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도움말 한수희 교사(경기 하남중학교)·양홍석 팀장(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
자료 한국언론진흥재단·한국광고박물관·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남양주종합촬영소
학교, 미디어 이용 수업은 활발
미디어 산업이란 간단히 말해 정보를 전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방송 영화 공연 신문 광고 등 전통 매체에서 통신 기술의 발달로 게임, 팟캐스트, SNS, 웹툰 등 뉴미디어와 그 플랫폼까지 산업 영역에 포함된다.
미디어 확산이 빨라지고,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학교에서도 미디어를 활용한 수업이 흔하다. 신문기사를 비교하는 NIE 수업부터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한 사진전이나 UCC 제작이 전 교과에서 이뤄진다.
경기 하남중 한수희 교사는 “미디어는 시의성이 있다.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 좋아 수업에서 자주 활용한다. 대선 기간 공약이나 여론조사가 발표되면, 그를 다룬 여러 신문 기사를 비교해보는 수업을 했다. 인기 있는 광고나 웹툰에 깔려 있는 차별 의식이나 폭력성을 찾아내기도 한다. 논조나 시각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파악하며 비판적 정보 습득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정보를 걸러내는 기준을 배워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 희망 진로로도 미디어 분야는 인기가 높다. TV나 인터넷 등으로 늘 미디어에 노출돼 있는 데다 화려한 겉모습에 대한 동경이 크다. 아이돌 가수나 아나운서 등을 넘어 웹툰 작가나 팟캐스터 진행자, 유튜버·아프리카 BJ 등 뉴미디어 직업군도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
하지만 실제 학교 안에서 미디어 분야 진로 탐색은 쉽지 않다. 수업에서 이뤄지는 UCC 제작, 동아리나 자유학기 체험에서 잦은 영화·연극 관람으로 산업의 진면목을 들여다보기에는 제약이 많기 때문. 학생들의 시간 부담이 우려되고,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산업의 속성상 교사가 배워 학생에게 전하기도 수월치 않다는 학교 현장의 전언이다.
예쁜 그림이 전부? 복잡성 이해해야 포기 안 해
다행히 최근 미디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디어 관련 공공기관 또는 지자체에서 전문 교육 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기초 체험부터 전문 교육까지 단계별로 받을 수 있고, 장비나 장소를 빌려 미디어 제작도 직접 해볼 수 있어 활용해보길 권한다. 또 미디어 기업 견학은 첨단 기술 동향이나 복잡한 제작 과정에 대한 초보적 이해를 도와주는 만큼 나들이 삼아 둘러보기 좋다.
단, 중학생이라면 너무 전문적인 이론·조작 교육을 받기보다는 창의력을 키워주는 체험과 기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진로 탐색에 더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의도를 반영한 촬영과 구성, 드론이나 3D 그래픽 등 각종 첨단 기술을 접목해 여러 분야가 쪼개지고 결합하는 제작 과정, 끊임없이 생성되는 신규 플랫폼을 반영한 유통 등 매우 복잡하고 치밀한 사전 계산이 요구되는 산업적 특성 때문이다.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 양홍석 운영총괄팀장은 “중학 단계에서 전문성을 익힐 필요는 없다. 빠르게 변하고, 경험이 쌓여야 해 어린 학생에겐 버겁다. 산업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미래 사회 도구로 미디어 활용 능력을 키우되, 진로로서는 전문성보다는 밑바탕을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한다. 여러 분야의 다양한 체험을 통해 콘텐츠를 만드는 힘을 키우면서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연령대에 맞는 소양을 쌓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STEP 1 입문하기
신문, 방송 등 전통적 미디어의 제작 현장을 체험해보길 권한다. 현장을 둘러보면 결과물을 내기까지의 다양한 분야가 결합하는 협력 작업임을 인지하는 한편, 진로에 대한 시각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추천 활동
방송국 방문
미디어 제작 현장에 대한 직·간접 체험을 하기 가장 손쉽고 효율적인 체험. 통신사나 게임 제작사 등이 입주한 서울 상암 DMC 미디어시티도 추천한다. 예약 여부나 관람료는 방송사별로 달라 확인이 필요하다.
? DMC 미디어시티(http://dmc.seoul.kr)
? KBS ON(http://office.kbs.co.kr/kbson)
? MBC WORLD(http://mbcworld.imbc.com)
? YTN 뉴스퀘어(http://tour.ytn.co.kr)
남양주종합촬영소 시네에듀투어(http://studio.kofic.or.kr)
실제 영화에 사용하는 오픈 세트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 스틸 사진을 통한 제작 과정 체험부터 폴리 녹음, 더빙 체험, 블루 스크린을 활용한 영상 합성 체험 등을 제공한다. 참가 희망일 보름 전 홈페이지에서 신청해야 한다.
STEP 2 기초 역량 쌓기
여러 미디어 분야를 접하며 적성을 가늠해보면 좋다. 광고나 영상 등의 창작·제작, 뉴스나 신문 등의 취재·분석, 유통이나 비평 같은 평가 등 2차 산업 등으로 분야를 구분해 경험해보면 한결 수월하다.
추천 활동
한국광고박물관 카피라이터 체험 교육(http://admuseum.kobaco.co.kr)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진행하는 자유학기 전용 직업교육으로 기본 광고 지식을 습득하고 공익광고의 카피를 직접 써본다. 2~3시간 교육 후 박물관 견학까지 이뤄진다. 학교 신청 시 창의적 체험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으로 7~14차시의 광고 제작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추천 사이트
청소년영화상등급교육포털(http://youth.kmrb.or.kr)
TV 프로그램, 웹툰, 게임 등의 이용 연령을 결정하는 영상등급심의위원회가 운영한다. 청소년 모의 심의 등급 체험을 제공하고, 학교 방문 교육 신청도 받는다. 학부모용 교재를 내려받아 최신 영화를 화제 삼아 자녀와 미디어 선택 기준을 논해볼 수 있어 교육 효과가 높다는 평가.
STEP 3 중급 역량 쌓기
중·장기 제작 체험을 통해 기초적 이론·실무 역량을 갖춰보길 권한다. 지자체와 결합해 장비를 대여해주거나 뉴미디어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는 곳이 늘고 있고, 나눔 버스 등 농어촌 교육 기부도 활발해 접근하기 용이하다.
추천 활동
시청자미디어센터
미디어 교육과 방송 제작 시설 장비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곳. 강원 광주 대전 부산 서울 울산 인천 등 7곳이 있다. 각 센터에서 시기마다 스토리텔링, 녹음·편집, VR 동영상 제작 등 다양한 강좌도 진행한다. 연령 제한이 없어 전문성을 키우고 싶은 청소년에게 적합하다.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www.ssro.net)
청소년 대상으로 방송·영화·사진·라디오 기초 제작 체험, VR 영상 제작, 1인 미디어 제작, 학교 연계 심화 교육 등을 제공해 기초부터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다. 미디어 중독 예방 프로그램도 있어 자녀와 함께 들러볼 만하다. 경기 성남 등 다수 지차제가 유사 기관을 운영하니 참고하자.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