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인과 치료법
회사원 윤모(36)씨.
그는 이달에는 반드시 무좀을 완치하기로 아내와 약속했다.
발을 박박 긁는 윤씨를 보다 못한 아내가
무좀을 완치하면 용돈을 두둑히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벌써 치료 일주일째, 가렵고 쓰린 통증이 없어져
이제 그만 할까 하는 마음도 있지만 윤씨는 건강과 용돈을 생각하며
계속 치료하기로 마음을 되잡았다.
무좀은 곰팡이균(백선균)에 의해 발생하는 흔한 피부 질환이다.
땀으로 부드러워진 손·발·손발톱·두피 등의
각질층에 생긴 틈을 통해 백선균이 침투,
발생하며 우리나라 성인의 30%가 무좀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무좀 하면 발이 먼저 생각나지만 사실 무좀은 몸 전체에 발생할 수 있다.
전체 무좀의 절반 이상이 발무좀이며
손무좀, 손발톱무좀, 사타구니와 엉덩이에 생기는 완선,
털이 없는 부위에 생기는 체부 백선,
앞가슴과 등에 생기는 어루러기 등이 그 뒤를 차지하고 있다.
무좀의 형태는 대략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물집이 생기는 수포형,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생기는 지간형,
질환 부위가 비늘 모양이 되는 각질형이다.
수포형은 물집이나 고름집이 생기고 가려움증과 통증을 동반한다.
악화되면 발이 붓고 더욱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흔히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발가락 사이에서 발생하는
지간형 무좀에 걸릴 경우 발가락 사이가 허옇게 변하면서 허물이 벗겨지고 갈라진다.
또 냄새가 나면서 발이 붓고 통증이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마른무좀이라고 하는 각질형 무좀은
발바닥에 두꺼운 껍질을 형성하고 허물이 벗겨지고 갈라져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증세가 악화되면 발바닥 전체가 뻣뻣해진다.
그러나 발에 이상이 있다고 모두 무좀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무좀과 증상 및 형태가 비슷한 습진·농포성 건선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관상 구별이 힘들 경우 의사나 약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일단 무좀에 걸렸다고 생각되면
무좀균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발을 깨끗이 씻고 건조하게 하는 것이다.
발을 씻을 때 비누는 가급적 사용하지 말고
찬물로 10분 이상 씻어 소금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한다.
가렵다고 긁으면 안 된다.
긁으면 이로 인한 2차 감염을 일으켜
접촉성 피부염·조직염·임파선염 등을 일으키며
발에 있던 곰팡이 균이 손 또는 손톱으로 옮아가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듀오 피부과 홍남수 원장은
“기본적인 처치를 한 다음 약을 사용하는데
이때는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을 동시에 사용해야
최단 시일 내에 무좀균을 박멸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약을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는 것.
홍원장은
“연고는 1주일만 바르면 표피에 있던 곰팡이가 어느 정도 죽어
증세가 약화되는 것 같지만
곰팡이균의 포자는 여전히 피부 깊숙이 파고들어
재발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며
“최소 6주 정도 꾸준히 발라 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약의 선택도 중요하다.
무좀약인 항진균제가 아닌 일반 습진약을 바를 경우
이를 영양분으로 곰팡이균이 더욱 번식하게 된다.
또 시중에 나와 있는 물약은 균을 죽이거나 억제하기보다
피부 자체를 부식시켜 무좀균과 함께 떨어져 나가게 하므로
과도하게 사용하면 피부가 헐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예방 10계명-항상 깨끗하고 건조하게 땀 흡수 좋은 면양말 좋아
무좀 예방을 위해서는 발을 건조하고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하루 종일 격무에 시달리는 샐러리맨들에게는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각종 예방법을 알아 두면 큰 도움이 된다.
우선 구두는 가능하면 구멍이 뚫린 것이 좋으며
사무실에서는 구두보다 샌들을 신고 있는 것이 낫다.
통풍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발은 세 켤레 이상을 번갈아 신는 것이 좋으며
신지 않는 신발은 내부에 포르말린을 묻힌 솜을 넣어
비닐로 싸 두는 것이 곰팡이균 억제에 효과적이다.
양말은 화학섬유로 된 것보다 땀을 잘 흡수하는 면양말이 좋고
반드시 매일 갈아 신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의 짓무름을 방지하고 땀을 흡수할 수 있는
발가락 양말을 신는 것도 무좀 치료 및 예방에 도움을 준다.
양말은 곰팡이균의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도 세워야 한다.
다음은 무좀 예방을 위한 실천 방법이다.
▲발을 깨끗이 씻고 특히 발가락 사이를 잘 닦아 항상 건조하게 유지한다
(필요하면 파우더나 땀띠분을 발라 건조시킨다).
▲비누칠에서 헹구는 것까지 순식간에 발을 씻는 습관은 좋지 않다.
발바닥 각질층에 남아 있는 땀의 소금기를 없애기 위해
5분쯤 물에 담갔다가 비누칠한다.
▲땀을 잘 흡수하는 면양말을 신고 땀에 젖은 양말을 빨리 바꿔 신는다.
▲신발은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벗어 둔다.
▲목욕탕과 수영장을 조심하라.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공중목욕탕이나 수영장의 바닥, 발깔개 등에는 무좀균이 득실거리기 때문에
이곳을 다녀온 뒤에는 특히 발을 깨끗이 씻고 잘 말려야 한다.
▲구두는 오래 신지 않는 것이 좋으며 두세 켤레를 번갈아 가며 신는다.
▲운동 전후에는 발의 땀을 조절해 주는 크림이나 무좀약을 바른다.
▲무좀약은 가급적 얇게 골고루 문질러 주는 것이 약의 침투력을 높인다.
▲물집이 맺히거나 가려운 증상이 사라져도
최소 1주일은 계속 무좀약을 발라 준다.
▲식구 가운데 무좀 환자가 있을 경우 양말은 따로 세탁하며
실내화를 함께 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