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겨울철 길 거리 간식으로는 뭐니 뭐니 해도 군고구마, 군밤, 붕어빵, 국화빵, 오뎅(어묵)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주 옛날에는 뜨끈 뜨끈한 콩국물에 유부를 듬성듬성 썰은 것을 띄워주는 콩국물이 참 인기가 있었는데...., 매서운 바람이 휩쓸고 지나가는 길거리에서, '후후' 불면서 한그릇 마시고나면 매섭던 그 바람이 시원하게 느낄 정도로 땀이 났섰습니다.
요즘도 길가다가 붕어빵을 파는 포장마차를 지나치지 못하고 한봉지를 싸게 됩니다. 마치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는 것처럼.....,
왜, 붕어빵 포장마차를 지나치지 못할까? 거기에는 옛 추억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붕어빵도 쉽게 싸먹지 못했습니다 . 붕어빵 한 마리를 뜯어(?)먹을때면 머리부터 먹을까? 꼬리부터 먹을까? 아니면 팥 속이 오롯이 들어있는 몸통부터 덥썩 물어 버릴까를 먼저 고민(?)하게됩니다.
'어두일미'(魚頭一味) 라고 어른들은 말하지만 붕어빵은 아무래도 머리 부분은 대가리 뼈는 없지만 그 대신 팥속이 거의 없었어 '어두일미'(魚頭一味)는 붕어빵에는 해당이 되지 않습니다.
머리 부터, 아님 꼬리 부터. 몸통 부터를 잠시 고민하다가 몸통 보다는 머리 아니면 꼬리를 먼저 먹게 될때가 많습니다. 머리부터 먼저 먹게 될때는 머리 다음으로 자연스럽게 다음 순서 몸통을 먹을 것 같지만 몸통은 최후에 먹습니다. 반대로 꼬리부터 먼저 먹을 때도 몸통을 두고 머리부터 먹고, 최후의 만찬으로 몸통을 먹습니다.
붕어빵은 몸통 보다 머리나 꼬리 부터 먼저 먹는 이유는 머리나 꼬리부터 다 먹은 뒤에 팥속이 가득찬 붕어의 몸통을 천천히 먹으면서 행복을 오래 느끼고 싶어서 였습니다.
머리를 먼저 먹을때도 있지만 꼬리를 먼저 먹는 것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붕어빵을 사서 봉지 안에서 한마리 꺼내어 손에 들고보면 너무 뜨겁습니다. 그러나 꼬리부분은 몸통보다도 머리보다도 덜 뜨겁습니다. 그래서 어두일미(魚頭一味)를 포기하고 '어미일미'魚尾一味)라 스스로 고집하면서 꼬리부터 먹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억지 고집이 아니기도 합니다. 붕어빵을 먹어보면 꼬리 부분이 기름에 가장 많이 굽혀져 있어 기름의 고소한 맛은 머리보다 몸통 보다 더 진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붕어빵은 '어미일미'( 魚尾一味)라고 힘주어 고집합니다.
붕어빵에는 옛 추억도 있지만 붕어빵은 혼자서 먹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붕어빵은 가족들과 혹은 친구들에게 한 마리씩 인심쓰면서 같이 먹어야 재미도 있고 맛도 더해지고 같은 물고기(?)를 먹는다는 동료의식을 느끼게해주는 오묘함이 붕어빵에 담겨 있습니다.
이런 저런 추억들이 지금도 붕어빵을 싸들고 집에 돌아가게 만듭니다. 옛 추억이 붕어빵 포장마차를 지나치지 못하게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추운 겨울에 포장마차 하나에 기족의 생계가 달려 있을 것 같아 추억과 함께 붕어빵을 찾게됩니다.
붕어빵 안에 붕어는 없지만 붕어빵 안에는 추억은 있고, 고맙게 여기는 포장마차 주인의 희망은 담겨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