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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천년의시작 신간 안내
ARETE총서 0001 홍신선 시론과 에세이집 장광설과 후박나무 가족
장광설과 후박나무 가족/ 홍신선/ (주)천년의시작
신국판/ 양장/ 629쪽/ 2014년 6월 10일 발간/ 정가 30,000원
ISBN 978-89-6021-209-1 04810/ 바코드 9788960212091 04810
❚신간 소개 / 보도 자료 / 출판사 서평❚
(주)천년의시작에서 홍신선 시인의 시론과 에세이집 장광설과 후박나무 가족이 2014년 6월 10일 발간되었다.
홍신선 시인의 이번 시론과 에세이집 장광설과 후박나무 가족은 지난 2004년에 발간한 한국시와 불교적 상상력 이후의 시론들과 2005년에 상재한 산문집 말의 결 삶의 결 이후의 에세이들, 그리고 그간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한국시의 현장을 짚어 온 평론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홍신선 시인의 장괄설과 후박나무 가족을 관통하는 핵심적 용어는 ‘반상합도(反常合道)’다. ‘반상합도’란 일반적인 통념이나 상식에 반하면서도 ‘참(道)’에 부합한다는 선적인 세계 인식을 뜻한다. 이러한 인식론은 우리의 일상 곳곳에 산재한 고정관념과 상식을 뒤흔들고 깨 그 아래에 은폐되었던 새로운 혹은 참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유용한 방식이자 세계관이다. 더 나아가 반상합도는 시 창작의 일반 원리로 전용될 수도 있으며, 시를 능동적으로 읽는 데에도 끊임없이 견지해야 할 자세라 할 수 있다.
홍신선 시인은 1944년 경기도 화성에서 출생하였으며,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서울예술대학과 안동대학교, 수원대학교 등을 거쳐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는 계간 문학・선의 발행인 겸 편집인 일을 하고 있으며, 시업에 전념하고 있다. 1965년 월간 시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서벽당집 겨울섬 삶, 거듭 살아도(시선집) 우리 이웃 사람들 다시 고향에서 황사바람 속에서 자화상을 위하여 우연을 점 찍다 홍신선 시 전집 마음經(연작시집) 삶의 옹이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실과 바늘의 악장(공저) 품 안으로 날아드는 새는 잡지 않는다 사랑이란 이름의 느티나무 말의 결 삶의 결 등이 있고, 저서로 현실과 언어 우리 문학의 논쟁사 상상력과 현실 한국근대문학 이론의 연구 한국 시의 논리 한국시와 불교적 상상력 등이 있다. 녹원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시협상, 현대불교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책을 엮으며❚
막바지 스퍼트인가 혹은 까닭 없는 조바심인가. 지난번 산문집 말의 결 삶의 결(2005) 이후의 글들을 모아 엮는다. 대략 십 년 만의 일이다. 그동안 계제가 있을 때마다, 비록 주문 생산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나는 마다하지 않고 글을 써 왔다. 이번에 그 글들을 묶으며 새삼 앞에 던진 물음 앞에 서야 했다. 곰곰 가늠컨대 앞으로 또 산문집을 엮으리란 자신도 그럴 기회도 없을 듯해서다. 나이 탓만은 아닌 것이 몇 해 전부터 나는 산문 쓰기를 접었다. 실제로 몇 군데선가 온 청탁도 거절했다. 그런 글쓰기에 필요한 집중력도 지구력도 현저히 떨어진 사실을 그 즈음 절감한 탓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 십여 년 치 글들을 가급적 빠트리지 않고 한자리에 묶고자 힘썼다. 결국 책의 허우대만 그만큼 커져 버리고 말았다. 나로서는 과연 막바지 스퍼트인가 혹은 까닭 없는 조바심인가.
