자였다. 그는 진정한 절대자와 인간사이에 몇 개의 단계를 두고, 그리스도의 힘에 의해서 이 단계들을 상승하여 영적 존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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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크라이스트의 고통과 죽음에 대해', 보헴의 책인 『Theosophia Revelata(1730)』 |
구원을 받는다는 사상을 핵심으로 하는 발렌티누스주의를 전개하여, 그노시즘의 이론적 기초를 다졌다. 또한 바실리데스는 이원론에 기초한 그노시즘 구원론의 핵심을 이루는 가현설(假現說 ,Doketism)을 처음으로 주장한 사람이라고 한다.
한편, 발렌티누스를 비롯한 이들 그노시즘의 대표자들은 바실리데스파, 발렌티누스파 등의 주요종파를 형성했다. 전성기를 지나 후기로 가면서 이들 종파에 뿌리를 둔 수많은 종파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정통파로부터 배척되어 3세기에는 쇠퇴하였다.
기독교적 그노시스주의자들은 당시 기독교에서 정식 경전(정경, 正經)으로 인정하지 않는 여러 복음서들을 사람들에게 퍼뜨렸다. <마리아의 복음서>, <요한 경외서> 등이 그 대표적인 것들이다. 그들은 이들 복음서의 가르침을 예수로부터 신비로운 경로를 통해 직접 들었다고 주장했다. 예수가 사도들에게 은밀하게 가르친 것을 신비로운 과정을 통해 접했다는 것이다.
이런 그노시스파의 정신을 계승한 후대의 위대한 그노시스트로는 야곱 보헴 (Jacob Boehme, 1575-1624)이 있다. 야곱 보헴은 그리스도교의 위대한 영지주의자 중 한명으로, 많은 저서를 남겼다. 그는 영지주의적 사고를 개념보다는 수많은 신화와 상징을 사용해서 표현하여, 영지주의의 신비적 체험을 이미지화했다.
그노시즘의 구원
■ 신비적 구원관
그노시즘은 그리스 철학, 유대 신비주의, 인도사상, 이집트 및 바빌로니아, 이란, 지중해의 신비주의 전통이 기독교사상에 수용되면서 성립되었다. 따라서, 기독교적 성격을 포함하면서도 기독교와는 상당히 다른 사상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노시즘에서 인도불교의 영향은 두드러진다. 신비적 색채를 띄는 불교의 밀교(密敎)전통인 탄트리즘(Tantrism)과 그노시즘은 많은 점에서 비슷하다. 그노시즘은 기독교에 뿌리를 두고 성립되었다. 그래서 '구원'을 이뤄야 한다는 목표는 기독교와 같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구원을 이루는 방법에 있어서는 기독교와 크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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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세계와 천상의 세계를 표현한 야곱 보헴의 그림 |
그노시스트들은 그리스도교의 핵심인 예수의 강생 즉 예수가 이 세상에 내려왔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역사적 사실로서 예수가 사람의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나 인류를 구원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즉 그리스도교 구원관의 핵심인 성육신을 부인한다.
그노시즘은 예수그리스도가 취한 육체는 진정한 육체가 아니고 육체처럼 보였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을 그리스도 가현설(假現說:Docetism)이라고 한다. 그들은 인간의 참다운 모습을 영혼으로 보고 육체는 거짓된 인간의 모습으로 보기 때문에, 인간의 육체를 빌린 예수의 인류구원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들의 구원자는 신적인 빛이며, 오직 영이다.
그들은 오직 예수의 신성만을 강조하고 인정한다. 인간의 구원은 그리스도의 영(靈)의 힘으로 육체를 벗어나 영적 인식을 획득한 영적 존재가 됨으로서만 가능하다고 본다. 나아가 영적 인식의 획득과 의식이나 주술을 사용한 천상으로의 상승을 통해 구원될 수 있다는 그노시즘의 독특한 구원관을 확정지었다.
