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봄이 봄호 등단 시 시낭송 시

[박호은]

강아지 풀

                          최봄이

울 엄마 굴직굵직한 머스마들만

앞세우고 뒤세우고

시앙 모시러 가는 날

또랑갓에다 나만 띠어불고

뒤 한 번 돌아보지 않고 가신 길

눈물 나게 섭섭한 마음을

비릿한 풀냄새로 달래며

타박타박 걷는 발치에

꼬랑지 수그린 채 연신 따라붙는 갱아지들

오 요요요

손바닥에 대고 살살 토닥일 때마다

선잠을 깬 듯 꼬무락꼬무락 줄지어 떨어지던

좁쌀 알갱이 보다 작은 것

내 유년의 상상과 공백을 채워주는

연약한 몸짓은

주름살 깊은 그 강가 어디서 오고 있는지

행여 내력을 잊을세라

응시를 놓지 않는 갱변의 풀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