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2012년 봄시
2007년도 봄판의 시구절../
헤르만헷세의,,,,,,<봄의 말> 가운데서
봄이 속삭인다
꽃피라
희망하라
사랑하라
삶을 두려워 말라...
2010년 봄에 광화문 현판은...;;
내가 반 웃고
당신이 반 웃고
아기 낳으면
마을을 환히 적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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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남< 그리운 시냇가>
봄비가
그 봄비
- 박용래(1925∼80)
오는 봄비는 겨우내 묻혔던 김칫독 자리에 모여 운다
오는 봄비는 헛간에 엮어 단 시래기 줄에 모여 운다
하루를 섬섬히 버들눈처럼 모여 서서 우는 봄비여
모스러진 돌절구 바닥에도 고여 넘치는 이 비천함이여
시인 박용래보다 열세 살이 연상인 백석도
“돌절구에 천상수가 차게 복숭아나무에 시래기타래가 말라 갔다”라고 쓴 적이 있다.
박용래는 백석의 그 시를 보았을까?
몹시 궁금하다.
어쨌든 돌절구 바닥에 고인 차가운 빗물과 엮어
매단 시래기는 우리를 멀리멀리 데려다 준다.
고향 잃은 우리가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곳으로.
혼자 우는 소리가 아니라 모여 우는 소리는 비천함을 뛰어넘는다.
김장독 빠져나간 허전한 자리를 메우려고 모이는 그 봄비,
헛간 시래기 줄에 모여 우는 그 봄비.
그 봄비는 비천함을 달래고,
텅 빈 고향을 달래고, 헛헛한 마음을 달랜다.
정월 대보름의 나물,
시래기를 삶아 들기름에 달달 볶아 먹자.
시래기 나물 먹고 시인들의 고향 강경, 논산, 함흥,
북청, 벽동, 희천, 박천, 팔원, 개마고원
그 너머 어디까지 갈 수 있나 가 보자.
<최정례·시인>
보너스로 이해인님 시를ㄹ...
꽃 멀미
- 이해인 님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꽃밭에 서면
- 이해인 님
꽃밭에 서면 큰 소리로 꽈리를 불고 싶다 피리를 불 듯이 순결한 마음으로
꽈리 속의 잘디잔 씨알처럼 내 가슴에 가득 찬 근심 걱정 후련히 쏟아 내며 꽈리를 불고 싶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동그란 마음으로 꽃밭에 서면
저녁노을 바라보며 지는 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고 싶다
남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하고 나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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