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피우는 심리 제거하는 리더의 노하우 3가지
저걸 깨, 말아! 충분히 능력이 있으면서도 꾀를 부리는 직원만큼 얄미운 직원이 없다. 약아빠져서는 상사가 깨지 못할 정도까지만 일해오는 직원. 혼을 내긴 애매하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것은 또 아닌 것 같은 베짱이 직원, 어떻게 다뤄야 하는 것일까? (편집자주)
일개미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있다. 개미떼를 관찰해보면 모두 부지런히 먹이를 나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중 20% 정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놀고 먹는 이 20%를 잡아내면 어떻게 될까. 모든 개미가 부지런할 것 같지만 20%는 다시 게으름뱅이가 된다. 솎아내는 일을 반복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조직에도 이런 게으른 베짱이들이 존재한다. 독특한 인재전략으로 유명한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은 직원에는 3가지 타입이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타오르는 '자연발화형', 주위가 타오르면 불이 붙는 '수동발화형', 불을 붙여도 타지 않는 '불연소형'이 있으며, 인재의 보고라는 일본전산에도 20%는 '불연소형', 즉 베짱이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베짱이 직원으로 인한 손해
베짱이 직원은 더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지 않고 대충대충 일하는 직원이다. 미국 Sibson 컨설팅사가 2009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총 2000여 명의 직장인 중 약 44%는 이런 부류에 속한다. 기업으로서는 엄청난 손실이다. 또한 미국 Salary.com의 조사에 따르면 업무 시간 중 두 시간은 인터넷 쇼핑, 채팅 등으로 소비한다고 한다. 미국 전국을 기준으로 1년에 7590억 달러 (한화 910조 원)의 재정적 손실을 보는 것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2010년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69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응답자의 91.5%가 업무시간에 딴짓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재무적, 시간적 손실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베짱이 직원들은 도전적인 목표를 잡기 보다는 해낼 수 있는 만큼의 목표를 잡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중요한 혁신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베짱이 직원은 타고난 것이 아닌 만들어진 것
사실 태생 자체가 무능하고 게으르다면 구제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능력이 있음에도 100% 발휘하지 않는 게으른 베짱이들, 도대체 최선을 다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이유를 알면 해법도 있지 않을까? 2010년 12월 HR Magazine에 실린 '게으름 다스리기(Taking up Slack)'라는 글에 그 이유와 해답이 제시되어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인 드웩(Dweck)은 노력보다 재능을 인정받고 자란 사람은 게으름을 피우기 쉽다고 말한다. 이들은 능력만 있다면 굳이 노력이 필요 없다고 믿기 때문에 노력 그 자체를 무능력의 증거라 생각한다. 능력이 뛰어난 직원 중에 게으르거나 성과가 들쑥날쑥 직원이 있다면 이런 심리에 기인했을 확률이 크다.
베짱이 직원이 되는 이유 중 또 한 가지는 바로 리더의 잘못된 칭찬과 보상이다. 사실 리더라면 과정보다 결과에 치중하기 쉽고 노력 없이 이루어낸 성과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것이 반복되면 부작용을 일으킨다. 큰 노력 없이도 꾸준히 좋은 결과를 얻고 싶은 베짱이는 본인이 감당할 수준만큼만 목표를 잡는다. 이런 베짱이 직원들은 도전적인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극복하기 보다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한 마디로 '몸을 사리는 것'이 베짱이 직원의 가장 큰 특징이다. 하지만 버릴 수만은 없는 조직의 문제아 베짱이 직원, 가진 능력을 조직에 기여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1. 재능보다 노력과 열정에 대해 보상하라
같은 일은 지속적으로 잘 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는 에이스 직원을 찬양하는 것은 금물이다. 문제에 대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안하고, 위험을 감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직원들을 칭찬하고 보상해라. 이를 위해 목표치도 높게 잡아야 한다. 직원의 능력이 8이라면 10을 목표로 해야지만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리더는 기대하는 목표치를 직원에게 전달하고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구글의 경우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잘 끝낸 직원에게 휴가, 인센티브는 물론이고 다음 프로젝트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노력에 대한 보상을 경험한 직원은 또 다시 도전적인 프로젝트에 지원하게 된다. 이러한 시도는 혁신을 증진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 2. 시간도둑을 잡아라
베짱이 직원은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는 분량도 왜 며칠이 필요하다고 말할까? 오클라하마 대학의 인사관리 교수인 브록(Brock)은 이들이 '기대치 관리(expectation management)'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대치 관리'란 어떤 일에 대해 실제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상사나 동료들에게 포장하는 것이며, 이렇게 시간을 확보하는 행위를 '시간도둑'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리더는 반드시 직원의 목표에 따라 시간 조정을 하고 마감시한을 주지시켜야 한다. 마감 시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 미리 설명해 주어야 한다. 만약 업무 성과나 마감기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이유를 물어서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직원은 없는지 찾아내야 한다.
# 3. 무임승차를 없애려면 개인의 공헌도를 드러내라
베짱이 직원은 도전적인 업무일수록 조직의 그늘에 숨어 무임승차를 잘 한다. 1880년대, 링겔만은 실험을 통해 다음의 사실을 밝혀냈다. 개인에게 모든 책임과 권한이 주어져 있는 1대1 관계와는 달리, 여러 명 중 한 사람에 불과할 때는 노력을 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의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할수록 무임승차 직원이 발생할 확률은 커진다. 이 때문에 기여도가 높고 좋은 성과를 내는 직원들마저도 최선을 다할 필요를 못 느낀다. 급기야 조직 내 갈등이 발생해 정보 공유나 커뮤니케이션이 줄어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무임승차를 없앨 수 있을까? 첫째, 팀으로 진행하는 일이라도 개개인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라. 완장을 찼을 때 맡은 일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인간 심리이며 주인의식을 갖게 되는 첫걸음이다. 둘째, 평가 보상체계에 팀의 성과에 기여한 개인의 노력을 포함시켜라. 더불어 도움이 필요한 동료를 향한 헌신도 평가해야 공정하다.
태생부터 게으른 직원은 없다. 능력은 있지만 노력하지 않는 베짱이 직원을, 열정까지 겸비한 알짜 직원으로 만들려면 리더의 역할이 가장 중요함을 잊지 말자.
윤희정 수석연구원 hjyoon@igm.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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