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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 참깨 크래커의 티비 광고를 보고 한참을 웃은 적이 있다. 밀레의 [이삭줍기]가 걸려있는 미술관에서 청춘남녀가 크래커를 먹으며 그림을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림 속 여인들이 튀어나와 바닥을 기다시피 엎드려 다니며 떨어진 참깨를 일일이 주워 모으는 것이 아닌가. 뒤이어 ‘아까운 깨를 흘리지 말자’는 궁상맞은 나레이션이 흐르며 광고가 끝난다. 글자 그대로 ‘깨알 같은’ 먹을 거리를 줍기 위해 상큼한 젊은 커플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여인들의 진지한 모습이 사람을 웃기는 광고였다. 실제로 [이삭줍기]의 주제는 이처럼 지지리도 가난하고 빈곤한 모양, 즉 ‘궁상’이다. 궁상스럽기 그지없는 그림이 ‘추수’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크래커의 광고와 그 포장지에 등장했다니 무척 기발한 발상이었다.
밀이삭을 주워가도록 허락받은 빈농들
이삭줍기란 그야말로 등골이 빠지게 고된 노동이다. 남보다 한 알갱이라도 더 주워 모으려면 잠시라도 허리를 펼 여유가 없다. 그러나 하루 종일 허리가 휘도록 이삭을 주운 들, 빵 한 덩어리어치의 밀을 얻을까말까 한 정도니, 그림 속 여인들의 처지는 도시로 치자면 행인이 던져주는 동전이나 길거리에 버려진 음식에 의존해 살아야 하는 걸인과 크게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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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 브르통 [이삭줍고 돌아오는 여인들] 1859년
캔버스에 유채, 90cmx176cm, 오르세 미술관
©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RMN)
지엔씨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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