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美蘇冷戰이 극에 달했던 시절의 미국에서 전 미국민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엄청난 규모의 -거의 광란에 가까운- 열광적 환영식의 열기에 빠져드는 큰 사건이 있었다. 미국의 이름없는 청년이 敵國 소련의 심장부로 날아가 소련의 자존심을 보기좋게 무너뜨리고 미국의 자존심을 한끗 드높인 대사건으로 美國음악계에선 아직도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는 통쾌한 쾌거였었다.
韓半島에서 한차례의 힘겨루기를 무승부로 기록했던 미국과 소련은 이후 더욱 치열한 첩보전, 군사기술의 개발로 소리없이 뜨거운 냉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쿠바의 공산화와 인공위성발사의 성공으로 소련의 위세가 기세등등하던 당시에 소련은 한발 더 나아가 체제우위의 선전목적으로 1958년 모스코바에서 차이코프스키콩쿠르를 개최해서 문화면에서도 소련이 對美우위임을 과시하고 싶어했다.
주지하다시피 미국은 경제대국이요 군사대국이긴 하지만 문화면에선 일천한 역사때문에 순수한 ´made in USA´ 예술인이 없는 약점이 있었다. 미국에서 활약하는 세계적인 예술인은 많았지만 대개가 유럽대륙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었지 토종 ´made in USA´는 없었다. 아마도 소련은 이런 약점을 노렸는지도 모른다.
참가자 전원에게 항공료는 물론이요 체제비까지, 심지어는 반주자을 동반할 경우에는 반주자의 경비까지 전액을 주최측인 소련에서 부담하는 것은 물론이요 푸짐한 상금까지 내걸어 전세계 음악인들을 솔깃하게 했는데 막상 대회결과는 뜻밖에도 무명의 미국청년 반클라이번이라는 햇병아리에게 왕관을 씌워주는 것으로 끝났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이름없는 젊은 미국청년 반클라이번의 연주에 넋을 잃고 全員이 약속이나 한듯이 白紙채점표를 제출했는데 이 소식이 더욱 세계를 놀라게 했다. 왜 점수를 기재않고 백지를 제출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神의 연주를 인간이 어떻게 점수를 매길 수 있나요?" 라고 했다니 당시 전세계 음악인들에게 준 충격이 어떠했으며 문화적열등감에 위축되어 있던 미국인들이 얼마나 열광했는지는 우리로서는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당시 반클라이번이 귀국했을 때 그의 개선을 환영하는 자리는 아이젠하워대통령의 취임식보다 더 성대했으며 미국인들의 환영은 열광을 넘어 거의 광란에 가까웠다고 한다.
도대체 피아노를 어떻게 연주하면 ´神의 연주´라는 극찬을 들었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그가 연주했다는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No.1´ 이 녹음된 레코드는 신기록을 경신하며 판매되어 그는 일약 巨富가 되었고 반클라이번은 순식간에 눈처럼 쌓인 그 어마어마한 돈으로 ´반클라이번 장학재단´을 만들고 ´반클라이번 콩쿠르´를 설립해서 오늘날까지도 국제적으로 유명한 콩쿠르의 하나로 꼽히고 있으니 차이코프스키 콩쿠르가 엉뚱하게도 敵國 미국에서 또 하나의 유명한 콩쿠르를 낳게하는 아이러니를 창조했던 것이다.
오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반클라이번의 ´神의 연주´가 아니라 敵國에서 날아온 청년에게 ´神의 연주´라는 극찬과 함께 왕관을 씌워준 소련의 당시 심사위원들의 지식인으로서의 良心과 그런 지식인의 良心적 활동을 보장해주는 소련의 사회체제와 분위기를 지적하고자 함이다.
많은 음악애호가들은 당시 반클라이번의 연주에만 언급하지만 나는 당시의 蘇聯심사위원들의 예술가적 양식과 양심에 입각한 공정한 심사에 대해 진심으로 찬사를 보냄과 동시에 아낌없이 경의를 표한다.
한국이 자랑하는 장영주(미국명 사라 장)가 다섯살때쯤이었던가 그의 부모가 미국의 유명한 음악대학의 여교수에게 장영주를 데려가 지도해줄 것을 요청하자 장영주의 연주을 한번 듣고 난 그 여교수는 " 이 아이는 이미 나를 넘어섰기에 내가 더 가르칠게 없다."고 사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대뜸 나는 이렇게 속으로 의문을 가졌다. 만일 장영주가 서울의 유명 대학교수에게 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하고.....
아마 자신의 명성을 높이는데 장영주를 싫것 이용해먹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땅에서 지식인의 양심과 도덕성을 기대하고 신뢰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대학교수라는 직업을 가진 월급쟁이는 넘쳐나도록 많지만 지식인다운 양심을 가진 학자와 연구실에서 학문에 몰두하는 교수들이 과연 몇이나 있는지 의문이다.
