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햇살을 줍다 / 문영길]
뜨거운 햇살 못 견뎌
바다로 뛰어들면
물결위에서 자유로운 빛의 잔해
네게 허락받지 못한 그리움만
너울너울
겹겹으로 그물치고 돌아오는 해변
뛰쳐나온 빛들의 수다스러움
철부지로
깔깔거리는 조무라기 햇살
반사하는
꿈의 파편을 줍는다
다시 손질해야하는 기대의 날들을
l해설l
해와 관련된 우리말 중에 햇살과 햇발이 있습니다. 두 낱말 모두 해가 내쏘는 빛줄기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그 빛줄기가 부드럽고 따사하면 햇살, 기세 좋게 뻗치는 느낌이 들면 햇발, 또 빛줄기가 화살처럼 곧게 쏟아지면 햇살, 부챗살처럼 사방으로 퍼지면 햇발입니다.
해가 막 떠오를 때 바닷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파도 위에 내려앉은 햇살들이 파도에 따라 일렁이며 빛을 받는 곳에서는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온갖 상념이 그 빛 속에서 녹아나지만 유독 보고 싶은 마음과 만나고 싶은 마음만은 더 커진 상태로 되돌아와 해변의 모래밭에 씨를 뿌립니다. 밤이 되면 해변에서 자란 햇살들이 모래 위에서 다시 반짝입니다. 보석이 된 그리움을 하나하나 주워 모아 문영길 선생님의 가슴속에 심어 둡니다. 찬란함을 기억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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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