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전문점은 매년 시장전망에서 유망 창업 아이템에 꼽힌다.
전통적인 한식메뉴인데다가 연령, 성별을 가리지 않는 대중적인 인기가 최대 강점이다.
(사)한국육가공협회의 축산물 소비량 통계자료에 따르면 돼지고기는 지난 1983년 이래로 한국인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에서 단 한 번도 쇠고기나 닭고기에 뒤쳐진 적이 없다.
2005년 기준으로는 무려 17.8Kg가 소비돼 쇠고기와 닭고기의 두 배를 웃돌았다.
그 중 삼겹살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은 유독 강했다.
농촌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2006년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삼겹살 소비량은 9Kg에 달했다. 이는 200g을 1인분으로 봤을 때 무려 46인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IMF전후 ‘대패삼겹살’ 전문점 시초외식전문가들은 삼겹살의 시작으로 슬레이트 삼겹살을 꼽는다.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육류가 돼지고기 삼겹살이었고, 여기에 소주를 곁들이는 식도락 문화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식도락 문화에서 삼겹살은 대부분의 한식당에서 메뉴로 다뤄왔다.
IMF를 전후로 등장한 ‘대패 삼겹살집’은 본격적인 삼겹살 전문점의 시작으로 꼽힌다. 일반 삼겹살의 절반 수준이었던 1인분 3,000원 미만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삼겹살이 한식당의 간판 메뉴로 격상됐다.
또한 소주와 곁들여 먹는 방식이 20~30대 대학생ㆍ직장인 소비자들에게 널리 퍼지면서 삼겹살 전문점의 타깃고객이 뚜렷해지는 효과도 가져왔다.
최재봉 연합창업지원센터 대표컨설턴트는 “삼겹살 전문점이 삼겹살과 소주를 함께 먹는 음식문화를 전면에 내걸면서 집객효과와 소비자 발굴 효과를 낳았다”며 “창업시장에서 전통음식을 재 발굴하고 트렌드와 컨셉을 바꾸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창업전문가들은 삼겹살을 기존 한식당 대부분이 취급했던 만큼 기존 한식당과의 차별화가 핵심이라는 점과 삼겹살 전문점은 창업 아이템으로서 트렌드 변화가 가장 활발한 아이템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트렌드 삼겹살 시대’ 열리다
가격파괴 성격이었던 대패삼겹살은 상대적으로 높은 야채 원가로 인한 수익성 악화, 질 낮은 고기사용으로 인해 소비자를 오래 확보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숙성삼겹살이다.
1999년 등장한 와인숙성삼겹살은 본격적인 맛의 업그레이드 바람을 일으키면서 또 한 번 삼겹살 열풍을 불렀다. 특히 삼겹살에 단순히 와인 맛을 더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와인이 가지고 있는 고급스런 이미지를 트렌드로 흡수하면서 마케팅 효과까지 얻어냈다.
이에 따라 와인숙성삼겹살에 이어 된장박이, 고추장박이, 매실숙성, 녹차숙성, 유자삼겹살, 마늘삼겹살, 허브삼겹살, 대나무통삼겹살 등 다양한 숙성삼겹살 전문점들이 론칭됐다.
2002년에 들어 소비문화 전반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웰빙은 삼겹살 전문점의 트렌드도 바꿨다.
몸에 남아있는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시켜주는 돼지고기의 기능적인 측면이 강화되고, 얼리지 않은 생고기로 맛의 근본적인 고급화가 추구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독립창업은 중소규모 매장에서 8,000~10,000원 사이 가격의 고급 삼겹살 전문점 형태가 자리를 잡았다.
생고기가 주목을 받으면서 콩가루, 한방재료, 유자, 겨자 등 다양한 소스를 활용한 삼겹살 전문점도 나타났다. 생고기의 맛은 살리면서 소비자들이 즐길 거리를 제공한 것이다.
굽는 방식의 변화 역시 삼겹살 전문점의 트렌드를 형성했다. 황금불판, 자수정 불판, 솥뚜껑, 돌판 등 불판의 변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건강, 굽는 재미와 보는 재미 등을 줬다.
삼겹살은 그간 지방이 많아 흘러내려 기름을 받을 수 있는 불판에서만 요리해왔다. 이런 한계를 벗어나 짚불삼겹살, 3초삼겹살, 초벌구이 삼겹살, 바베큐 삼겹살 등 직화구이 방식으로 고기맛을 업그레이드한 삼겹살도 나타났다.
볼꺼리ㆍ즐길꺼리, 홍보와 매출 일거양득
프랜차이즈 삼겹살 전문점은 품질대비 중가격대 전략을 내세우면서 지속적인 아이템 개발로 현재까지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행복추풍령의 칼삼겹살은 생삼겹살을 300번 이상 칼집을 내 육질을 부드럽게 했다.
돈데이의 훈제삼겹살은 참나무향을 이용한 훈제공법으로 기름기를 빼고 참나무의 풍미를 살렸다.
도네누는 볏짚에서 한번 초벌구이한 삼겹살로 육즙을 보호한 볏짚삼겹살을 운영중이다.
참미돈은 참숯을 3000℃ 이상 고온에서 압축한 천연 숯판으로 삼겹살 조리시 해독과 정화작용을 강화하고 연기를 줄이며 불판을 자주 갈지 않아도 되는 웰빙 컨셉을 내놨다.
2004년 이후 프랑스, 칠레산 수입 돼지고기를 취급하는 업소들의 저가공략은 전반적인 고급화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형성했다. 국내산 삼겹살보다 1Kg에 3,000~4,000원이 저렴한 만큼 1인분에 1,500원에서 3,000원까지 저가 삼겹살을 내놓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삼겹살 전문점들의 제살깎아먹기식 출혈경쟁과 쇠고기 등 대체음식 등장에 따라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일시적인 트렌드를 벗어나 꾸준히 성공하는 업소들도 있었다.
이들은 삼겹살을 저가로 공급하되 가맹본사에서 물량규모를 키워 상대적으로 고기 품질을 높이고, 시장성과 입지와의 궁합을 맞춰 점포임대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B급 입지, 혹은 2층 이상 점포에 165㎡ 이상 규모로 매장을 개설해 테이블 회전율이 떨어지는 삼겹살의 단점을 극복했다.
여기에 셀프바 형식을 도입해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가족단위 고객이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식사메뉴도 강화했다. 소주 등 주류소비자와 달리 가족단위 고객들이 한 테이블에서도 다양한 식사 메뉴를 시켜먹는다는, 메뉴 회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입지궁합ㆍ차별화 요소 갖춰야
삼겹살 전문점 창업시 주의할 점은 입지와의 궁합이다.
최재봉 연합창업지원센터 대표컨설턴트는 “주 타깃고객이 젊은 층과 직장인이므로 상권 선정시 배후세력이나 유동인구의 연령대 파악은 필수다”며 “상대적으로 외진 곳이나 먹자골목 인근이 삼겹살 전문점 창업 입지로 적합할 수 있지만, 맥주 주점이 몰려있는 먹자골목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맥주 주점 고객들은 1차로 소주와 고기를 즐기고 입가심으로 찾는 때가 많아 맥주 주점이 몰려있는 곳에서는 삼겹살 소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재훈 동대문소상공인지원센터 상담사는 “삼겹살 전문점 창업시 상권내 삼겹살 전문점의 20% 이상이 성업중인 상권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삼겹살 전문점은 소비수요가 안정된 창업 아이템인 만큼 품질관리와 트렌드 등 마케팅 효과에 주력해야 하고, 이를 위해 단체고객 할인, 명함 추첨 등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