■ 영혼의 감옥으로부터의 탈출
그노시즘은 우주를 영적 세계와 물질 세계 두가지로 나눈다. 전자는 진정한 신의 초월적 세계이자 영혼의 세계이며, 후자는 사악한 신이 창조한 것으로 무질서, 싸움, 타락의 결과이다. 그들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창조주와 예수가 말한 아버지 하느님을 구별하여, 전자를 데미우르고스(제작자란 뜻)라는 하급 신이라고 간주한다. 즉 그노시즘에서 창조신은 악하다. 이 세계는 선한 구원의 최고신이 아닌, 전쟁과 살육을 좋아하는 사악한 신에 의해 창조된 열등하고 불완전한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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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안의 신성을 표현한 야곱 보헴의 그림이다. 제목은 「인간안의 신성한나무(The Divine Tree In Man)」,Law’s Figures of Jakob Bohme(야곱 보헴:그노시스트) |
이 데미우르고스의 횡포로 인간의 불행은 시작되었다. 지상에 열등한 세계를 창조한 그 사악한 신이 진정한 최고신에게서 '영혼'을 훔쳐내어 지상의 육체속에 가둬버렸기 때문이다. 그노시스주의자들은 인간이 살고 있는 이 지구를 열등하고, 타락한 물질의 세계로 본다. 이 물질의 세계에서 육체에 갇힌 인간영혼은 고통속에 방황한다. 그래서, 그노시스주의자들의 목표는 다시 진정한 신의 불씨인 그들의 영혼이 본래 존재하던 세계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것이 곧 구원이다. 그노시즘의 구원은 영혼이 갇혀버린 세가지 감옥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육체, 지상의 세계, 윤회가 그 감옥들이다.
육체는 신의 불씨인 영혼을 가둬놓은 암흑의 감옥으로, 증오의 대상이다. 그노시즘의 한 종파인 카타리파의 기도문에는 "타락에 의해 빚어진 육체를 슬퍼하지 말라, 육체에 갇혀버린 영혼을 슬퍼하라"는 구절이 있다. 그래서 인간활동의 육체적 요소는 부정된다. 대표적인 것이 성(性)행위이다. 그노시즘에서, 모든 성적 관계는 혐오의 대상이다. 특히 출산은 또 한 영혼이 육체라는 암흑에 갇히는 계기이기 때문에, 부부의 성관계까지도 증오한다. 육체를 부정한 결과, 그노시즘에는 극단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의식에서 태아를 이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몇몇 종파에서는 육체를 오히려 욕되게 하고 성적으로 혼돈에 빠지게 함으로서, 그 안에 갇힌 영혼을 해방시키려는 역설적 수행법을 만들었다. 난잡한 성행위, 육체적 방종 등을 수행과정에 포함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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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그림의 뒷면 |
두번째 감옥 지상의 세계는 영혼의 본향을 떠나 영혼이 육체에 갇히게 된 유배지이다. 그런데, 그노시즘의 세계는 구체적인 행성으로서의 '지구'를 지칭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것은 그노시즘이 점성술적 종교전통을 가진 바빌로니아의 신화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바빌로니아 종교를 보면, 영혼은 일곱 행성의 통과해서 이 지구에 내려왔다가 죽은 후 반대 순서로 이 행성들을 통과해서 상승한다. 그노시즘에서도 영혼이 욕된 지구를 떠나 천상에 이르기 위해서는 이들 행성을 통과해야 한다. 단, 바빌로니아에서는 이들 행성을 숭배하는 반면, 그노시즘에서는 이들 행성을 영혼의 상승을 막는 장애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마지막 감옥은 윤회의 고리다. 그노시스를 얻어 천상으로 상승할 수 있을 때까지 저속한 육체에 감금된 영혼들은 계속해서 인간이나 동물의 몸으로 환생한다. 암흑의 세계에 깊숙히 빠진 육체적 인간들은 고통스런 윤회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노시즘에서 인간은 이렇게 영적 인간과 육체적 인간으로 나눠져, 한쪽은 구원의 상승을 하게 되고 다른 한쪽은 영원히 암흑 속에 살게 된다. 단, 이 둘 사이에 '정신적 인간'이라는 중간단계를 만든 종파들도 있었다. 발렌티누스파가 대표적이다. 대표적 그노시스주의자인 발렌티누스는 이 세상이세 가지 요소, 즉 물질과 정신, 영적인 것으로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사람에게도 육체적 인간, 정신적 인간, 영적 인간의 세 부류가 있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의 생에서는 육체적 인간이었지만, 다음 생에서는 심령적 인간으로 그리고 그 다음 생에서는 그노시스와 예수를 본받는 실천을 통해 다시 영적인 인간으로 발전해서 천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세 개의 감옥으로부터의 구원과 해방의 원동력은 그노시스(gnosis) 즉 영적 인식(영지, 靈智)을 얻는 것이다. 