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russel)은 제설차(除雪車)를 만든 미국 제조회사의 이름을 딴 등산 용어로, 우리말로는 눈길 뚫기, 눈 다지기, 눈 헤쳐나가기, 제설 작업 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겨울철 적설기 등산에서 선두가 깊은 눈을 헤쳐 나가며 길을 뚫는 방법을 말하는데, 발이 깊이 빠지지 않도록 설피나 스키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러셀은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필요합니다. 전혀 길이 뚫려 있지 않은 구간을 운행할 때는 출발부터 끝날 때까지 몇 킬로미터를 계속해서 길 뚫는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 적설기 산행입니다. 두세 명의 적은 인원으로는 무리이므로 많은 인원이 함께 가 교대로 러셀을 하는 것이 심설 운행의 요령입니다. 적설량이 정강이 이하일 때는 그냥 걸어가듯이 헤쳐나가면 되지만 무릎 이상 빠질 때는 평상시에 비해 두세 배의 시간과 체력이 소모되며, 무릎으로 눈을 다지면서 운행해야 합니다. 러셀을 할 때는 지형을 잘 살펴서 눈이 적게 쌓인 곳을 골라 운행해야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기존의 등산로를 따라가며 길을 뚫는 방법이 제일 좋지만 적설량이 많거나 처음 가는 산에서 기존의 등산로를 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적설기 대상으로는 잘 아는 산을 선택해야 합니다. 또한 계곡길보다는 바람이 부는 능선이 적설량도 적고 눈도 단단하게 굳어 있어 걷기 쉽습니다. 바위로 이루어진 지형도 적설량이 훨씬 적습니다. 러셀을 할 때 중요한 점은 체력의 안배입니다. 동작을 줄이고, 보폭도 평상시보다 줄이고, 한 사람이 장시간 러셀을 하는 일은 피해야 하며, 전원이 교대로 러셀을 하는 것이 체력을 안배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한 사람이 러셀을 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허벅지 이상 빠지는 깊은 눈일 경우 배낭을 멘 채 러셀을 하는 것은 체력 소모를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선두는 배낭을 벗어놓고 러셀을 하고, 뒤따라오는 사람들이 릴레이식으로 배낭을 운반하면 체력 소모를 줄일 수 있습니다. 허리 이상 빠지는 깊은 눈에서는 사실상 등반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등반을 포기하고 올라왔던 길로 과감하게 후퇴해야 합니다. 겨울산에서의 과욕은 조난으로 직결될 수 있습니다. 목적지까지 거리를 계산한 후 예상 소요 시간과 러셀에 소요되는 시간이 일치하지 않을 때도 과감하게 철수해야 합니다. 폭설이라도 내린다면 금방 올라왔던 길을 찾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눈보라가 치는 상황에서는 얼마 전에 뚫어놓은 길이라 해도 금방 눈으로 덮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어느 경우든 심설등반에는 경험자와 동행하는 것이 좋으며, 반드시 고글을 착용해 설맹을 예방해야 합니다.
첫댓글 러셀에 대한 심도있는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이런 동계등산을 할 경우가 있을라나 몰라!?,,
잘 읽었습니다.
올 겨울 눈 한 번 밟아 볼 수 있으려나... 싶은 생각이 글 읽으며 듭니다.
예...그렇군요...제설차를 만든 미국 제조회사 이름에서 딴 용어...좋은정보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