그때그때 생산된 글답게 한자리에 묶고 보니 품새가 예사 허술한 게 아니다. 이따금 비슷한 소리가 중복되기도 하고 나름 투식화(套式化)한 어사도 많이 눈에 띈다. 할 수 있는 한 외과적 수술 내지 성형을 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여러 고민 끝에 그대로 넘어가기로 작심했다. 집필 시 생각의 미숙함이나 당시 주어진 글의 여건들을 고려할 때 어설피 가감 않는 것이 되레 낫겠다는 생각에서다. 그게 내 생각의 변모한 궤적을 뒤좇아 확인하는 데도 더 좋겠다 싶었던 것이다. 반면 일부 글들은 독자를 지나치게 염두에 두었거나 지면(誌面) 특성에 맞춰 썼던 탓에 그 굴곡이 큰 점, 많이 미흡하고 많이 아쉽기만 하다.
왜 시는 불교와 만나는가. 지난 1990년대 초부터 연작시 「마음經」을 써 나가며 나는 줄곧 이 물음을 안고 씨름을 했다. 주로 선불교를 공부하며 내 시와의 미학적・인식론적 친연성을 도모하려 노력했던 것이다. 그리고 연작 시편들을 만드는 틈틈이 시와 불교에 관련한 몇 편의 산문들을 써 왔다. 이번 책에도 한국시와 불교적 상상력(2004) 이후 썼던 그 방면의 몇몇 글들을 묶었다. 그 글들을 묶으며 확인한 점은 내 공부의 무게중심은 어디까지나 불교보다는 시였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이 시인으로서 또 우리 근현대시를 공부해 온 사람으로서의 당위이자 본래적인 한계였던 셈이다.
나는 짧지 않은 기간을 교직에 몸담았었다. 그 기간 함께 우리 근현대시를 공부한 학연으로 나는 여러 시인들을 만났다. 이들과의 학연이 꽤는 크고 엄중해서일까. 기회가 닿을 때마다 나는 이들의 시를 읽고 그 정신적 궤적을 부지런히 살펴 왔다. 이 책의 3부와 4부의 글 상당수는 나와 학연을 나눈 시인들의 작품에 관련한 것들이다. 나로서 다만 바라기는 이들 작품론들이 지난날 우리 시의 여러 쟁점이나 전개 양상과 함께 읽히기를 기대할 따름이다.
―홍신선
❚저자 약력❚
홍신선
1944년 경기도 화성에서 출생하였으며,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서울예술대학과 안동대학교, 수원대학교 등을 거쳐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는 계간 문학・선의 발행인 겸 편집인 일을 하고 있으며, 시업에 전념하고 있다. 1965년 월간 시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서벽당집 겨울섬 삶, 거듭 살아도(시선집) 우리 이웃 사람들 다시 고향에서 황사바람 속에서 자화상을 위하여 우연을 점 찍다 홍신선 시 전집 마음經(연작시집) 삶의 옹이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실과 바늘의 악장(공저) 품 안으로 날아드는 새는 잡지 않는다 사랑이란 이름의 느티나무 말의 결 삶의 결 등이 있고, 저서로 현실과 언어 우리 문학의 논쟁사 상상력과 현실 한국근대문학 이론의 연구 한국 시의 논리 한국시와 불교적 상상력 등이 있다. 녹원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시협상, 현대불교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차례❚
책을 엮으며 ― 004
제1부 사람이 사람에게로 가는 길
그때 우리는 잉크에도 취해 살았다―나의 문청 시절 ― 013
사람이 ‘사람’에게로 가는 길 ― 032
귀명창이 있어야 소리명창도 뜬다 ― 049
계란꽃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 053
자원의 곳간, 혹은 머나먼 미지로의 길―시에 나타난 바다의 두 얼굴 ― 057
단장 선비와 완화삼―시인 조지훈을 말한다 ― 062
가을과 여름의 거리 ― 066
놀미・근대화, 그리고 아파트촌―이문구의 우리 동네 산실을 찾아서 ― 072
