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테니스에 입문해 인생 제1의 취미로 여기며 지내온 지 25년여..
그동안 참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 즐거워하며 지내왔다. 비록 체력적인 한계로 손을 놓기는 했지만, 이렇게 재미있고 즐거우며 경비부담도 적은 스포츠는 세상에 없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테니스는 본인이 나서 "하는" 즐거움도 크지만, 어느 경기 못지않게 "보는" 기쁨이 큰 스포츠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급'의 국제경기가 아주 많지만 대표적인 것이 그랜드슬램이라하여 미국, 프랑스,호주오픈과 윔블던대회를 손 꼽는다. 그중 윔블던만 유독 오픈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 경기개최지 명칭을 그대로 쓰고있으며, 여러가지 측면에서 보는 기쁨이 큰 대회다.
해마다 6월에 시작하는 윔블던대회는 상금규모도 아주 커 우승하면 27억원이라는 거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엊그제 박인비가 US오픈골프 우승으로 받은 금액의 4배에 이르는 큰 액수다. 해마다 이맘때 마무리되는 경기는 수많은 이야기 거리와 감동을 남기는데 올해의 경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6일(토)에는 여자결승이 우리 시간으로 밤 10시에 열렸다.
상위 랭커들이 모두 탈락하고 15위권의 2명이 맞붙었는데, 바로 프랑스의 바르톨리와 독일의 리키치였다. 결과는 우승에 대한 집념과 체력에서 앞선 바르톨리의 승리였다. 두 사람은 경기후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으로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영국인들은 자기네 나라 선수는 다 떨어지고 이웃간의 잔치가 되었는데도 흔들림없이 응원하고 격려하는 박수를 보내 주었고, 경기가 끝나고 시상과 소감발표를 마칠 때 까지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성숙한 선진 관람문화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7일(일) 같은 시간에는 남자 결승전이 열렸다.
결승진출자는 여자와는 달리 랭킹 1,2위 세르비아의 조코비치와 영국의 머레이다. 영국인들은 77년만에 자국인의 우승을 염원했지만 남자 부동의 1위인 조코비치가 워낙 강해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관중들은 그 염원에 따라 응원했고 그 결과 또한 바람대로 되었다.
비록 3시간 이상 가는 대접전이기는 했지만 3:0이라는 스코어로 경기는 마무리되었고, 참으로 오랫만에 자국민이 우승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대회를 주최하는 국민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게도 된 것이다.
테니스에 입문하던 당시부터 30년이 넘도록 지녀온 내 꿈은 윔블던을 한번 참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껏 그 꿈은 실현되지 못했고 해마다 이맘 때 울려퍼지는 윔블던의 함성을 듣고 화면으로나마 명승부를 지켜보면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아울러 매년 같은 마음으로 윔블던에 최상의 찬사를 보내며 더욱 발전해 가기를 바란다.
첫댓글 메이어 영국영웅 정현 한국 히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