그래야만 영혼이 떠나온 초월적 천상의 세계로 상승할 수 있다. 그래서 그노시스주의자들의 종교적 목표는 육체적인 인간 속에 잊혀진 채 잠들어 있는 그노시스를 다시 일깨우는 것이었다. 즉 영적인 인간이 되는 것이었다. 육체적 인간은 절대로 구원받을 수 없다. 그노시스를 얻은 소수의 선택된 사람들만이 구원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그노시즘 의식과 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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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노시즘의 구원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비밀스런 의식과 신비적 주술이다. 구원을 위해서는 즉 인간의 영혼을 가둔 육체, 지상세계, 윤회의 세 감옥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그노시스(gnosis) 즉 영적 인식(영지, 靈智)을 얻어서 영혼이 떠나온 초월적 천상의 세계로 상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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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의 힘을 신비화하는 그노시즘의 정신을 담은 그노시스트 야곱 보헴의 우로보로스 | 그래서 그노시스주의자들은 육체적인 인간속에 잊혀진 채 잠들어 있는 그노시스를 다시 일깨워 천상으로 상승시키는 것을 종교적 목표로 삼았는데, 그들이 사용한 방법은 바로 '비밀스런 의식'과 신비적 주술이었다. 그들의 의식은 기독교적 틀을 가지긴 했지만, 보다 주술적 성격이 훨씬 강한 신비하고 비밀스런 것이었다.
지금까지도 이들 의식의 구체적인 모습이 어떠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다만, 발렌티누스파, 마르쿠스파 등의 의식이 신비롭고 장엄했으며, 카르포크라트파가 종파에 영향을 준 위대한 인물들로 간주되는 피타고라스(Pitagoras), 플라톤(Plato),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예수(Jesus) 등의 성화상을 제식에 포함시켰다고 전한다.
또 하나 독특한 것은 배사교의 성체성사이다. 배사교는 고대의 뱀숭배신앙을 계승한 것으로, 뱀을 통해서 그노시스를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들은 제식에서 뱀을 풀어 성찬식에 사용되는 성물들을 휘감도록 했다고 한다. 뱀이 석상의 몸을 일곱 번 감은 모습이 발견되었는데, 이 때 일곱은 천상으로 상승하기 위해 거쳐야 할 일곱행성을 상징한다.
그들이 사용한 주술 중 대표적인 것은 '아브락사스(ABRAXAS)'부적이다. 바실리데스라는 사람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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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락사스(Abraxas) | 아브락사스는 일종의 주술적 단어로서, 그노시스주의자들에게 일종의 신적존재이다. 이것이 새겨진 보석은 로마제국의 기독교적 그노시스주의자들 사이에서 종파의 징표로 사용되기도 했다. 아브락사스의 돌에서는 '아브라카다브라 (Abracadabra)'주문이 발견된다. 이 주문은 그노시즘의 한 종파인 바시리드파에서 자비로운 성령에게 질병이나 불행으로부터의 보호를 요청하는 기도를 올릴 때 사용한 주문(呪文)이다. 그노시스파의 의사 세레누스 사모니세스가 오한이나 열의 예방 또는 치료를 위해 이 주문을 사용하면서 시작되었다. 나중에는 그노시스파 이외의 사람들에게까지 퍼졌다.
또한 일곱 행성이라는 장애물을 통과하기 위한 주술적 비법들이 사용되었다. 구원을 위한 천상으로의 상승을 위해서는 일곱 행성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각각의 행성에는 문이 달려있고, 고약한 수문장들이 그곳을 지키고 있다. 따라서, 그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주문, 인장, 암호, 변명 등의 여러 방법들이 있었다고 한다. 《예우 1서》라는 그노시즘의 경전을 보면, 예수가 직접 제자들에게 행성의 문을 통과할 수 있는 주문을 가리킬 정도로 이들 비법은 중요했다. 발렌티누스파는 행성의 수문장 혹은 집정관의 눈에 띄지 않고 통과할 수 있는 주문과 성사(聖事)의 비법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한다. 이런 주문은 보통 여러 음을 조합해 놓은 형태였다.
| (심볼리안 사이트) |
첫댓글 영지주의에 대해 궁금한 부분이 있었는데 좋은 지식을 얻게되었네여.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