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군 합동조사단은 7일 천안함 침몰사고 발생시각은 지난달 26일 오후 9시 22분이라고 거듭 밝혔다. 1200t급 해군 군함이 두 동강 난 이 초비상(超非常) 상황에서 충남 서산 해미 공군기지의 KF-16 전투기가 서해 상공으로 비상 출격한 시각은 무려 1시간 18분 뒤인 오후 10시 40분인 것으로 밝혀졌다. 바로 이 시차(時差) 때문에 안보 비상시의 해(海)·공군(空軍) 간 합동작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육·해·공군의 유기적 협조를 이끌어야 할 합동참모본부는 그 순간 과연 정상 가동됐는지 하는 의문이 일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2함대사령부가 천안함 침몰 관련 최초 보고를 받은 것은 사고 발생 6분 뒤인 밤 9시 28분이다. 2함대사령부는 곧바로 천안함과 가장 가까이 있던 속초함에 사건 현장 출동을 지시했고, 9시 32분 해경(海警)에 구조 요청을 했다. 9시 40분엔 서해의 해·공군에 최고 대비 태세를 갖추도록 하는 '서풍-1'이 긴급 발동됐다. 서풍-1이 내려지면 모든 함정은 즉각 전투에 돌입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야 하고,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은 조종석에 앉아 출격 명령을 기다리도록 돼 있다. 그러고도 공군이 KF-16 전투기를 출격시킨 것은 서풍-1 발동 후 1시간여가 지나서였다.
당시 천안함 침몰 현장은 긴박했다. 속초함은 밤 11시부터 5분 동안 빠르게 북상(北上)하는 미확인 물체를 향해 76㎜ 함포 사격을 가했다. 군은 이 미확인 물체가 "새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해군작전사령관은 지휘체계상 직속상관인 이상의 합참의장을 건너뛰어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속초함 사격 승인을 받았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그날 합참의장이 지방에서 열린 토론회를 마치고 기차로 올라오는 중이라 연락이 잘 안 됐을 것"이라고 했다.
합참은 "이상의 의장이 기차 안에서 상황을 보고받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이 합참의장은 26일 대전에서 미국 국방부 간부 등이 참석한 한·미 연합 전력(戰力) 관련 토론회에 참석했고, 이들과 저녁을 함께한 뒤 오후 9시 27분 서대전역에서 KTX에 탑승해 오후 10시 31분에 서울에 도착했다. 그러나 KF-16 출격이 사건 발생 78분 뒤에나 이뤄졌고, 속초함의 함포 사격을 합참의장이 아닌 국방장관이 승인한 사실 등은 합참의 설명을 100% 믿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천안함 관련 조사는 천안함 침몰의 원인과 함께 이 같은 국가 안보의 비상 상황에서 우리 군의 초기(初期) 대응과 육·해·공군 협력체제가 정상 작동됐는지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그래야만 유사한 상황 재발시(再發時) 군의 대응을 효율화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