대학교수라는 권위를 자신을 보호하는 방패막이로 삼아 혹은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장신구처럼 이용해서 정치판과 이권에 끼여드는 것이 보편화된 세상 아닌가?
신문과 방송에 출연해서 글쓰고 씨부려대는 교수들중엔 권력자를 향해 자신을 알아달라고 간절히 몸부림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명색이 사회과학을 한다는 지식인들이 태극기가 훼손되고 국가의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는 오늘의 이 심각한 위기현상에도 침묵하고 오로지 권력의 한 자락만 붙잡는 작업에만 열심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치판주변엔 대학교수들이 파리떼처럼 몰려들고 정치권에선 이들의 이름을 이용해서 정당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내가 보기엔 종합적 지식으로 볼 땐 대학교수들보다는 대기업체의 간부들이 훨씬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며 생산적인 지식으로 무장했다고 본다. 사회과학을 전공한 교수나부랭이들은 현실에 맞지도 않는 이론을 識者然하며 늘어놓지만 항상 이렇게도 들리고 저렇게도 들리는 애매모호한 소리로 하나마나한 소리를 늘어놓으며 유식한 체 한다.
대학교수마저 장사꾼이나 정치꾼과 하나 다를 바 없는 사회에서 교사라는 신분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자신이 재직하는 학교에서 시험문제를 팔아먹는 교장까지 나오는 판이니 교육계의 타락이야 더 말할 것도 없고 교장 교감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치며 그들이 왜 전교조교사들에게 맞서질 못하는지도 대충 알고는 있다. 교장, 교감이 능력과 실력으로 되는 자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우리 교육계의 현실을 모르는 순진한 사람들이다.
촌지를 기대하거나 요구하는 교사와 이에 호응해서 봉투들고 학교를 찾는 학부모, 그들은 이 社會惡의 共犯이라는 인식마저도 없다.
뭐가 참교육이며 뭐가 개혁이라는 말인지도 모르겠고 약방의 감초처럼 민주주의간판은 왜 달고 설치는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다.
나라꼴이야 어찌 되었던 패거리지어 골프장으로, 해외로, 고급술집으로 몰려다니며 ´놀새족´이 되어 나날이 즐거운 정치꾼들의 타락상과 부도덕함은 더 말할 것도 없고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며 콩고물이나 챙길려드는 관리들, 역시 하는 일없이 정치꾼흉내나 내며 노동자를 등처먹는 노동귀족이라 불리는 노조간부들, 선망의 직업군이라는 판사, 검사, 의사들 역시 부도덕하긴 정치꾼과 하나 다를 바 없다.
국가의 위기상황을 직시하고도 앉아서만 걱정하고 흥분하는 "말로만 애국자"들도 마찬가지. 결국 이 모든 타락상과 부패는 결국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향유하기엔 우리 국민의 자질이 너무 저급하며 무엇보다도 지식인들의 타락과 도덕불감증, 그리고 국민들의 이기심이 심각한 지경에 와 있다고 본다.
첫댓글네!... 너무도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제 가까이에 있는 법학교수라는분도 예외는아니고...이런식자들이 부지기수... 이 망나니 정권에 대한 민주시민으로써.. 이를 접하고 어찌 울분이 없을수 있을까 이해불감....이게 우리민족성에 근거 한건지...말씀마따나 정말 희망을 말하기엔 구석구석이 너무 썩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산하님! 해바리기님! 청산별곡님! 어줍잖은 글에 이렇게 격려해주셔서 얼마나 힘이 나는지 모릅니다.일선에서 물러나 사색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지나간 시절의 경험과 아쉬웠던 순간의 후회까지 겹쳐 생각할 일이 참으로 많이 떠오릅니다. 들어주는 사람은 별로 없어도 술회하듯 풀어봅니다. 항상 평안하시기를....
첫댓글 네!... 너무도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제 가까이에 있는 법학교수라는분도 예외는아니고...이런식자들이 부지기수... 이 망나니 정권에 대한 민주시민으로써.. 이를 접하고 어찌 울분이 없을수 있을까 이해불감....이게 우리민족성에 근거 한건지...말씀마따나 정말 희망을 말하기엔 구석구석이 너무 썩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기저기 시궁창냄새가 진동을 하네요.. 어쩌다 요런 세상에 살게되었는지..애~고 한숨만 나옵니다.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입니다. 의식과 정신면의 개혁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결코 희망을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감사드리며 강추!! 합니다. 님들, 좋은 시간 되세요^^
산하님! 해바리기님! 청산별곡님! 어줍잖은 글에 이렇게 격려해주셔서 얼마나 힘이 나는지 모릅니다.일선에서 물러나 사색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지나간 시절의 경험과 아쉬웠던 순간의 후회까지 겹쳐 생각할 일이 참으로 많이 떠오릅니다. 들어주는 사람은 별로 없어도 술회하듯 풀어봅니다. 항상 평안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