자본과 토네이도 ― 077
그래도 생강은 묵을수록 맵다 ― 080
목불(木佛)을 태우고 사리를 찾네 ― 088
잃어버린 시절과 절밥 ― 090
씨름판, 문학판 ― 094
꿈, 내 안의 휘황한 불꽃 ― 096
삶이 꿈 아니던가 ― 100
뜸부기와 농아―이근삼 선생의 한 초상 ― 103
한민족의 젖줄, 또는 문화의 현장 ― 107
제2부 현대시와 불교적 상상력
‘장광설’과 후박나무 ‘가족’―현대 불교시의 과제와 전망 ― 123
한국시의 불교적 상상력 ― 139
계속 질문하는 존재, 또는 위험하게 살기―황동규의 삶과 시 ― 163
박한영 스님의 인물과 사상 ― 177
‘밥값’과 내 안의 ‘부처’ ― 202
‘당신이야말로 달마이다’—최동호 시집 공놀이 하는 달마 ― 212
이야기의 재미와 삶의 낌새—이시영 시집 은빛 호각을 읽고 ― 219
왜 수필인가 ― 224
누가 시의 얼굴을 보았는가 ― 233
후일담 형식과 일상의 미시 담론 ― 244
1990년대 여성시의 몸 담론 양상 ― 250
현대시조의 서정성과 회화성 ― 256
제3부 우리 시의 논리와 맥락 1
불같은 또는 묵혀서 향기로운―김여정 시의 몇 가지 코드 ― 269
부패의 상상력과 일상의 시학―김화순 시집 사랑은 바닥을 쳤다 ― 281
‘상류’와 ‘길’의 상상력―민병도 시조집 슬픔의 상류 ― 293
길과 집, 자기 안으로 가는 길―박순덕 시집 자전거 안장을 누가 뽑아 갔나 ― 303
떠도는, 혹은 정들 세상이 없는―박영민 시집 해피버스데이투미 ― 318
꽃과 가을, 관조의 길—양채영의 시 세계 ― 333
시의 일상, 시의 정체성—오문강 시집 거북이와 산다 ― 346
절단된 몸, 혹은 병리학적 상상력—우희숙 시집 도시의 쥐 ― 362
솔개와 어머니, 여성적 삶의 두 기표―유현숙 시집 서해와 동침하다 ― 384
청산옥, 혹은 천지팔황의 담론들—윤제림 시집 사랑을 놓치다 ― 398
근대성 또는 도시적 풍물의 상상력—이귀영 시집 달리의 눈물 ― 409
풍자인가 관조인가―최금녀의 시 세계 ― 420
혼미한, 그리고 난해한 마술의 춤―하린 시집 야구공을 던지는 몇 가지 방식 ― 438
제4부 우리 시의 논리와 맥락 2
기억의 재현과 현실 비판―김장산 시집 찬물내기 봄 언덕 ― 457
방법론적 관조와 서정의 힘―문정영 시집 낯선 금요일 ― 467
감춤과 한의 미학―박정희 시집 박정희 시선집 ― 476
기억, 거대한 성곽의 고고학—박현솔 시집 달의 영토 ― 490
나를 찾는 여행, 또는 교양의 시학—우호태 시집 그대가 향기로울 때 ― 501
일탈과 탐색의 긴 도정―이덕규 시집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 ― 514
‘등의 지도’, 혹은 므네모시네의 시학―전정아 시집 오렌지 나무를 오르다 ― 527
관조, 산과 물의 상상력―정대구의 시 세계 ― 543
일상과 탐석, 그리고 내향(內向)의 상상력―정호 시집 비닐꽃 ― 553
꽃의 상상력과 날체험의 결—천성우 시집 까막딱따구리 공방에 들다 ― 568
‘주소’와 ‘별’을 찾아 떠도는 길 위의 서정―천외자 시집 그리움을 놓아주다 ― 581
일상의 정서, 그리고 달관의 시학—최원 시선집 푸른 노을 ― 597
‘식혜’와 ‘빨래’, 여성성의 또 다른 전략―한미영 시집 물방울무늬 원피스에 관한 기억 ― 608
세계의 해체와 의미 만들기―황인원 시조집 생각의 뼈 ― 620
❚책 속의 글 한 편❚
목불(木佛)을 태우고 사리를 찾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 이야기를 할 때 나는 종종 단하(丹霞) 천연(天然) 선사의 일화를 먼저 학생들에게 들려주곤 했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안주하는 것, 또는 통념이라고 생각한 것을 과감히 깨라는 뜻에서다. 시만큼 창의적 생각이 중요한 귀물이 또 있을까. 그러면 단하 선사는 일찍이 무슨 행각을 펼쳤던 것인가.
