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대한 경각심은 많을수록 좋다 그리고 겁이 많아야 한다
겁대가리없이 굴다간 큰일 난다
90년대 초
내가 낚시를 워낙 즐기다 보니 강우너도 영월 고씨굴 앞 강가에서 낚시한 얘기를 낚시회 총무에게
했드니 연속 7주를 회원을 모아 그 장소로 출조를 하여 재미를 보더니 급기야 여름 방학이 되자
애들 데리고 온가족이 참여하는 바캉스낚시회원을 모집하여 대형버스로 10여 가족이 휴가를 갔다
영월읍내에서 동강을 거슬러 어라연계곡으로 가는 길목 어느 자갈이 많이 깔리고 여울이 지는 물줄기가
흐르는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 거운리 거운교 주변으로 기억함)
하천의 자갈이 깔린 지역에 10여 가족이 텐트를 쳤고 우리 일행말고도 이미 도착하여 텐트치고 물놀이를
하고 있는 다른가족들도 10여 가족이 있었다
여름 장마가 막 끝나고 햇볕은 나고 있었지만 전국적으로 여름 특유의 국지성 폭우가 있는 시기였다
도착하여 아이들은 물놀이에 빠졌고 어른들은 텐트치랴 음식 장만하랴 바쁘게 돌아가고 있든 오후 4시경
갑자기 일행중 한명이 위에서 거품이 뜨 내려온다 했다
그 소리에 여울에 흘려내리는 물 줄기를 보니 정말 거품이 여기 저기 둥 둥 뜨 내려오고 있었다
거품이 왜? 그게 어째서?....
이게 그날 우리 일가족을 살리게 되었다
나도 무식하여 모르지만 일행중 한 명이 상류에서 " 큰물이 내려 오기전에 거품이 먼저내려온다" 며
텐트를 옮기자고 했다
처음 들어보는 소리라 많은 사람들이 이제 텐트작업 끝낸지 얼마되지도 않아 옮긴다는 건 귀찮고
힘든일이다 보니 그냥있자며 거품이 내로온다는 것을 무시하는 쪽이였다
낚시회 총무와 몇 몇 임원진과 여차 저차하여 그 낚시회에서 말빨이 좀 쎄었든 내가 끼어 회의에 들어갔다
결론은 지금은 햇볕이 있지만 일기예보상에 저녁에 비가 온다는 예보와 만에 하나 밤중에 문제가 생기면
어둠속에서 애들다루기가 힘든 점 그리고 무었보다 텐트의 위치가 흐르는 물 중간 자갈지역이라 앞 뒤로
물이 흘러 모든 조건이 불리하다는 점을 들어 그나마 어둡기 전에 옮기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 졌다
그래서 부랴 부랴 틴트를 걷고 애들 옷갈아 입히고 버스에 오르니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물론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물이 흘러 올 조짐이 있으니 피하는게 좋겠다는 충고를 해주었다
버스가 이동을 하려고 시동을 걸 즈음 우리가 있든 자갈밭을 보니 이미 황토빛 물든 누런 거품이 더 많이
내려오고 있으며 물 흐름의 속도가 빨라지자 일부 사람들은 서둘러는 텐트를 걷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
우린 그곳을 빠져 나왔다
여기서 거품이 뜨 내려온다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이후 40년이 지났지만 큰물 내려오기전에
거품이 먼저 내려온다는 얘기는 어디서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는데 일행중 한명은 어떻게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지금도 궁금하다
아마 시골깡촌 계곡이 가까운 곳에 살며 보았거나 어른들로 부터 경험에서 나오는 얘기를 들었을 것이다
그 이후 계곡등에 가서 놀때 비가오면 물이 불어나는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는데
계곡이나 시냇물이 다그런건 아니지만 새로운 물이 불어나며 흙,풀,바위등과 부딪히며(비벼지면) 거품이
생기고 이 거품은 가볍기때문에 불어나는 물보다 기존의 물에 더 빨리 뜨 내려오게 되는것 같다
좁고 경사가 급격한 계곡에서는 그럴여유도 없이 물이 바위에 부딪혀 곤두서겠지만 주로 강폭이 100미터 미만의 물 흐르 폭이 2~30미터로 다소 완만한 여울등을 보면 거품이 내려오는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위치한 곳에 비가 내리면 발생하지 않고 상류쪽에 비가왔을때 발생한 거픔이 내려오는것이다
내 위치에서 비가오면 내려오든 거품도 빗줄기에 부서져 없어진다
버스가 이동하여 간 곳은 고씨굴아래 옥동천과 한강줄기가 만나는 곳인 옥동으로 갔으나 이미 굵은 빗즐기가
그야 말로 들이붓듯이 내리고 있어 동네에 들어가 민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민박집이 수두룩하지만 그 시절 시골 동네엔 민박이라는 개념조차 없든 시절이라
이장님과 상의 하여 여러집에서 방 1칸씩을 내 주어 비좁지만 여러식구가 모여 밤을 샛다
그리고 이튼날 날이 밝자 밤새 내린비로 인하여 고씨굴 아래 한강줄기에 시뻘건 황토물이 넘쳐나고 있었는데
옥동천은 그래도 물이 맑아 옥동초등학교 맞은편 강가에 텐트를 치고 본격적인 휴가에 들어갔다
즉 동강의 상류쪽인 정선쪽에서는 많은 비가내려 영월에서 볼때는 별거아닌 비였지만 강물은 넘칠정도로
불어 났든 것이다
암튼 오늘의 요점은 조금이라도 낌새가 있으면 뭐든 서둘러라는 얘기다
설마.... 그럴리가 하다가는 코깨지는 수가 있다 물에 대해서는 겁을 먹어도 괜찮다 그게 좋은거다
이틀 후 시뻘건 황토물에 딸래미 빠져 구출한 얘기는 다음편으로....