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라이트그룹은 연간 80억개의 오일리스 베어링을 생산하는 세계 1위 기업이다. 특히 정교하고 아주 작은 베어링을 생산하는 기술은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최소형 오일리스 베어링은 쌀알의 반만한 크기다. 이같은 세계 최고의 시장 점유율은 기술적으로 무리라고 생각한 상식에 도전한 결과다.
베어링은 축수(軸受)라고도 불리는데 모터 등의 회전축에 끼워 마찰 저항을 누르는 역할을 하는 도너츠형의 부품이다. 대부분 굴림대의 원리를 응용한 볼베어링이다. 그러나 포라이트가 만드는 베어링은 볼을 이용하지 않는 함유(含油) 베어링. 그 구조는 이름대로 볼로 미끄러지게 하는 볼베어링에 비해 함유 베어링은 그 자체가 스펀지와 같이 기름을 포함하는 것으로 자기 스스로 윤활하는 것이 특징이다.
함유 베어링의 재질은 철, 동, 주석, 아연 등의 합금이다. 그렇다면 금속엔 어떻게 기름을 포함하게 하는 것일까. 포라이트가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분말야금(粉末冶金)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 분말야금의 소결(燒結) 기술이란 간단하게 말하면 다른 종류의 금속가루를 혼합해 굳혀 이를 구워 제품화하는 방법이다. 제품은 입자와 입자의 사이에 틈새가 있는 다공질(多孔質)구조가 특징인데 이 미세한 구멍에 오일을 함유하는 것이다.
분말야금 기술은 분말재료를 형태로 만들어 굳히면 순간적으로 성형할 수 있어 생산 효율이 매우 좋다는 것이 최대 장점. 그러나 재료가 가루인 만큼 충분한 강도를 얻는 것이 어렵다는 게 한계다. 그 열쇠를 잡는 것은 재료의 정제나 배합 등의 기술이다. 포라이트는 분말야금의 원료 면에서도 수많은 특허를 갖고 있는데 그 계기는 1973년 오일 쇼크이었다.
히로부미 기쿠치 상무는 “
오일쇼크 당시 주재료였던 동 등의 가격이 올라 어쩔 수 없이 신재료 개발을 재촉할 수밖에 없던 계기가 됐다”며 “그것이 결과적으로 원료 비용을 반으로 내리고 품질을 올리게 되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