혹심한 한파가 기습한 겨울날이었다. 그것도 해가 뉘엿뉘엿 지는 해거름 녘이었다. 혜림사라는 조그만 절에 운수행각의 객승이 한 사람 찾아들었다. 그는 하루저녁 쥔을 붙이자고 원주(院主)에게 부탁을 했다. 막 저무는 산중의 저녁나절이라 별수 없이 원주는 승낙했다. 그날 밤 자정께는 되어서였다. 원주는 잠결에 무슨 소리를 듣고 깨었다. 어라, 이게 뭔 일인가. 객승이 제 방에 군불을 때고 있었다. 그것도 법당에 모신 부처님을 들어다 때고 있었다. 대경실색을 한 원주는 펄펄 뛰며 고함을 질렀다.
“이 무슨 해괴한 짓인가?”
그러나 객승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대신 아궁이 속 불만 이리저리 헤집었다.
“아니 지금은 또 뭣 하는 거요?”
“예 부처님을 태웠으니 사리를 찾고 있소.”
원주는 더 기가 막혀 소리를 꽥 질렀다.
“목불인데 무슨 놈의 사리가 나온단 거요.”
“어, 나무부처였구먼. 그럼 법당의 나머지 부처도 땝시다.”
같은 대상이라고 할지라도 그걸 어느 관점에서 접근하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나 값은 영 달라진다. 나는 시를 읽는 즐거움 가운데 먼저 하나를 들라면 이 같은 점을 든다. 통념과 다른 시각에 의해 시인이 발견한 대상의 새로운 모습 내지 의미 읽기를 즐기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몰랐던 것을 아는 즐거움이자 만족인 것이다. 내가 즐겨 하는 담론 가운데 이런 것도 있다. 너무 잘 알려진 말이어서 사람들은 정신줄이 확 풀릴지도 모르겠다. 흔히 우리가 물 반 컵을 앞에 두고 나누는 얘기가 그것이다. 곧, 물 반 컵을 두고 어느 누구는,
“허, 고작 반 컵밖에 안 남았네.”
하고 어느 누구는,
“아이고 아직도 반 컵이나 남았네.”
라고 탄성을 발한다. 이처럼 사람들의 반응은 같은 물 반 컵을 두고도 영 딴판인 것이다. 여기서 새삼 ‘고작’과 ‘아직도’의 거리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설명함은 부질없다. 물 반 컵 대신 그것을 삶이나 세상이란 말로 바꿔 놓고 보면 그 차이가 너무 자명해지기 때문이다.
뒷날 어느 스님이 단하 선사의 이 소불(燒佛) 건을 진각(眞覺) 대사에게 전하며 물었다.
“펄펄 뛴 그 절 원주는 그렇다 치고 단하는 목불을 태웠으니 허물이 크지 않았습니까?”
이에 진각 대사가 대답했다.
“단하는 나무토막만을 태웠고 원주는 부처님만을 보았던 게지.”
그렇다. 그동안 우리도 생활 속에서 과연 무엇을 태우고 보았는지 한번 곰곰 생각할 일이다.
❚펴낸곳 (주)천년의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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